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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지현우 "'살인소설' 여러가지 버전 결말, 나도 아직 모른다"

기사 등록 2018-04-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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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서린 기자

[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원조 연하남이라 불리는 배우 지현우가, '살인소설'을 통해 지금까지 보여줬던 연기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지현우. 군 제대 이후에는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에서 진중한 모습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 그가 '살인소설'에서 악과 선의 경계에 있는 미스터리한 소설가 김순태로 분해 다시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영화 ‘살인소설’은 지방선거에 나설 시장후보 경석(오만석 분)이 유력 정치인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러 애인 지영(이은우 분)과 함께 별장에 들렸다가 수상한 소설가 순태(지현우)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와는 확연히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 지현우 역시 영화를 본 후 만족감을 표했다.

"재미있게 잘 봤어요. 음악도 완성되지 않은 가편집본만 봤었는데 완성본을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시나리오보다 속도감이 있고 캐스팅들이 적절하게 딱 맞아 떨어진게 보이더라고요."

지현우는 극중 소설가 순태 역으로 서스펜스 스릴러가 주는 특유의 긴장감을 책임졌다. 맑게 웃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눈은 그저 호기심이 가득할 뿐이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할 지 전혀 예측 할 수 없다. 물론 그 점이 순태가 스릴감을 더하는 캐릭터로 큰 몫을 한다.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죠. 그리고 블랙코미디가 재미있었어요. 시골 사람들이 가진 순수함도요. 경석이 거짓말을 시작하자 순태도 거짓말을 지지 않고 하잖아요. 그런 순태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어요."

지현우는 순태의 어떤 면을 스크린에 녹여내고 싶었을까. 순태의 모습을 김진묵 감독에게서 많ㅇ니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순태가 가지고 있는 강점에 대해 감독님과 제일 많이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정성있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회상하는 네개의 신이 나오는데 모두 질리지 않도록 해야 했죠. 전체적으로 순태는 행동이 아닌 말로서 설명하는 인물이다보니 보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 하려면 진짜처럼 보여지게 해야 했어요."

"감독님에게서 순태의 모습을 많이 봤어요. 집요하시고 본인만의 생각에 골똘이 잠겨있을 때요. 그리고 강요를 절대 하지 않으세요. 여건이 되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촬영현장이었어요."

▲ 오서린 기자

영화에서 알 수 없는 묘한 미소만 짓고 있던 순태가 갑자기 돌변해 낫으로 땅을 찍으며 욕을 내뱉는 장면이 있다. 지현우는 그 장면이 순태의 가장 원초적인 얼굴일 것이라고. 지현우의 오랜 팬들은 지현우가 욕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낯설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현우는 이마저도 새로운 경험이다.

"시작을 알리는거죠.(웃음) 술도 마셨고 경석은 자신이 대마를 했다고 믿고 있고 있는 상황이고. 그래서 처음으로 순태의 얼굴을 보여준겁니다. 염정길 의원 이야기를 할 때 웃음기가 싹 가시잖아요. 거칠게 욕도 하고. 데뷔 하고 제 목소리가 욕을 하는 연기는 처음이었어요. '송곳'에서도 했었는데 그 땐 삐 처리가 됐었어요. 주변에서도 저를 낯설어하고 이상해하더라고요.(웃음)"

순태와 대립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경석 역의 오만석은 프로모션 행사 때마다 지현우의 열정을 칭찬했다. 지현우는 비열하지만 어쩐지 짠해보이는 경석의 캐릭터를 보며 친숙하게 표현해내는 오만석의 능력을 새삼 실감했다고 치켜세웠다.

"모니터를 하는데 내가 아는 만석이 형과 똑같은 느낌이요. 허술한 면들이 우리 주변에서 많이 봤던 사람들의 모습이잖아요."

악은 악으로 맞서는, 권선징악이라고 할 수 없는 '살인소설'만의 경쾌한 복수극의 결말에 대해서 영화팬들은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시도하지 않는 결말이기 때문.

"감독님이 여러가지 버전이 있다고 하셨는데 알려주진 않았어요. 감독님 입장에서는 다른 결말을 배우가 알면 거기에 끌려갈 수도 있고, 연기하면서 헷갈릴 수도 있으니까 안하신 것 같아요."

"현실은 항상 권선징악이나 해피엔딩이 아니잖아요. 응징의 결과가 바로 나오지도 않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결말이 맞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지현우는 마지막으로 '살인소설'은 공포 영화가 아니라고 신신당부했다. 스릴러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사회를 풍자하는 웃음포인트가 허를 찌르는 '살인소설'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무서울거라고는 생각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귀신 나오는 영화 못봐요.(웃음) 무서운 장면은 없으니까 부담없이 재미있게 보러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