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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흥부’ 진구-김완선-천우희-정상훈, 조연들이 발휘하는 영향력

기사 등록 2018-02-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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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 영화 ‘흥부(감독 조근현)’가 기존 소설 ‘흥부전’의 이야기를 각색하며 새로운 팩션 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흥부(정우 분)가 그리는 조혁(김주혁 분)과 조항리(정진영 분) 두 형제의 기가 막힌 운명. 극중 새롭게 탄생한 ‘흥부전’은 민초들을 한 데로 모으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이 같은 ‘흥부’의 이색적인 스토리는 주연 배우 정우, 정진영, 정해인, 故 김주혁 뿐만 아니라 조연배우들의 힘이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작품에서 흥부의 집필 보조제자 선출은 천우희가 맡아 열연했다. 선출은 영락없는 철부지처럼 행동하지만 속이 깊은 사람이다. 평소 흥부를 부모처럼 생각하면서 언젠가 효(孝)를 주제로 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선출. 극 중반부 위기에 직면하는 선출의 모습은 흥부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대비 역을 맡은 김완선의 등장 또한 압도적이다. ‘흥부’에서 대비가 출연하는 장면은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그의 존재감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리듬 속의 그 춤을’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등 무대에서 보여줬던 김완선의 카리스마는 대비의 표독스러움에 온전히 녹아들었다. ‘흥부’ 조근현 감독 또한 김완선을 캐스팅하는 것에 대해 ‘왕을 제압할 수 있는 눈빛을 가졌다’라고 밝혔다.

놀부로 분한 진구의 깜짝 출연은 ‘흥부’에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흥부와 놀부는 서로의 생사를 모르고 있던 상황. 극 중반까지 노출되지 않았던 놀부 진구의 얼굴이 흥부와 만나면서 공개되는 순간은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함께 뭉클한 감정 또한 선사한다.

▲ 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흥부의 절친한 벗인 김삿갓은 흥부와 놀부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 흥부가 조혁을 찾아간 이유는 형 놀부의 행방을 찾기 위함이었다. 김삿갓은 처음으로 흥부에게 놀부의 소식을 전해주며 조혁에게 안내한다. 해학적인 소설만을 썼던 흥부의 변화는 김삿갓의 메시지로부터 비롯된다.

‘쿠키 영상’ 속에서도 반가운 배우 강하늘이 출연한다. ‘흥부’의 후속 작을 암시한 ‘쿠키 영상’에서 강하늘은 짧은 대사 한마디를 내 뱉는다. 지난해 11월 영화 ‘기억의 밤’ 이후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낸 강하늘의 연기가 그저 반갑기만 하다.

성공한 혁명의 중심에는 항상 민초들이 있었다. ‘흥부’는 서민들의 위대함을 ‘흥부전’을 통해 보여주며 높은 작품성을 이끌어냈다. 교훈적인 메시지와 탄탄한 구성까지 구축한 ‘흥부’. 이와 함께 요소마다 등장하는 조연들의 존재감은 영화를 보다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장치로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설정을 충실히 수행한 ‘흥부’는 배우 모두가 돋보이는 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한동규기자 eor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