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고나은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기사 등록 2016-06-14 07:54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김성연기자]배우가 되는 길은 여러 길이 존재한다. 가수들이 음반 활동을 하면서 연기를 병행하는 것은 이제는 다반사다. 아이돌은 말할 것도 없다. 팬들의 인기를 등에 업은 그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비중있는 역할도 쉽게 따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생각해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새로 개봉하는 영화나 방영을 시작하는 드라마에 가수 출신 배우가 등장하기만 하면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는 극성 맞은 팬들이 많았다. 가수들이 배우의 활동 영역을 침범하던 것이 전무하던 시절에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현재 배우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고나은도 시작은 가수였다. 단순 가수 출신이 아니라 아니라 1대 아이돌 그룹 핑클과 S.E.S와 동시기에 활동한 바 있는 걸그룹이 그의 태생이다. 그덕분에 올해 초에는 유재석과 유희열이 진행하는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 출연도 했다. 예능프로그램에는 오랜만에 출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얼굴을 알아봐주셔서 기분이 좋았었다는 그를 최근 논현동의 어느 한 카페에서 만났다. 중국에서 촬영한 드라마의 현지 방영까지 다 마쳤다는 고나은은 알 수 없는 기대감과 또한 긴장감이 서려있는 것 처럼 보였다.

"예능프로그램은 사실 나가기가 쉽지 않잖아요. 어떻게 보면 잊고 지냈었던 과거 일들인데 저한테는 추억이거든요. 알아봐주시는 분들고 많이 계셨고 모르시는 분들은 새롭고 재밌었다는 반응들을 해주셨어요."

기껏 배우로서 전향을 한 이후 다시 한 번 예능프로그램에서 가수로 소개된 것이 부담스러웠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고나은은 "그러한 점들을 다시 꺼내야 된다고 생각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흘러서 생각해보니까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때 그 시간들이 소중한 과거이고, 추억이었다"며 "너무 등한시해버리면 현재 있는 내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돼버리는 것 같아서 겸허하게 받아들이자는 마음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에 와서야 추억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많이 힘든 시간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어린 나이였고 뚜렷한 주관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가수로서 활동을 먼저 이어가야 했다. 타의적으로 시작하게 된 연예계 활동은 결코 좋은 결과를 불러올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슬럼프와 많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그 당시 학교를 다니고 있다가 휴학을 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어요. 오카사에서 있었죠. 그곳에서 생활을 하면서 너무 좋았었어요. 외국이니까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쓸 필요도 없었고. 그 나이 대의 나로 살아갈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학교는 휴학을 했었던 거니까 다시 돌아가야 했고 복학을 하면서 연기 전공에 다시 열의를 가졌죠. 하려던 거였으니까 다시 한 번 해보자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흘러가는 대로 결정을 하면서 생각을 구체화 하니까 행동도 구체적으로 됐어요."

그러나 유학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곧바로 배우 활동을 시작할 수는 없었다. 먼저 자신을 홍보해야 했다. 프로필에는 파파야로서의 이력은 일부러 뺐다. 정말 신인연기자로서 감독과 작가를 만났고 미팅을 진행하고 오디션을 통과했다. 드물게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불이익을 보게된 경우는 없었다. 파파야 당시 사용했던 강세정이란 이름도 바꿔야 했다. 결국 그가 택한 것은 지금의 고나은이다.

"강세정이란 원래 이름이 조금 강한 느낌이 들잖아요. 유하게 바꾸고 싶었어요. 예전 활동도 지워버리고 싶었다는 생각도 들었었고. 지금까지 활동을 하면서 그때 바꿨던게 괜찮은 선택이지 않았나란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었거든요. 20년을 강세정으로 살았었는데. 불리다 보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는 그렇게 중국 드라마 '무신조자룡'까지 찍게 됐다. 앞서 촬영했던 KBS1 사극드라마 '정도전'의 민씨 역할을 보고 중국 측에서 러브콜을 보냈다고 했다. 고나은은 '무신조자룡'에서 그가 맡은 인물은 민씨의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월부터 5월까지 했어요. 보충 촬영을 위해 올해 3월 또 촬영을 했고요. 사전제작이다보니까, 그리고 또 결과가 좋다고 하니까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중국에 가게 됐을 때 반응들도 궁금하고요. 분량이 많진 않지만 임팩트가 있는 역할이어서 분명 많은 분들이 기억을 해주실 것 같아요."

고나은은 이번 '무신조자룡'에서 소녀시대 윤아와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고나은이 윤아 보다 까마득한 가요계, 걸그룹 선배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의 환경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며 "부럽다"는 표현을 했다.

"가수는 활동 수명이 짧잖아요. 연기랑 연계해서 활동을 할 수 있다는게 무한한 가능성도 보이고 다양한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제가 활동했었을 대는 구분이 지어져 있어서 배우를 했다가 가수를 했다가 생각을 못했거든요. 요즘은 아이돌도 작품에 출연을 많이 하니까 그런 환경들은 좋은 현상 같아 보여요."

문득 그가 중국으로 활동을 영역을 넓힌게 한국에서 연기를 할 수 있는 이미지와 배역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고민을 안고 중국으로 연기 활동을 펼친 선례들이 이미 많지 않은가. 그러나 고나은은 "꼭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나라와 땅덩이의 크기가 차이가 나는 것은 있죠. 분야도 다양하고 영역도 훨씬 많고. 다행히도 중국에서 한국배우들을 찾는 추세에요. 저는 배우란 직업을 프리랜서라고 생각해서 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못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일이 항상 계속 있는게 아니니까. 작품의 캐릭터라던지 이미지라던지 여러가지 것들이 맞아야 출연을 할 수 있는 거고. 중국 작품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활동 영역이 넓혀진 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은 혹시 몰라서 중국어를 공부중에 있다고. 예전 중국에서 영화를 촬영했을 때 대화가 통화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연출자와 소통을 통해 연기의 간극을 줄여나가고 싶었지만 통역을 거쳐 뜻을 전달하는게 쉽지 않았던 것. 그밖에도 그는 보통의 취미나 여가시간에 운동을 하고 여행을 다닌다고 했다. 그밖에는 꽃꽂이나 악세사리 공예, 클라이밍에도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마지막으로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길게 활동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제가 막 눈에 띄게 잘하고 잘나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기 보다는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나온 작품을 보고 다른 분들이 그 작품을 보고 싶어하는 배우 말이에요. 그런 배우가 배우로서 좋은 배우가 아닌가 싶어요."

끝으로 그는 "대중에게 배우로서 모습을 보여드릴 때 고민을 많이 한다"며 "그러한 부분을 조금 응원해주고 기다려준다면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그는 계속해서 연기를 할 것이다. 아직 확립되지 않은 고나은만의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기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그것을 이루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김성연기자 sean5347@ 사진 박은비 기자 smart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