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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의 엔터플러스]악동뮤지션, 버스커버스커와 YG엔터테인먼트 그 사이

기사 등록 2014-04-0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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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이가영기자]몽골에서 날아온 남매 듀오다. 자체적으로 앨범 프로듀싱이 가능하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K팝 스타 시즌2’(이하 K팝스타2)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곧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제 고작 19살, 16살이 됐다.

현재 악동뮤지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많은 대중들이 그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는 고작 ‘K팝스타2’에서 노출된 정보 정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동뮤지션은 현재 가장 흥미로운 지점에 서 있는 신인가수 중의 한 명이다. 악동뮤지션은 오디션 출신의 자체 프로듀싱이 가능한 가수라는 점에서는 얼핏 버스커버스커를 떠올리게 하고, ‘K팝 스타’ 출신의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라는 점에서는 같은 소속사의 이하이, 그리고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지민을 떠올리게 한다.

이찬혁은 데뷔 앨범 ‘플레이(PLAY)’에서 11곡 전곡을 작사 작곡하며 싱어송 라이터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이찬혁은 앨범의 메인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자신이 원하는 데뷔 앨범의 색을 스스로 그려냈다.

이는 분명 평범한 사건은 아니다. 작사, 작곡을 하는 가수는 많아도 프로듀싱을 하는 가수는 많지 않다. 이는 말하자면 데뷔도 하지 않은 이 소년이 벌써부터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버스커버스커 역시 그랬다. 버스커버스커는 이미 그 시작단계에서부터 어느 정도 ‘완성된’ 밴드였다. 버스커버스커의 1집은 온전히 그들의 것이었다. ‘벚꽃연금’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벚꽃엔딩’과 같은 곡은 멤버들이 앨범 전체를 자유롭게 프로듀싱 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결과였다.

악동뮤지션의 등장에 버스커버스커를 떠올리는 것은 결코 악동뮤지션이 버스커버스커의 ‘아류’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는 단순히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인 것을 떠나서라도 두 그룹에게는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프로듀싱 능력과 이를 통해 발산 되는 각 그룹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버스커버스커에게는 확고한 정체성이었고, 악동뮤지션에게는 앞으로 그들이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무기가 될 것이다.

또한 악동뮤지션은 ‘K팝스타2’의 우승자라는 점에서 전 시즌 우승자인 박지민과 준우승자인 이하이를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악동뮤지션이 3사 중 YG엔터테인먼트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치밀한 기획력으로 ‘준우승자’ 이하이를 성공적으로 데뷔 시킨 바 있다. 이는 이하이가 가진 소울풀한 목소리와 타고난 리듬감뿐만 아니라 YG의 트레이닝과 기획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기획력은 악동뮤지션의 데뷔 앨범에서 역시 어김없이 발휘됐다. YG엔터테인먼트는 그간 그룹 빅뱅, 2NE1 등을 통해 YG엔터테인먼트가 그 정체성을 힙합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이에 악동뮤지션이 처음 YG엔터테인먼트를 선택했을 때 이를 의아해하는 시선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악동뮤지션의 데뷔 앨범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모두 떨쳐냈다. 제주도에서 촬영한 티저영상과 앨범 자켓은 악동뮤지션만의 순수하고 깨끗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아직 때묻지 않은 소년소녀라는 콘셉트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악동뮤지션은 대형 기획사의 기획력을 이용하고, 그 기획을 충실히 따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은 가장 때묻지 않은 음악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아이러니하지만, 어떻게 보면 악동뮤지션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이제 겨우 첫발을 내디딘 악동뮤지션이 그토록 기대되는 이유가 아닐까.

이가영기자 kayoungir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