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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기억' 윤소희 "롤모델은 이성민 선배님"

기사 등록 2016-05-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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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연기자]tvN 금토드라마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기억을 점차 잃어가는 로펌 변호사가 자신의 신념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재판에 서서 변론을 펼친다는 따뜻한 내용의 드라마였다. 자칫 무거운 주제와 내용 전개로 어두워질 수도 있었던 드라마에 청량한 숨통을 틔워준 이는 다름 아닌 배우 윤소희다.

윤소희는 박태석을 연기한 이성민과 그의 오른팔 변호사 정진을 연기한 이준호와 가장 큰 호흡을 맞추며 자연스러운 연기와 반전 매력을 통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준호와 선보인 커플 연기는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기억'의 방영까지 모두 마친 윤소희를 최근 논현동의 어느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더 이상 '기억'의 촬영장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이 아주 서운한 눈치였다.

"'기억'을 촬영하는 처음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감독님이 내내 저를 예뻐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저는 사실 처음에 굉장히 부담스러웠었거든요. 잠도 못이뤘어요. 이유 없이 잠을 못잔거죠. '내가 잠을 자도 되는건가'란 생각이 들면서 대본을 굉장히 많이 봤고. 스트레스라기 보다는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어요."

학창시절 공부에 열중했다던 그조차도 '기억'의 작업을 들어가기 전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 콤비의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 때는 공부 하느라 긴 분량의 드라마를 진득하게 오래 본 적이 없었다"며 "'부활'을 봤던 적이 있고 '상어'는 모두 시청했다. '상어'는 아역 시절 오디션을 보러 다닐 때 연습한 대본이기도 했다"고 얘기했다.

"'상어'의 대본을 보면서 이수라는 극중 주인공 이름이 너무 예쁘고 대본에 나온 대사들과 글들 자체가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분들을 너무 좋아해서 제가 너무 잘하고 싶었고 도움이 돼드려야지 절대 폐를 끼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했었죠."

윤소희가 맨 처음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영화 보기를 좋아했다는 부모님의 영향이 커보였다. 그는 주말마다 영화 한 편씩을 꼭 봤었던 부모님 밑에서 또래 아이들과 다르게 자주 극장에도 갔었다고. 비디오 가게에서 빌린 영화를 제때 반납하지 않아 눈덩이처럼 불어난 연체료를 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많이 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었어요. 근데 어느 날 어머니가 TV에서 하는 드라마를 보여주는 거에요. 그게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였어요. 그러면서 김태희 선배님을 가리키키시더니 '소희야, 저 언니는 서울대 다닌대. 얼굴도 예쁘고. 근데 소희는 춤 잘추니? 노래 잘해? 연기도 저렇게 잘 하나? 그러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소희도 서울대 가면 시켜줄게'라고 말해주시는 거에요. 그 말을 듣고 자극받아서 막연하게 공부를 열심히 했었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의 그는 "공부를 좋아하고 열심히 했는데 친구들과도 잘 놀았다"고 스스로를 설명했다. 학교와 집, 학원을 오가며 절대 옆길로 세는 법은 없었지만 '공부벌레'는 아니었단 소리다. 운동을 좋아해서 "체육시간에 활발히 참여"했고 친구 사귀기를 좋아해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인기가 많았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렇게 바르게 자라준 딸이 막상 배우가 되겠다고 하자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 딸이 "배우란 직업을 갖기 보다는 당신들처럼 교편에 서길 바라셨다"고.

"두분은 아직도 제가 '언젠가 그만 두겠지'란 생각을 하고 계세요. 그런데 이번에 '기억'을 보시고 나서 어머니가 처음으로 '너 연기하는 것 같다'란 말을 들어서 너무 감동 받았죠. 한번도 그런 말씀을 해주시지 않으셨는데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시더라고요. 어머니께 그런 말을 말을 들으니까 너무 감격스러웠죠"

그는 인터뷰 당시 저녁에 '기억'의 종방연이 있다고 잔뜩 기뻐했다. 드라마의 촬영까지 모두 끝난 이후 처음으로 배우들과 제작진을 만나는 자리다. 윤소희는 반가운 얼굴들을 볼 생각에 미소를 지었었다.

"이성민 선배님을 실제로 만나 뵙고나서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어떤 연기를 해야하는지 피부로 느끼게 됐어요.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는 게 당연한 목표가 돼버렸어요. 그날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리드할줄 알고 후배들을 끌어줄줄 알고 선배들에게 나눠줄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롤모델은 이성민 선배님이에요."

확실히 윤소희는 '기억'을 통해, '기억'에 같이 출연한 수많은 연기자를 통해, '기억' 속 그의 연기를 카메라에 담았을 촬영 장비 넘어 서 있는 감독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졌다. 아직은 "내가 어떤 걸 잘하고 어떤 게 부족한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를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말 속에서, '기억'을 터닝포인트로 삼은 그의 다짐에서 앞으로 이 배우가 보여줄 연기들이 더욱 기대됐다.

(사진=이슈데일리 남용희 기자)

김성연기자 sean5347@ 사진 남용희 기자 nyh5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