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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골든슬럼버'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작 없다 '기대와 우려사이'

기사 등록 2018-02-0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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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엔터테인먼트, 온라인 커뮤니티 제공
[이슈데일리 최하은기자] ‘짜임새 있는 범죄 스릴러’. 일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스토리 예술의 장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과 ‘백야행’, 이사카 코타로의 ‘골든슬럼버’까지. 국내 영화계 평단의 냉랭한 반응을 줄곧 받아온 일본 리메이크작의 저주를 2018년 2월, ‘골든 슬럼버’가 깰 수 있을까.

‘골든 슬럼버’는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자의 도주극을 그린 영화다. 강동원의 차기작이자 김의성, 한효주, 김성균, 김대명까지 가세한 골든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며 관심을 모았다.

사실 일본 원작 ‘골든 슬럼버’는 “이야기 곳곳에 씨를 뿌리고 그것이 일제히 싹을 틔워 커다란 꽃을 피우는 클라이맥스 복선의 설정과 회수를 반복하는 작법이 철저하게 진행됐다”는 평을 받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 전개를 자랑한다.

그래서 한 편에서는 한정적인 영화의 러닝타임 안에서 영화가 스토리의 핵심적인 요소를 잘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복선이나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중요한 스릴러 장르인 만큼 한계 없이 풀어낼 수 있는 책보다는 훨씬 많은 제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이전에 개봉했던 일본 리메이크작의 행적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먼저 2009년 개봉한 ‘백야행’은 한석규, 손예진, 고수 등 초특급 명품배우들을 앞세워 극장가 점령에 나섰지만 4.94점이라는 수치스러운 평점을 기록하며 쓸쓸한 퇴장을 알렸다. 원작에서의 짜릿한 반전을 살리지 못한 밋밋한 스토리였다는 혹평을 받은 것.

‘방황하는 칼날’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단한 필력과 탄탄한 스토리를 벗어던진 채 흔해빠진 복수극을 만들었다는 평과 함께 평점 6.44를 기록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 영상산업이 한국보다 월등히 앞서있어서 개방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일본의 작품을 한국 대중문화에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사실로 됐다. 특히 음향이나 영상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범죄 스릴러에서 기술의 부족은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리메이크 작이 원작의 100%를 모두 살릴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혹평을 받으며 쓸쓸히 한국 극장가를 퇴장했던 유수의 일본 작품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원작 소설을 읽고 7년 전부터 영화를 찍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던 강동원. 그가 느낀 감동과 전율을 관객들에게도 전달할 수 있을까. 원작보다 나았다는 차원의 평가는 바라지도 않는다. 원작 ‘골든 슬럼버’ 곳곳에서 드러나는 고심의 흔적에 흠집을 내지 않는 정도만 해도 ‘리메이크 작의 저주’를 풀 수 있다.

최하은기자 rinon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