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현장분석] ‘스카이캐슬’, 대장정의 마침표를 앞둔 조현탁 감독의 말

기사 등록 2019-01-31 16:05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JTBC 제공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삼삼오오 모였을 때 나오는 질문, ‘스카이캐슬 보냐’.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대장정의 마침표를 앞두고 있다.

비지상파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스카이캐슬’은 인기를 반증하듯 방송 직후 온라인상에는 스토리나 연출을 두고 ‘의도한 것이다’ ‘아니다’로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따라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 서울호텔가든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속 시원히 털어놨다. 이날 현장에는 드라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취재진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첫 방송 1.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스카이캐슬’은 2회부터 두 배의 수치를 기록하면서 19회 23.2%라는 비지상파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이 점에 대해 조현탁 감독은 “시청률이 잘 나온다는 건 체감하지 못했다. 방송시작하면서 반응이 오는 걸 알았다. 심지어 스태프들이 점심 먹고 있으면 옆 테이블에서 ‘스카이캐슬’ 이야기를 하면서 보시지 않는 어머니를 설득하고 있더라. 감동받아서 그분들에게 절을 하고 싶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드라마가 잘 된 게 정확하게 ‘이것이다’라고 말씀을 드릴 순 없다. 뻔 한 답이지만 지금 이 사회, 사람들에게 표현하지 못했지만 핫한 사회적 이슈와 드라마 스토리가 맞았다고 생각한다. 교육문제에 대해선 공부를 잘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 반대의 경우 등 다들 고충이 있다. 그러나 입 밖에 꺼내기 힘들고 사람들과 나누기 힘든 지점일 것”이라며 “저도 그런 과정을 겪고 대학졸업을 했다. 그런 부분을 드라마가 건들이니까 사람들이 봐주신 것 같다”라고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스카이캐슬’이 안방극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점으로 예측 불가한 전개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있지만, 다음 회의 본방 사수 욕구를 자극하는 강렬한 엔딩을 빼놓을 수 없다. 조 감독은 엔딩 장면에 대해 “대본에 촘촘히 나와 있었다. 대본을 보면 그 다음 회를 안 읽고는 못 버티게 잘 구성되어 있었다. 촬영을 마치면 편집팀과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다양한 엔딩을 컨텍할 수 있도록 대본의 힘이 가장 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사진=JTBC 제공
특히 인물과 인물 사이 맴도는 팽팽한 긴장감은 극의 몰입을 최대치로 이끌었다. 극적인 장면을 위해 조현탁 감독은 “표정에 집중해 만들려고 했다. 사람들의 미세한 얼굴과 겉, 속이 다른 모습을 집중했다. 말로는 축하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쓰린, 겉모습과 다른 속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사람이 거짓말을 해도 뒷모습이나 손동작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이런 것들을 다양하게 미술감독, 촬영감독과 준비를 했다. 시청자들이 알아봐주셔서 보람 있었다”라고 전했다.

막바지로 향하던 중 ‘스카이캐슬’은 예상치 못한 암초에 걸리고 말았다. 17회 대본 유출에 이어 지난 30일 삽입곡 ‘위 올 라이(We all lie)’가 표절 의혹에 휩싸인 것. 특히 매회 엔딩을 장식하고 있던 ‘위 올 라이’는 음원 차트 상위권 차지는 물론, 패러디까지 양산하며 열풍을 일으켰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먼저 대본 유출 사건에 대해 조현탁 감독은 “대본 유출은 편집을 하고 있다가 접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하던 중 대본이 유출돼 밖으로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분노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엄격한 범죄행위”라면서 “일부에서는 ‘이것이 유명세다, 그럼으로써 새로운 마케팅 효과가 있지 않냐’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드라마업계에서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수사가 진행 중인데 적절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OST 표절 의혹에 대해선 “어제 늦게 소식을 들었다. 뭔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들이 남아있는 것 같아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 개인적인 이야기론, 음악감독님이 성실하게 열심히 일 해 오셨다. 긴밀하게 작업해 오신 터라 신뢰가 있다. 우려하신 일은 아닐 것”이라고 사견을 밝혔다.

입시, 사교육 등 민감한 교육문제를 다루면서 가정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려내 일각에서는 유현미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니냐는 의견이 흘러나왔다. 조현탁 감독은 “소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는 작가님도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입시를 치렀던, 본인의 경험을 베이스로 삼았던 것이다. 다른 특별한, 어떤 인물과 닿아있는 건 없다. 각각의 가정에서 학부형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와 가장 큰 문제를 겪고 입시를 치르지 않나. 작가님 역시 자신의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 입시를 치렀던 경험담을 비롯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사진=JTBC 제공
‘스카이캐슬’은 김혜나(김보라 분)가 죽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강준상(정준호 분)의 친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SKY 캐슬 안에 살고 있는 인물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 것. 조 감독은 “혜나 캐릭터가 이 시대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혜나 캐릭터는 지고지순하고 착해야하며, 슬퍼해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선 그렇지 않다. 현실감에서 출발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인공인 한서진(염정아 분)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악당, 이기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주인공의 입장에서 보면 호감보단 불편한 지점도 있을 것”이라며 “엄마의 입장에서 진심을 담아 연기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어떻게 받아들일까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스카이캐슬’을 향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는 ‘청부살인’ ‘패륜’ 등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조 감독은 “막장이라 생각한다면 ‘아닙니다’라고 말하진 않는다. ‘막장은 죄가 없다’다. 개연성이나 설득력이 없을 때 생기는 거지 막장 자체는 죄가 없다. 악의적으로 사용되고 시청자들에게 자극을 위해서만 활용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원래 저희가 하려는 이야기를 운반하기 위해 가져온 설정들이다. 막장으로 인해 사람들이 반응하고,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조현탁 감독은 배우들의 열연에 공을 돌렸다. 그는 “모든 배우들, 아역까지 포함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주셨다. 그중에서 제일 처음, 이 작품을 출발할 수 있게 해주신 염정아씨가 대본이 완성되지 않았는데 흔쾌히 해주셨다. 윤세아씨도 소개해주셨는데 작품이 끝날 때까지 예술적 동반자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했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종영까지 단 1회 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 배우들의 연기, 스토리 등 호평까지 모두 잡은 ‘스카이캐슬’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처절한 욕망의 끝은 오는 2월 1일 오후 11시 ‘스카이캐슬’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