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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심형탁, ‘식샤’ 코믹 연기 원천은? 과장된 애니 캐릭터

기사 등록 2014-03-2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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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최현호기자]동시에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사람을 흔히 ‘야누스의 두 얼굴’로 부른다. 극과 극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어쩌면 배우의 숙명인지 모른다. 최근 동시기에 두 가지 캐릭터를 충실하게 소화한 배우가 있다. 바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우리 사랑할 수 있을까’(극본 박민정, 연출 김윤철, 이하 ‘우사수’), 케이블채널 tvN 목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극본 임수미, 연출 박준화, 이하 ‘식샤’)의 심형탁이 그 주인공.

심형탁은 최근 종영한 ‘우사수’에서 윤정완(유진 분)의 전남편이자 국내에서 박사과정까지 밟은 모범생 타입이며 열심히 올바르게 세상을 살아온 한준모 역을 맡았다. 심형탁은 이 배역에대해 엄태웅을 뒷받침하는 역할이었음을 강조했다.

반면 ‘식샤’의 김학문에 대해서는 다양한 면을 보여준 자신의 연기를 집대성한 캐릭터로 설명했다. 극중 김학문은 고시생 시절 퀸카였던 이수경(이수경 분)에게 차인 뒤, 변호사가 돼서 이수경의 상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뒤틀려버린 마음으로 그를 달달 볶는 인물. 과장된 몸짓은 물론 다양한 코믹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서로 다른 캐릭터를 동시에 소화하는데 문제는 없었을까.

“사람이다 보니 심형탁 안에서 두 개의 모습이 나와요. ‘식샤’ 김학문 캐릭터의 표정이 ‘우사수’에 나오더라고요. 조심해야지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어요. ‘우사수’를 밤새 찍은 뒤 바로 모자를 쓰고 머리를 내려서 ‘식샤’ 김학문으로 촬영에 가면, 가끔 한준모가 나오기도 하는데 반대로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조심했죠.(웃음)”

심형탁이 동시에 두 가지 극과 극 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KBS2 ‘브레인’과 ‘천 번의 입맞춤’에서도 다른 캐릭터를 동시에 소화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때문에 ‘식샤’ 김학문과 ‘우사수’ 한준모의 다른 모습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두 캐릭터 모두 심형탁에서 나오기 때문에 김학문과 한준모에 모두 심형탁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다양한 모습이 있어서 극과 극의 모습을 표현하는 거죠. 김학문에게서는 코믹, 쾌활함을, 한준모에게는 심형탁의 착한 모습이 있었죠. 악역은 또 제 안에 있을 악의 모습을 끌어내서 표현하는 거죠.”

심형탁은 자신을 오로지 악역으로만 보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 악역이라고 할 만한 역은 겨우 두 개정도라고 하지만 그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 김학문이 이번 두 작품을 통해 다양한 매력을 십분 발휘한 만큼 배우들 간의 호흡에 대해 입이 마를 틈 없는 자랑을 늘어놓았다.

“‘식샤’ 연기자들의 호흡은 굉장했어요. 모든 캐릭터들의 호흡이 좋았죠. 그래서 좋은 드라마가 탄생한 것 같아요. ‘우사수’는 유진 씨와 실제 연기를 하게 돼 깜짝 놀랐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한때 알아주는 걸그룹 SES의 멤버시잖아요. 연기자로서 능수능란하게 쥐었다 놨다 하더라고요. 어쩌면 유진 씨에겐 외로운 싸움일 수 있는데 캐릭터와 잘 맞물렸던 것 같아요. 그런 유진 씨라서 호흡이 좋았던 것 같아요. 좋은 연기자라고 생각해요.”

유진에 대한 칭찬에 이어 그는 자신과 띠동갑인 또 다른 아이돌 출신의 배우 윤두준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식샤’는 아시지만 변호사 사무실이 없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아마 반쪽이 됐을 것 같아요. 호흡이 굉장했죠. 가수 출신인 윤두준 씨에게도 깜짝 놀랐어요. 아이돌을 다시 봤어요. 예의 바르더라고요. 사실 윤두준 씨가 비스트에서 무슨 역인지도 몰랐어요. 물어보니 ‘리더에요’라고 하더라고요.(웃음)”

특히 심형탁과 윤두준은 동성애 코드를 언뜻 드러내는 장면을 통해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심형탁은 윤두준과 ‘케미’를 만들어낼 만큼의 외모가 된다는 것으로 해석하며 좋았던 기분을 전했다. 배우들과의 조화만큼 각 작품의 감독님들과의 작업 역시 심형탁에는 남다른 경험을 안겨줬다.

“‘우사수’ 김윤철 감독님을 뵙는데 굉장히 생각이 깊으셨어요. 캐스팅에서도 저를 보고 분명 마음에 드는 데도 일주일을 끄셨죠. 저는 바로 된 줄 알았는데 일주일 뒤에나 알려주시더라고요. 김윤철 감독님은 대본을 정말 미친 듯이 외워서 연습하지 말라고 하세요. 현장에서 부딪혀 그 순간의 감정을 즐기라고 하셨어요. ‘식샤’ 박준화 감독님은 배우에게 판을 만들어주세요. 배우에 맞기시죠. 그래서 ‘식샤’ 김학문은 자연스럽게, ‘우사수’ 한준모는 깊게 생각한 거였어요. 정말 달랐습니다.”

그는 심형탁이라는 이름이 부르거나 외우기 힘들어 신인으로 알았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에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제 어느덧 거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을 보고 배우 생애 가장 행복했다는 심형탁. 신인으로 불려도 상관없다는 통 큰 발언을 전하며 오히려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한 다양한 연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처럼 다양한 연기를 펼쳐 온 배우 심형탁. 과연 최근 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은 무엇일까.

“이중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손가락질을 받아도 해보고 싶어요. ‘식샤’를 영화계에서도 많이 보셨나 봐요. ‘로코’에 어울리는 배우 중 새로 접한 배우 중에 최고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자칫 계속 그렇게 제 역할이 쏠릴까봐 다른 역할로 이중적인 악역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누구보다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진 심형탁은 사실 집안의 어려움에 공무원 준비를 했다. 하지만 30세 즈음에 자신이 꿈꾸던 배우의 길로 도전한 그는 어느새 배우의 자리에 올라와 있다. 하지만 마음 안에는 어린 시절의 동심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식샤’ 김학문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에서 따왔음을 밝혔다. 이미 피규어 수집과 애니메이션 애호가로 알려진 만큼 자신의 취미가 연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애니메이션에서 따온 게 많아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말 그대로 골 때리게 행동을 하거든요. 김학문이 누군가를 손으로 지시하는 거나 깜짝 놀라는 모습은 애니메이션에서 본 과장된 것을 넣었어요.”

심형탁은 모든 남자들의 동심을 가릴 것 없이 드러내는 것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일과 취미 모두 열정을 다해 임하는 그의 모습은 앞으로 개성파 연기자로서의 확고한 위치 구축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 대한 메시지와 각오를 전했다.

“배우로서 심형탁은 진짜 열심히 해왔습니다. 앞으로 굉장히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될 테니 많이 알아봐 주시고 ‘저 친구 때문에 봐야겠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심형탁 많이 사랑해주세요.”

최현호기자 lokkl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