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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목격자’ 이성민, ‘대체불가’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기사 등록 2018-08-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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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NEW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시켰던 배우 이성민. 그가 이번에는 올 여름 무더위를 날려버릴 스릴러 장르의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베테랑 배우인 그에게도 낯선 장르지만 가장 익숙한 캐릭터. 그러나 역시 이성민은 이성민이었다.

이슈데일리는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목격자’의 이성민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순간, 범인의 다음 타겟이 되어버린 목격자 상훈(이성민)과 범인 태호(곽시양) 사이의 추격 스릴러다. 그는 이번 ‘목격자’에서 살인을 목격했지만 못 본 척해야만 하는 상훈으로 분했다.

“영화를 시작하고 촬영 할 때 늘 들었던 생각인데 저는 이런 스릴러를 별로 안 해 봤었고, 스릴러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제가) 관객들을 얼마나 놀라게 할까 궁금했었어요. 많은 신을 직접 찍었고, 결과물을 다 아는 상황이니까 저는 잘 느끼지 못한 것들을 관객들은 알까. 느낄까 참 궁금한 영화였어요.”

영화는 여타 스릴러 영화와는 다르게 범인을 바로 공개하고, 상훈이 목격자가 된 상황에서 시작된다. 관객들이 범인을 찾는 긴장감이 없는 만큼 목격자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

“저의 입장을 이해하는 지가 관건이죠. 상훈의 입장을 어떻게든 공감하고 따라와야 이 영화가 진행된다고 생각하니까요. 영화 내에서 기회가 있음에도 신고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숙제죠. 영화를 진행하는 내내 모든 사람들의 숙제였어요. 영화 준비하면서도 그렇고 촬영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왜 신고를 안 해?’라는 반응이더라고요. 근데 제가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럼 너 같으면 이런 상황에 할 수 있겠어?’라고 하면 답은 못하고요 (웃음) 그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설정이고, 연기를 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이죠.”

‘목격자’는 사건의 목격자가 많아질수록 신고율이 떨어진다는 ‘방관자 효과’(제노비스 신드롬)를 스릴러에 담으면서 현실과 맞닿은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 번째 신고를 하지 않은 게 바로 ‘방관자 효과’죠. 범행을 목격했음에도 갈등을 하고, 범인은 우리 집을 확인하고. 상훈의 입장에서는 ‘나 아니어도 누군가 봤을 거고, 누군가 신고하겠지’ 라는 1차적인 생각을 했을 거예요. 두 번째 사건은 가족들 때문이고요. 이게 영화에서 관객들이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인데 상훈의 입장을 잘 따라와 주신다면 재밌게 느끼실 것 같아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다양한 역할,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를 선보인 이성민도 스릴러 장르는 첫 도전이다. 그에게 스릴러는 친근하지 않은 장르였다.

“‘방황하는 칼날’도 드라마에 가까웠고, ‘손님’도 스릴러라는 생각은 안했어요. 스릴러다운 영화는 처음 해보는 거죠. (찍어보니까) 쫓길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고요. 압박도 많이 받고. 신마다 극적인 상황들이 많아서 캐릭터를 연기할 때 소비되는 에너지가 컸어요. 굉장히 힘이 시작할 때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황해’도 ‘추격자’도 제대로 못봤어요. 젊을 때야 영화도 안 가리고 잘 봤지만 요즘은 공포 영화는 아예 못봐요. 놀라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웃음)”

영화는 이성민이 맡은 상훈의 역할 만큼 살인범의 캐릭터가 중요하다. ‘목격자’를 쫓고 압박하며 긴장감을 끌어가는 것은 결국 살인범의 역할이기 때문. 이성민도 이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더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살인범에 대한, 그리고 상훈의 행동에 대한 설득력을 주고 싶었다.

“제가 태호라면 더 잔인하게 했을 거예요. 그래야 상훈이 신고를 못하는 게 더 설득력을 가지니까요. 제가 감독님한테 태호를 더 잔인하게 묘사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죠. 그냥 영화를 찍는 내내 그 부분에 초점을 둔 것 같아요.”

이성민은 함께 긴장감을 이끌어간 살인범 태호 역의 곽시양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곽시양에 대해 “영화배우로서 굉장히 좋은 눈빛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 ‘살인범 캐릭터를 누가 하면 좋겠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김성균을 생각했어요. 근데 이미 했으니까 (웃음). 그냥 이 캐릭터는 몸집이 크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야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 압도적인 존재감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근데 곽시양이 캐스팅도고 살을 찌워왔더라고요. 평소에도 배우로서 눈빛이 굉장히 좋았어요. 요즘 젊은 배우들이 가진 따뜻해 보이는 눈빛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무섭기도 하고, 섹시해보이기도 하고. 곽시양의 눈빛은 영화배우로서 굉장히 좋은 눈빛이에요. 극적인 눈이죠. 근데 현실과 캐릭터가 뒤섞여있는 친구라서 그걸 풀려고 장난을 많이 쳤어요”

올 여름 두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배우 이성민. ‘공작’과 ‘목격자’에서 서로 다른 긴장감을 표현해냈다. 그에게 ‘공작’이 차가운 공기의 정제된 느낌이었다면, ‘목격자’는 그 어떤 작품보다 뜨거웠다.

“‘공작’은 그 공간의 공기나 기운, 흐름, 긴장감을 감정이 있지 않은 대사로 만들어 내는 게 쉽지 않았고, 익숙하지 않았죠. 그런데 ‘목격자’ 같은 연기는 굉장히 뜨겁고 그래서 에너지 소모가 다른 식으로 많아요. 액션에서의 체력 소모가 아니라 심장 뛰는 소리부터 다르죠. ‘목겨자’는 심장 박동수가 빠른 영화에요”

스릴러의 첫 도전. 이성민이 매력을 느낀 부분은 바로 ‘일상성’이었다. 서늘할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에 끌렸던 것. 일상적인 이야기 속의 극적인 캐릭터. 영화를 보고 나면 이성민에 대해 드는 생각은 단 하나. 그는 어떤 역할을 맡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대체 불가’의 배우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일상성이죠. 아파트에 실제 가보고 깜짝 놀란 건 너무 평범해서였어요. 스릴러 영화의 공간이라기에는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제 취향과 맞았어요. 이게 이 영화의 미덕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김나연기자 nadus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