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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아이 캔 스피크’,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이야기...“결코 가볍지 않다”

기사 등록 2017-09-0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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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동규 기자[이슈데일리 김윤기자]단순한 휴먼 코미디 영화가 아니었다. 초반에는 재밌는 대사와 연출로 미소 짓게 하더니 후반부에서는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어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이야기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아이 캔 스피크’ 언론 시사회에는 김현석 감독과 주연 나문희, 이제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온 동네를 휘저으며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나문희)과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영어로 얽히며 색다른 사제지간으로 거듭나는 내용을 그렸다.

▲ 사진=한동규 기자
김현석 감독은 이날 “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알면 알수록 아픈 역사라는 변명을 하며 깊게 모르고 살았다”고 영화 주제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또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나눔의 집도 가보고 수요 집회도 가봤다”며 “실제 할머니들을 평소보다 더 자세히 알고 조사 하니까 그 때부터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 속에서 할머니의 사연을 모르고 관계를 맺었던 여러 주변 사람들이 우리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아픔을 묘사하는 회상을 짧게 넣고 할머니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하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김 감독은 영화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청문회 장면 고증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실제 할머니들의 증언을 토대로 연설 내용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청문회는 영화보다 규모가 작다. 실제 할머니들은 한국말로 연설하셨다. 옥분 할머니가 영어로 연설 한 것은 픽션”이라고 덧붙였다.

나문희는 영어 연설 준비 과정에 대해 “서울에서는 가족들과 이제훈이 영어를 가르쳐줬고, 미국에서는 둘째 딸 집에 머물면서 배웠다. 스태프 분들도 많이 도와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대본을 읽다보니 위안부 할머니 얘기가 있더라. 그분들은 머리 속에 지옥을 얹어 놓고 사셨을까 하고 생각했다”며 “고사장을 찾은 분들께 배우로서 한 몫하고 영화로도 한 몫 하겠다고 말했는데, 관객들에게 선보여야 알겠지만 영화를 보니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 얘기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제훈에 대해서는 “이제훈이 똑똑해서 배우의 긍지를 가지고 잘해줬다. 외할머니, 친할머니처럼 잘 챙겨줘서 처음부터 호흡이 잘 맞았다”고 밝히며 애정을 드러냈다.

▲ 사진=한동규 기자
이제훈은 “나문희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다.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선생님을 처음 봤을 때 저를 너무나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외람된 이야기지만 아들이나 손자처럼 계속 선생님 곁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보니까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제일 크게 들었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나문희와 촬영한 소회를 털어놨다.

이제훈은 전 작품 ‘박열’에서도 여자 주인공을 잘 받쳐주는 역할을 했다. 특별히 그런 영화를 고르는 것이냐는 질문에 “여성의 이야기 혹은 남성의 이야기를 나누어서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는다”고 밝히며 “단지 어떤 메시지를 통해서 관객 분들에게 뭔가를 전하고 싶은지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도 따뜻한 행복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석 감독은 “영화가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주위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삽시다”고 끝인사를 전하며 ‘아이 캔 스피크’의 주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위안부 문제를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으로 유쾌하게,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풀어냈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개봉.

김윤기자 kyun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