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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어느날',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로 전달할 위로X공감

기사 등록 2017-03-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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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멋진 하루' '남과 여' 등을 통해 감성적인 연출 실력을 선보였던 이윤기 감독이 첫 판타지 감성 드라마로 관객을 찾는다. 꽃 피는 계절 우리를 찾아온 이 영화는 겨우내 다소 삭막해졌던 관객들의 감성도 따듯하게 피어낼 수 있을까.

영화 '어느날'(감독 이윤기)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된 강수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가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윤기 감독은 전작들을 통해 다소 무겁고 짙은 감성을 지닌 사랑 이야기를 선보여왔다. 그런 그가 무거운 느낌을 덜어내고 보여줄 밝은 색채의 영화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졌다.

이윤기 감독은 이에 대해 “보통 무거운 색의 작품을 자주 했었는데 이 영화는 다소 가볍고 낯간지러운 부분도 있고 화사하다”며 “전작에 비해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수많은 고민의 시간을 거쳐 이 영화를 선택했다. 미소의 영혼을 보는 유일한 남자 강수를 연기한 김남길은 “이윤기 감독님과 함께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고 영화 선택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거절했다고. 그는 “‘어른 동화’같았다.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아 거절했는데 몇 개월 뒤에 시나리오를 다시 보니 눈물이 나더라. 거창한 것보다는 내가 느꼈던 것을 관객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고 고민했던 순간들을 전하기도 했다.

영혼이 되어서 처음으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된 미소로 분한 천우희 또한 영화가 가지고 있는 밝음에 대해 “처음에는 조금 낯간지러워서 못하겠다고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영화촬영을 마친 후에는 “'나도 이런 걸 할 수 있는데 내가 너무 나에 대해서 각박하게 생각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미소라고 이입을 하고 연기를 하니까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남길은 “무엇보다도 큰 영화, 천만을 목표로하는 영화들 사이에서 소재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이런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천우희씨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영화는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판타지였다. '영혼'이라는 소재가 자칫 현실감을 떨어트려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이에 김남길은 “배우들도 다 고민스러웠다”며 “특별하게 어떻게 보려고 하기 보다는 저한테만 보이는 캐릭터이지만 관객분들은 영혼, 귀신. 이런 자각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영화의 흐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천우희 또한 “판타지라는 설정 때문에 어느 정도로 허용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촉각, 시각, 오감에 대해서도 허용치를 어떻게 정해야할지 많은 생각을 했다”며 “결국 그런 고민들이 어느 순간 고정관념이 되는 것 같더라. 현실속의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지만 판타지가 줄 수 있는 허용 범위를 자유롭게 이용하고자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이라는 소재를 택했기에 촬영을 하면서도 배우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배우들에게도 색다른 도전이 된 영화였다.

김남길은 “‘어느날’ 촬영을 하면서 자괴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저 혼자 연기해야 되는 부분들이 가끔 모노드라마를 찍는 것 같았다. 영화를 찍어 오면서 한계를 넘어선 표현을 하는 데 수월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촬영을 하면서 한계를 다시 느꼈다”고 자괴감의 원인이 새로운 도전에 있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거울에 비치지 않는 우희씨를 보고 혼자 연기하는 장면을 모니터로 봤는데 굉장히 우스꽝스러웠다. 이런 부분이 잘 표현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전하기도 했다.

▲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밝은 느낌의 영화만큼이나 이날 간담회는 두 배우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영화에서 맞췄을 두 사람의 호흡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두 사람의 친밀한 사이 덕분인지 배우들 간의 극찬 릴레이가 이어지기도 했다.

김남길은 호흡을 맞춘 천우희에 대해 "그 전에도 그랬지만 저는 항상 여배우 복이 많다"면서 "현장에서 만나서 서로 주고받는 호흡이 너무 좋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내가 선배 배우 분들과 주로 촬영을 하는데 우희씨는 그 선배님들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보여 주더라"며 "아마 이 나이 대 배우 중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천우희 또한 김남길에 대해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었다"면서 "김남길씨는 본인이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매력적이고 좋은 배우 였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윤기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보는데 영화 속 건물 내부에 크게 플랜카드가 걸려있었다. 그 안에 치유, 희망이라는 글자가 들어있더라. 굳이 얘기하자면 치유와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가 하고 있다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영화 한 편이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휴식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윤기 감독의 특유의 감성과 더해질 판타지와 묵직한 위로는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의 감정을 파고들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특별한 소재를 통해 풀어나가 따듯한 색채를 입힌 '어느날'. 상처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던 두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의 아픈 정서를 치유할 봄 감성의 힐링 영화 '어느날'은 오는 4월 개봉한다.

안예랑기자 yrang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