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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고증 90%’... 이준익X이제훈이 그려낸 독립운동가 ‘박열’

기사 등록 2017-05-2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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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혜진 기자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사도’ 왕의 남자‘ ’동주‘ 등 역사를 배경으로 해 흥행을 이끌었던 이준익 감독이 ’동주‘에 이어 일제강점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작품에서는 사도세자, 윤동주 시인 등 역사시간에 익히 들어왔던 인물이 아닌 박열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비교적 가까운 역사인 박열의 일생을 90% 고증으로 탄생시킨 영화 ’박열‘이 첫 모습을 드러냈다.

25일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준익 감독, 배우 이제훈, 최희서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열’은 1923년 도쿄에서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 작품.

이번 작품은 이준익 감독이 과거 1997년 ‘아나키스트’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면서 알게 된 인물 박열을 조명했다. 이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20년 지나서 영화를 만들게 돼서 스스로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한 그는 일제강점기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22살짜리 청년 박열의 용기와 세상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매력적이다”며 “영화는 제가 못 만들었을 수도 있다.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그 시대 상황을 돌파했던 것들을 잊고 살 수 없겠다 싶었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 사진=김혜진 기자

그동안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들이 다수 있었다. 이준익 감독은 “‘밀정’ ‘암살’ 등은 용감한 독립군들이 나오지만 식민지의 주체인 일본군의 대상인 조선총독이 나오지 않는다”며 “그러나 ‘박열’에서는 조선총독은 물론이고 일본 총리, 제국주의의 심장인 사람들이 나온다"며 차별점을 강조했다.

또한 박열의 연인이자 함께 독립운동을 했던 후미코에 대해서도 “근대성을 높이 사고 싶다. 당시 가네코 후미코가 했던 수많은 주장들, 법정에서 발언했던 것들을 보면 엄청난 페미니스트다”며 높게 평가했다.

더불어 이준익 감독은 이날 역사적 소신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을 좀 더 정교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가해국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준익 감독은 “가해자로서의 명확한 인정과 반성을 통해 개선이 돼야 하는데 일본이 가해자였음에도 피해자 코스프레만 90년째 하고 있다”고 했다.

▲ 사진=김혜진 기자

이제훈은 이준익 감독의 존경심을 내비치며 “감독님의 세계에서 연기를 펼쳐볼 수 있는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열망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연기하기 쉬운 작품은 아니었다”며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요인에는 이준익 감독의 도움이 있었다. 존재 자체가 믿음과 도움이다”고 감사한 마음을 고백했고 이준익 감독이 이를 듣자 "오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이제훈은 독립운동가인 박열로 체화하기 위해 자료와 책을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공판장에서의 긴 대사량을 일본어로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으며 “동료배우들이 일본어로 대사를 녹음해서 보내줬다. 그걸 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듣고 외웠다. 대사를 다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꿈에서 일본어로 대사를 못하더라. 그래서 깨고 울었는데 막상 촬영 때는 무리 없이 소화했다”고 했다.

더불어 이제훈은 “앞으로의 배우 인생에서 이런 인물을 또 만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 심적으로는 많이 고생했지만 이번 작품을 참여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행사 말미 최희서는 후미코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며 “페미니스트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에 여성성보다 자유로운 인간을 강조했다. 그래서 여성 관객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어필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인 박열과 일본인이었음에도 박열의 독립운동을 소신껏 도왔던 후미코의 정신을 계승할 ‘박열’은 6월 28일 개봉 예정이다.

김지영기자 b33151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