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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비’ 장근석-윤아, 사랑 거두고 독설 ‘진부하다 못해 뻔하다’

기사 등록 2012-05-0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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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우리 이제 그만 헤어져” “갑자기 왜 그러는 거예요? 난 진짜 이해가 안가요”

5월 1일 오후 KBS2 월화드라마 ‘사랑비’(극본 오수연, 연출 윤석호)의 12회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버지 인하(정진영 분)의 첫 사랑 상대가 하나(윤아 분)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 준(장근 석 분)의 모습이 조명됐다.

준은 하나를 보는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거두고 싸늘하게 식은 듯한 감정을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으로 먼저 이성에게 다가가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 알콩달콩 사랑의 감정을 이어오던 순간, 하나가 자신의 아버지가 평생을 잊지 못했던 첫사랑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당연할 터.

앞서 지난달 30일 방송에서 준은 아무 것도 모르는 하나에게 갑작스런 이별을 통보했다. 아울러 이날은 “그냥 데리고 논 것”이라며 포옹을 하면서도 “정말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하는 등 날카로운 독설을 내뱉었다. 물론 이는 그의 진심이 아니며, 자신을 미워하게 만들어서라도 사랑의 감정을 단념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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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날 방송된 ‘사랑비’는 지난 11회와는 완전히 상반된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이 과정이 갑작스럽기 보다는 보는 이들이 계속해서 염두에 둔 장면이라는 것이 극에 흥미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인하와 윤희(이미숙 분)가 재회한 시점부터, 아니 훨씬 그 이전부터 네 사람의 얽힌 사각관계는 이미 예고된 결과이기 때문에 신선할 것도, 더욱이 놀라울 것도 없는 상황인 것.

‘사랑비’는 극 초반 느린 흐름과 정점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지 못한 탓에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2년 러브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신세대 준과 하나의 이야기가 반등을 가져올 것이라는 제작진의 예상은 빗나갔다.

윤석호 감독 특유의 빼어난 영상미와 마치 그림이나 광고의 한 장면 같은 색감 외에는 눈여겨 볼만한 점이 없다는 것이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 이 같은 문제점은 12회 방송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랑하면서도 주어진 상황으로 인해 독설로 상대를 밀어내는 남주인공의 모습은 다른 작품들 속에서도 숱하게 보아온 장면이다. 때문에 ‘사랑비’ 역시 다를 것 없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70년대 사랑과 2012년대의 사랑이 출동할 때, 마침내 아버지의 첫사랑 주인공이 자신의 첫사랑의 엄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안 준의 괴로움과 애절함을 ‘사랑비’의 영상미처럼 특별하게 담아낼 수는 없었을까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뻔한 흐름으로 인물들의 애틋함이 100% 전해지지 않는 것은 물론, 극에 몰입을 더디게 하는 진부한 흐름이 다시 시작됐다는 불안함마저 들게 한다는 평이다.

이로써 ‘사랑비’가 예고한 4각 로맨스가 그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막장’과 ‘폭탄’ 없이 그 시절의 순수한 사랑과 현재의 풋풋한 설렘을 동시에 담아내겠다는 본래의 기획의도에 맞게 ‘뻔함’이 아니라 ‘특별함’으로 시청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하진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