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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ㅡ조지 칼렙 빙엄의 '소고기 사냥 '

기사 등록 2011-09-2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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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칼렙 빙엄,소고기 사냥 Shooting for the Beef, 1846년,캔버스에 유채, 85.41 X 125.41 cm,뉴욕 브룩클린 미술관.

[이슈데일리 박정은 미술컬럼 전문기자]개척민들의 삶과 일상을 다룬 작품들로 유명한 조지 칼렙 빙엄은 19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풍속화가입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등을 돌며 살다가 이후 미주리 주에 정착하여 개척민들의 여러 일상을 화폭에 담은 풍속화를 남겼습니다. 빙엄의 작품에는 개척민들이나 뱃사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미주리 강을 따라 내려가는 모피장수'(1845)나 '카드놀이 하는 미시시피 사공들'(1851) 같은 작품들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1846년에 완성된 '소고기 사냥' 역시 개척민들의 활기찬 일상을 매우 상세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흡사 서부시대 개척민을 소재로 한 서부극의 한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작품은 박력이 넘칩니다. 서부 개척민들의 사격 연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잡화점 앞 마당에 남자들이 모여 라이플 총을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마도 이 날의 식사거리인 왼쪽의 소를 사살하기 위해 사격 연습을 하고 있는 듯 싶습니다.

원래 총기 소유는 미국이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부터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식되었습니다. 나아가 서부 개척 시절에도 총은 개척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도구였습니다. 총은 정착민들이 야생동물과 인디언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절대 필요한 도구였다는 것입니다. 즉 총기는 개척민들에겐 자기 방어와 식량 확보를 위한 필수품이었기 때문에 당시엔 누구나 총기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빙엄의 작품에서도 라이플 총은 식량 확보를 위한 도구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소도 자기가 사냥감 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매우 뿔난 표정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척민들의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곳곳에 이렇듯 유머 코드를 심어놓은게 바로 빙엄 작품의 한 특징이라고 합니다.

빙엄의 작품들을 보면 흡사 개척민들을 소재로 한 서부영화가 연상되기도 합니다.'소고기 사냥'에 카우보이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라이플 총으로 사냥하는 모습에서 조지 스티븐스가 감독한 '셰인'류 정통 서부극의 향수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림의 분위기와는 좀 다르지만, 개척민과 총의 관계를 되새겨 보면 영화 '셰인'에서 떠돌이 총잡이 셰인이 개척민의 어린 아들에게 총 쏘는 법을 가르쳐주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정착지에서 초기 개척민들과 뱃사람들의 활기찬 일상을 묘사한 빙엄의 작품들은 야생으로 나간 문명인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초기작들은 원시적 생명력으로 충만해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 만큼 빙엄의 작품들은 초기 개척민들의 일상을 잘 담아내 서부개척 시절의 프런티어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빙엄의 작품들을 보면, 사진이 아닌 풍속화도 그 시절의 삶과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역사의 자료로 기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박정은pyk73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