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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 ‘챔피언’, ‘가족愛’ 로 완성된 꿈을 향한 발걸음

기사 등록 2018-04-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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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이슈데일리 최하은기자] 김용완 감독의 똑똑한 선택이 빛을 발했다. 팔씨름이라는 스포츠만으로 승부를 봤다면 다소 밋밋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김용완은 영화에 ‘가족愛’라는 강력한 한 수를 뒀다. 입양아 마크가 꿈을 이뤄가는 과정은 혼자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 여럿이 함께 있었다. 또 '싱글맘' 수진과 많은 빚을 둔 진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챔피언’은 한 때 팔씨름 세계 챔피언을 꿈꿨지만 지금은 클럽에서 일하는 마크(마동석 분)가 자칭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 진기(권율 분)의 설득 끝에 한국으로 돌아와 팔씨름을 다시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진기의 끈질긴 설득 끝에 한국으로 돌아온 마크는 왠지 모르게 미심쩍은 상황에 놓이기만 한다. 한국에서 정식 대회에 참가해 팔씨름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마크. 하지만 동대문 시장에 위치한 불법 도박장에서 첫 팔씨름을 시작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진기의 모습이 보인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크는 며칠째 진기가 알려준 자신의 엄마의 주소를 찾아가 기웃거리기만 한다. 결국 싱글맘으로 살아가고 있는 배다른 동생 수진을 만나게 되고, 진기와 마크는 수진의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진기의 끈질긴 노력에도 스폰서는 구해지지 않지만 마크는 계속해서 팔씨름 대회에 나가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불사른다. 조카인 준희와 준형, 수진, 진기의 존재는 마크에게 그 어떤 스폰서보다도 큰 힘이 돼주는 존재다. 진짜 ‘내 편’이 돼주는 사람들을 만난 마크. 과연 그는 이들의 손을 잡고 팔씨름 챔피언 자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마동석의 재발견이다. 줄곧 액션 연기에만 치중했던 그의 행보에 섬세한 감정연기가 더해져 보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웃음 포인트도 빼놓을 수 없었다. 마동석이 하는 행동과 대사는 뭔지 모를 맛깔스러움이 있다. 버스 안에서 모르는 아이와 장난치다 버스 손잡이를 통째로 빼는 장면, 한국말을 잘 몰라 허둥대는 장면 등 ‘마블리’의 귀여움은 이번 영화에서도 톡톡히 발산됐다.

게다가 의외의 반전 매력도 숨어있었다. 유학파 출신답게 능숙한 영어 발음을 구사하는 마동석의 모습은 심지어 섹시하기까지 하다. 한국어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의 유창한 딕션은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경기 장면을 꽉 채우는 긴박한 표정연기와 눈물샘을 폭발시키는 마지막 장면은 그의 연기력이 다시 한 번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마동석 주변 인물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마동석과 환상의 콤비를 자랑하는 권율과 충무로가 사랑하는 여배우 한예리의 감초 연기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 어려울 수 있었던 진기 캐릭터를 권율의 유연한 연기로 모두 커버할 수 있었다. 또 지난 2012년 탁구 영화 ‘코리아’에서 북한 선수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한예리 역시 이번에는 싱글맘으로 분해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김용완 감독은 이 영화를 팔씨름이라는 소재 자체에 국한시키지 않았다. 그는 외롭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손을 맞잡고 위로가 돼주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한다. “팔씨름이란 누군가의 손을 잡고 대결하면서 혼자 싸워야 하지만 그 반대편 손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는 김용완 감독. 그의 따뜻함 가득한 의도는 영화 곳곳에서 발견됐다.

가족의 달 5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가족들과 함께 눈물샘, 웃음보를 맘껏 터뜨리고 싶다면 영화 ‘챔피언’을 보길 추천한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손을 잡아주고 있었는지 모른다.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 한명 한명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따뜻한 위로 한줌을 쥐어줄 영화다. 오는 5월 1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최하은기자 rinon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