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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TV]‘베이비시터’ 시도 없이는 논란도 없다 ‘새로운 드라마에게 박수를’

기사 등록 2016-03-2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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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KBS2 4부작 단막극 ‘베이비시터’가 짧고 굵직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막을 내렸다. 과감한 시도가 담긴 스토리와 드라마 이상의 영상미를 앞세운 ‘베이비시터(극본 최효비, 연출 김용수)’는 전혀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났다.

‘베이비시터’는 화목해보이던 천은주(조여정 분)와 유상원(김민준 분) 부부가 어떻게 장석류(신윤주 분)를 만나며 파멸에 다다르게 됐는지 브라운관에 풀어냈다. 이 작품은 불륜과 사기, 살인 등 금기시됐던 소재들이 거침없이 사용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만큼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가족들이 함께 드라마를 보는 오후 10시에 이처럼 폭력적인 내용의 작품을 해도 괜찮냐는 것이 요지였다. 그 지적도 일리는 있지만 사실 한국드라마 속 막장 요소들을 떠올려보면 그렇게 남다른 것도 아니다. 불륜과 출생의 비밀, 모략과 배신 등으로 점철된 드라마에서 ‘베이비시터’는 오히려 그 문제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현실적인 그림을 그렸다고 보는 게 적합하다.

이런 시도는 어쩌면 4부작이라는 짤막한 편성이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만일 이런 시도를 16부작 미니시리즈에서 시도했다가 시청자들에게 크게 질타를 맞았다면 ‘시도는 좋았다’라는 말조차 듣지 못했을 것이다. KBS2가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성을 찾고자 했다는 사실 자체가 고양 받을 만하다.

또 ‘베이비시터’는 고착화된 드라마 연출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는 장면도 여럿 선보였다. 아리 알렉사 SXT 카메라라는 4K 카메라를 최초로 TV드라마에 사용한 ‘베이비시터’는 카메라의 영상미에 제작진만의 독특한 앵글과 세심한 카메라워크로 작품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그 와중 배우 신윤주의 연기력 논란은 무척 아쉬움을 남겼다. 극중 가장 중요한 인물이자 작품 전체를 좌우할 분위기 메이커인 장석류 역을 신윤주는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혹평을 들어야만 했고, 이것은 결국 ‘베이비시터’에 대한 몰입감을 낮추는 것으로 이어지게 됐다.

특히 극이 진행되면서 조여정과 김민준이 중심이 되면서 극의 무게감은 보다 잡혀나가기 시작했지만 첫 방송부터 제기됐던 문제이기에 더욱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적나라한 현실적인 묘사와 기획에 걸맞은 특성으로 화려하게 브라운관을 장식했던 드라마 ‘베이비시터’는 22일 방송된 4회에서도 진한 여운을 남길 결말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률 갱신이나 신기록은 세우지 못했지만 그 시도 자체가 빛났던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남기 충분할 것이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