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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골든슬럼버', 이 좋은 스토리를...'아쉬운 전개와 연출'

기사 등록 2018-02-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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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동규 기자
[이슈데일리 허재성기자]2018년 한 순간 암살범이 된 남자의 드라마틱한 도주극이 시작된다. 영화 ‘골든슬럼버’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골든슬럼버'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강동원, 김의성, 김성균, 김대명, 노동석 감독이 참석했다.

'골든슬럼버'는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자의 도주극을 그린 작품.

작품은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시작해 일본 영화로 재탄생되고, 이후 다시 한국 영화로 리메이크 됐다. 일본 영화 역시 한국에서 개봉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이는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노동석 감독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노동석 감독은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주인공인 김건우(강동원 분)가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물로 느껴져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 사진=한동규 기자
영화 중간마다 등장하는 고 신해철의 노래나 광화문 장면 등은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 내기 위한 감독의 노력이 드러나는 대목. 그러나 노래의 등장은 한 순간이었고 너무 뜬금없었다. 원작에서 중요하게 작용했던 비틀즈 노래의 감성은 사라지고, 갑자기 등장한 고 신해철의 노래는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흐리게 했다.

열심히 신해철의 노래를 연습했던 강동원 역시 “열심히 연습했는데 결국 노래는 골든슬럼버로 바뀌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사실 원작 소설에서는 일본적인 정서나 한국적인 정서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을 둘러싼 위기와 힘을 합쳐 이를 극복해 나가는 스토리다.

때문에 주인공 김건우의 친구들과 조력자 민씨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이에 대해 민씨 역을 맡은 김의성은 “민씨 위주의 영화가 됐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며 심심한 농담을 전했다. 하지만 이 농담은 결코 가벼운 농담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정말 그랬으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큰 매력 포인트가 없는 주인공과 그 주인공을 돕는 주변 인물들. 주인공이 크게 두각 되지 않는다면 주변 인물을 통해 관전 포인트를 찾는 것 또한 방법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김건우의 친구이자 이혼전문변호사인 장동규 역을 맡은 김대명은 “스무살을 연기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았다”고 전했다. 물론 배우들의 비주얼이 작품을 보는데 큰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대목만으로도 관객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골든슬럼버’의 스토리는 김건우를 죽이려는 자들과 김건우를 돕는 자들의 움직임을 통해 전개된다. 결국 주인공 중심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주인공을 돕는 자들의 등장은 아쉽다 못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다.

조력자 민씨 혹은 김건우의 친구들 중 누구 하나 부각된 인물이 없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동갑내기 배우들(김대명, 김성균)과 촬영한 시간이 너무 적어서 아쉽다”고 밝혔다.

자주 등장하지 못해 인물들에게 공감할 포인트는 줄어들지만 전개는 계속된다. 때문에 인물들의 급변한 태도와 행동은 마치 갑자기 등장한 고 신해철의 노래처럼 갑작스럽고 황당하게 느껴진다.

아쉬운 전개와 연출은 작품의 스토리를 훼손시켰을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력마저 떨어지게 했다. 도망치는 것 말고는 크게 하는 것이 없는 주인공을 포함해 주변 인물들까지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아쉽게 느껴진다.

등장인물들에게 공감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들이 갑자기 던지는 대사 한 마디, 행동 하나는 작품의 흐름을 완전히 끊어버린다. 이는 그들의 말과 행동을 관객들에게 이해시켜줄 장면도, 공감하게 할 연출도 부족했기 때문. 결국 배우들의 연기마저도 비현실적이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된다.

강동원은 “의리, 우정 등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것 같아 영화를 찍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또 노 감독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작품 전체 메시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작품에서 등장한 우정과 의리는 뜬금없고 적었다. 또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하기엔 공감할 포인트가 적다. 결과적으로 너무 가볍게 지나친 사소한 것들이 모여 작품 전체를 흔들어 놓게 됐다.

영화 ‘골든슬럼버’를 통해 우정과 의리를 생각하게 되고 ‘나에게도 이런 일이’라며 공감하는 관객들이 등장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다려진다. 2월 14일 개봉.

허재성기자 wwsw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