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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사극돋보기]'육룡이 나르샤' 이인겸-길태미-홍인방, 실제 역사에서는 누구?

기사 등록 2015-10-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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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육룡이 나르샤'의 악역 3인방 이인겸, 길태미, 홍인방은 실존 인물일까?

SBS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개성넘치는 캐릭터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가운데 극중 악역을 담당하고 있는 이인겸(최종원 분), 길태미(박혁권 분), 홍인방(전노민 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인겸은 고려 조정의 최고 권력자로 왕을 능가하는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이다. 나지막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 상대의 약점을 사로잡는 기술로 당대 용장 이성계를 무릎 꿇린다.

길태미는 외모를 치장하는데 관심이 많은 자칭 고려 제일검이라 자랑하는 인물이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외모와 가벼워 보이는 말투지만 잔인한 본성과 뛰어난 무예 실력을 갖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에서는 자신을 우습게 보이는 장수에게 본 실력을 과시하면서 반전 면모를 선보이기도 했다.

홍인방은 한때 성균관 유생들의 대표였지만 권력의 단 맛에 빠진 후 이인겸 등 권력자들의 개로 전락한 인물이다. 그는 성균관 유생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는 등 잔인하고, 비열한 면모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이인겸, 길태미, 홍인방은 실제 역사에 기록된 인물은 아니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가공된 인물들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인겸은 이인임, 길태미는 임견미, 홍인방은 염흥방에 가깝다. 이들은 이미 려말선초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종종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이인임은 공민왕 사후 고려의 권력을 움켜쥔 인물로 고려말 권문세가의 대표격이다. 특히 정몽주, 정도전 같은 신진사대부들과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이다가 최영, 이성계에게 제거된다.

임견미는 홍건적, 왜구의 침입을 격퇴하는 등 공을 세웠지만 이인임과 결탁해 권문세가의 압제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인임의 몰락과 함께 최영, 이성계의 손에 숙청됐다.

염흥방은 원래 이색의 문하에서 정몽주, 정도전과 동문수학하던 사이지만 권력의 단 맛에 취해 이인임, 염흥방과 함께 권력을 휘두르다가 역시 이인임, 임견미와 함께 숙청됐다. 이들은 고려 말 대표 간신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들은 백성의 고통은 외면한채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는데만 혈안이 돼있다. 탁월한 정치 감각, 뛰어난 무예 실력, 풍부한 학식을 나라와 백성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이익 추구에만 골몰했다.

역사는 이들에게 간신이라는 칭호를 달아줬다. 고려 말의 역사는 조선 사대부의 손에 쓰여졌기 때문에 이들의 악행이 100% 진실일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고려 왕조의 몰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인겸, 길태미, 홍인방 등 악역 3인방을 통해 이들을 처단하지 못하는 고려 왕조는 망해야 하고 새로운 세상이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쳐]

여창용 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