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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저글러스’ 최다니엘 “정상 자리? 욕심 없어요”

기사 등록 2018-02-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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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무심한 듯 다정한 스킨십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설렘’의 감정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전역 후 3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배우 최다니엘은 KBS2 드라마 ‘저글러스’를 통해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최다니엘을 만났다. ‘시키면 다 한다’는 헌신과 순종의 서포터 정신으로 살아온 수동형 여자와 ‘내일은 내가 한다!’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한느 철벽형 남자가 비서와 보스로 만나 펼친 오피스 드라마 ‘저글러스’에서 최다니엘은 HB 영상사업부 상무 남치원 역을 맡았다.

지난해 9월 전역한 최다니엘은 2014년 방송된 KBS2 드라마 ‘빅맨’ 이후 약 3년 만에 드라마 복귀를 하게 됐다. 오랜만에 드라마 현장으로 돌아온 그이기에 복귀에 대한 부담감과 초조함이 뒤따를 법하다. 하지만 최다니엘은 “그런 건 전혀 없었다”라고 싱긋 웃어보였다.

“눈에 띌 때가 있으면 안 띌 때도 있잖아요. 또 다른 사람이 돋보일 때도 있고요. ‘늘 빛을 봐야해’라는 생각을 가진 적은 없어요. 제가 할 일을 하고 지내다보면 천운이 내려 다른 일이 오는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최다니엘은 모델로 데뷔해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동안미녀’ ‘학교2013’을 비롯,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공모자들’ ‘기술자들’ 등 다양한 작품과 장르에서 활약했다. 장르를 불만하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최다니엘의 안경 뒤로 가려진 또 다른 얼굴을 봤기 때문 아닐까.

“저는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 면을 봐주신 것 같아요. (웃음) 제가 연기를 잘하고, 저만의 유니크함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주신다는 건 감사한 일이죠. 운이 따라주는 것 같아요. 저를 불러주고 뽑아주는 것에 보답하는 건 최대한 열심히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최다니엘은 시크함과 코믹함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배우. 그가 가진 강점과 매력은 ‘저글러스’를 통해 더욱 극대화됐다. 친저로가 배려조차 없으나, 묘하게 여성들의 호감을 얻는 우월한 ‘냉미남’ 남치원. 최다니엘은 남치원 역을 어떻게 접근했을까.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은 채 첫 촬영에 들어갔어요. 밋밋해도 안 되고, 튀어도 안 되는 인물이었죠. 평범한데 눈에는 띄어야하는. 초반에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도 아니라 ‘중심만 잡고 가자’라고 생각했어요. 각 인물마다 할당하는 분량과 이유가 있었으니까요. 선을 지키는 게 어려웠어요. 치원이를 최대한 수동적인 인물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 부분을 지키고 가려 했고요. 또 ‘욕심내지 말자’라는 생각에 아이디어가 생기면 기방이 형에게 주고, 진희에게 줬어요. 치원이는 갇혀있는 캐릭터니까 흥을 띄울 수 있는 포지션은 아니었죠. 전체적인 밸런스를 보려고 했어요. 다른 인물이 코믹하고 활기를 띄웠다면 저는 중심을 잡았죠.”

최다니엘에게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안경’이 아닐까. ‘하이킥’ 출연 당시 그는 안경 하나로 맡은 역할과 딱 맞아 떨어지는 젠틀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역시 최다니엘은 안경을 패션으로 승화시키기도.

“작가님들이 안경을 착용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대본에다가 치원이는 영화 ‘킹스맨’처럼 슈트에 올백, 수제화를 신었으면 한다고 적혀있었죠. 뿔테만 계속 쓰고 나오면 답답해 보일 수 있잖아요. 회사에서는 쇠테를 쓰고, 집에서는 뿔테를 쓰는 건 어떠냐고 조율했죠.”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첫 방송 5.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해 9.1%로 유종의 미를 거둔 ‘저글러스’. 이는 최다니엘의 섬세한 캐릭터 분석은 물론, 상대 배우인 백진희와 ‘찰떡’같은 호흡이 시청자들에게 통한 것이다. 그는 열렬한 시청자들의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며 말을 이어갔다.

“드라마가 방영되면 실시간 토크가 있더라고요. 그걸 자주 봤어요. 모니터를 못하는 상황이라면 ‘짤’이라도 봤죠.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건 뭘까’라면서 배우들끼리 이야기도 했어요. 저희는 그 안에 갇혀있으니까 뭐가 좋은 것인지 객관적이지 않잖아요. 피드백은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댓글을 다 봤던 것 같아요. 댓글 중에서 ‘우주 뿌셔, 지구 뿌셔’ 등 ‘뿌셔버리고 싶다’는 표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하하. ‘왜 뿌시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알고 보니 ‘뿌셔’라는 게 귀여워서 깨물어 버리고 싶은 느낌이더라고요.”

어느덧 데뷔 14년차에 접어든 최다니엘. 여러 얼굴을 보여줬지만 또 다른 얼굴을 품고 있을 것 같은 궁금증이 샘솟는다. 이제 막 본격적으로 활동 신호탄을 쏜 최다니엘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됨과 함께.

“어떤 직업이든 ‘정상’이라는 자리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제가 설 수 있는 자리만 생긴다면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죠. 어떤 고지에 올라가고, 정상을 차지하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그런 자리에 대한 부담감도 확실히 있을 거니까요.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가지고 있는 것을 덜어내야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어지는 것에 만족하고 이 안에서 행복을 찾고 싶어요.”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