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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 ‘힘쎈여자 도봉순’ 여자=수동적 존재? 틀을 깨다 (종합)

기사 등록 2017-02-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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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혜진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여혐(여성에 대한 혐오나 멸시, 또는 반여성적인 편견을 뜻한다)’이 화두로 떠오른 현재, 드라마 속에서 주로 남자주인공의 보조자이자 수동적인 역할에만 머물렀던 여자 캐릭터들이 주체적인 인물로 거듭나고 있다. 여자 중심의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스토리로 공감을 불러일으킬까.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는 종합편성채널 JTBC 새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형민PD를 비롯, 배우 박보영, 박형식, 지수 등이 참석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어마무시한 괴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여자가 똘끼 충만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릴 좌충우돌 로맨스 작품이다.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의 백미경 작가가 집필하고 ‘욱씨남정기’를 연출한 이형민PD가 의기투합했다.

남녀주인공으로 박보영, 박형식, 지수가 나선다. 박보영은 극중 괴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도봉순 역을, 박형식은 자수성가한 젊은 CEO 안민혁 역을 맡았다. 지수는 도봉순이 오랜 시간 짝사랑한 남자 국두 역을 연기한다. 20대 청춘스타들이 출연하기에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이형민PD는 “현장분위기가 너무 좋다. 지수, 박형식이 더 친해 오히려 박보영이 왕따인 것 같다”라면서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일해서 현장이 즐겁다”라고 훈훈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박보영과 언제 한 번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함께 작품하게 돼서 좋다”라며 “지수, 박형식 역시 참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그 상황에 맞는 정확한 딕션이 참 힘든데 현장에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지문에 적혀있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사소한 것들도 ‘어떻게 저렇게 하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라고 감탄했다.

▲ 사진=김혜진 사진기자
그러면서 이형민PD는 “박형식도 신인 시절 했던 드라마를 보고 눈빛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몇 년 사이 더 발전했더라. ‘힘쎈여자 도봉순’을 거치면 ‘더 우뚝 서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수 역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이웃에 있는 반듯한 대학생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며 “도봉순이 먼저 캐스팅되어 있었고 남자 배우를 섭외하는 상황이었다. 비슷한 이미지에 젊은 층의 생각, 장난기, 티격태격하면서 잘 할 수 있는 방향을 선택했다. 눈빛이 좋은 배우들이고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들이다”라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최근, 여성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아 극 전개를 이끌어 가는 작품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몇 년 전부터 ‘걸크러쉬’ ‘센언니’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멋지고 당당한 여성들이 사회적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물리적인 힘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에게 여전히 불안감을 일깨운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단순히 ‘약자로 보호받는 사회’보다 ‘약자가 되지 않는 사회’를 바라며 힘센 여자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형민PD는 “작가님이 힘 센 여자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생각해왔었다. 테마도 그렇지만,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가슴 한 편을 ‘뻥’ 뚫리게 하는 드라마다”라며 “봉순이가 ‘나쁜놈’들을 박살낸다. ‘나쁜놈’이란 힘 좀 있다고 노약자를 괴롭히거나 여자들을 해코지 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힘이 세다고 약한자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당하는 이야기를 담았다”라고 드라마를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그는 “블랙코미디라기보다 이런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다. 전작에서 전통멜로를 많이 연출했는데 웃긴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가 이런 쪽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지질한 사람, 조폭, 조연들이 많이 나오는 드라마다. 조연 한 명, 한 명이 공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 시청자들은 TV를 보면서 ‘힘쎈여자 도봉순’ 같은 드라마를 다시 만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로맨틱코미디는 많지만, B급까지 가려고 하는 코미디는 잘 없었기 때문”이라며 “사회에 의미가 있는 내용을 담기에 드라마가 잘 될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도봉순은 한 마디로 정의롭다.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일명, ‘나쁜 사람’들을 대신 혼내주는 역할이다. 나아가 드라마는 당하는 여자만을 구하는 게 아닌, 힘없는 사람들까지 구하며 폭넓게 그려내고자 한다. 호쾌하고 통렬한 메시지를 전할 ‘힘쎈여자 도봉순’, 첫 번째 이야기는 오는 24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