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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보안관', 5월 극장가에 반가운 이유

기사 등록 2017-04-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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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새로운 '아재 바람'이 불고 있다. 5월 황금연휴, 어린이날, 그리고 어버이날을 앞두고 휴머니즘 가득한 웃음이 찾아온다. 영화 '보안관'(감독 김형주)의 이야기다. 최근 극장가는 무거운 영화들 일색이었으나 어지러운 시국에 지친 관객들은 심각한 장르를 예전만큼 찾지 않는 분위기다. 코미디 로컬수사극인 '보안관'이 5월 극장가에 반가운 이유다.

이 작품은 기장에서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토박이 대호(이성민)와 이런 대호를 위협하는 서울서 굴러들어 온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 그리고 대호와 종진을 둘러싼 기장의 남자들이 총출동한 이야기를 다뤘다. 가장 특이한 건 중심인물들이 아저씨들, 이른바 '아재'들이라는 점이다.

영화의 배경인 기장은 부산에서도 해운대나 서면처럼 번화가가 아닌 말 그대로 현지답고 촌스러운 곳이다. 여기에 아저씨들의 좌충우돌까지 더해져 촌스러움은 배가 됐다. 그러나 바로 이같은 측면이 큰 웃음을 이끄는 기폭제가 됐다. 올 상반기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은 대부분 세련되고 심각한 소재에 기운이 빠져있고, '보안관'은 정반대의 유쾌한 감성으로 이들을 찾기 때문이다.

영화 속 촌스럽고 투박한 인물들이 그려내는 서사는 정감가는 스토리의 향연과 함께 따뜻한 재미를 유발하고 있다. 5월이 '가정의 달'인 만큼 '보안관'의 시의성이 빛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가족, 연인끼리 볼 수 있는 영화가 5월 극장가에 가장 큰 흥행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안관'은 한국 범죄영화의 대표주자 제작진이 가세한 만큼 자연스레 흥행작을 예상케 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 '신세계'(감독 박훈정), '검사외전'(감독, 이일형) 등을 만든 바 있다. '보안관' 역시 사나이 냄새 풀풀 풍기는 로컬 수사극으로서 명맥을 함께 할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영화계에도 일종의 '흥행 흐름'이 있다. 스릴러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가 있는 반면 휴먼드라마가 위상을 높이는 구간도 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유행처럼 순환해왔다. 2016년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과 '럭키'(감독 이계벽) 이후로 휴먼코미디가 예전처럼 활기를 띄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보안관'이 앞으로 보여줄 흥행성적은 영화계에 지각변동을 읽는 지표가 되는 셈이다.

사실상 영화계는 '돈이 안되는 장르'에 무심한 경향이 있었다. 멜로와 로맨틱코미디 영화가 최근 가뭄에 콩나듯 개봉되고 있는 것만 봐도 실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스릴러와 범죄액션작품이 대세를 이루는 것도 똑같은 이유에 근거한다. 스릴러 역시 '돈이 안되는 장르'로 꼽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추격자'(감독 나홍진)의 등장 전후로 판세는 바뀌었다. 소외받던 장르가 주목받는 장르로 변화된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코미디극의 저력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피곤한 소식들이 잇따르면서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한 움직임이 많아진 까닭에서다. 5월 황금연휴에 개봉되는 '보안관'이 '가정의 달'이라는 시의성과 코미디 로컬수사극이라는 특·장점을 필두로 올 상반기 극장가에 어떤 놀라운 반향을 일으킬지 향방이 주목된다.

소준환기자 akasoz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