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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1987’ 김윤석, ‘타짜’-‘황해’-‘화이’ 독보적 악역의 존재감

기사 등록 2017-12-15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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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1987' 스틸 컷[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 말투, 행동 하나 하나가 비수를 꽂는다. 독기를 품은 눈빛은 금방이라도 상대방을 죽일 듯 이글거린다. 영화 ‘타짜(2006)’ ‘황해(2010)’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 등 김윤석의 악역 연기는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객들의 심장을 조여 왔다.

‘타짜’의 아귀는 김윤석의 첫 악역으로 그의 이름을 알린 캐릭터다. 얼굴에 큰 흉터를 갖고 있는 아귀는 인상답게 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고광렬(유해진 분)과의 첫 만남, 고니(조승우 분)와의 대결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황해’ 김윤석은 면정학을 연기하면서 야생의 습성이 묻어 있는 짐승 같은 사람으로 변신했다. 면정학은 택시 운전사로 일하고 있는 김구남(하정우 분)에게 돈을 주고 사람을 죽이라고 지시하지만, 결국 자신이 더 높은 돈을 받고 김구남을 죽이기 위해 나선다. 특히 족발뼈까지 무기로 사용하며 살인하는 모습은 면정학의 잔인함을 여실하게 드러냈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에서 김윤석은 인간성을 상실한 석태를 연기했다. 석태는 화이(여진구 분)를 사람이 아닌 괴물로 키우면서 순수한 인간의 타락함을 보고자 노력한다. 극이 진행될수록 석태는 화이를 점점 자식으로 보며 아버지가 되어가는 찰나, 자신의 원수를 생각하며 결국 파국을 맞이한다. 기존 작품에서 단순히 잔인함만을 보여줬다면, ‘화이’에서 김윤석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과 극악적인 부분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입체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 사진='타짜', '황해',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스틸 컷
각각의 작품에서 색이 다른 연기를 펼친 김윤석이 ‘1987’에서는 비리를 은폐하는 세력의 수장인 대공수사처의 박 처장을 맡아 열연한다.

김윤석이 박 처장 역을 맡은 ‘1987(감독 장준환)’은 6월 항쟁의 뜨거운 울분이 폭발하기 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 한 청년은 물 고문을 당하게 되고 결국 사망하게 된다. 이를 숨기기 위해 검은 세력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사람들의 투쟁이 이어진다.

박 처장은 소년의 죽음을 은폐하는 세력의 수장인 대공수사처의 처장이다. 그는 일명 ‘빨갱이’라는 이들에게 치를 떨고, 독재정권을 위해서는 서슴없이 살인을 자행한다.

특히 박 처장 집요한 수사력, 휘하를 통솔하는 카리스마, 이와 함께 영특한 두뇌까지 겸비한 캐릭터다. 김윤석은 ‘1987’에서 박 처장으로 분해 권력의 무자비함을 표현하며 서늘함을 안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30년 전의 위대한 기억.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될 사건들. 실화를 바탕으로 한 ‘1987’이라는 영화 안에서 김윤석의 악역 연기는 극에 대한 몰입도를 극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 김 처장 김윤석의 날선 연기가 차갑게 관객들에게 스며든다.

한동규기자 eor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