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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 ‘공작’, 칸 사로잡은 한국형 첩보…韓관객 마음 사로잡을까

기사 등록 2018-07-3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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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제 71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공작’이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첩보영화임에도 불구, 현란한 액션도 숨가쁜 추격전도 없지만 그렇기에 가장 한국적인 첩보 영화가 탄생했다. ‘공작’은 한국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

31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윤종빈 감독이 참석했다.

먼저 윤종빈 감독은 영화를 만든 계기에 대해 “우연히 다른 영화를 준비하던 도중에 안기부의 취재를 하다가 ‘흑금성’ 스토리에 대해 처음 알게 돼 너무 충격적이어서 1차적으로 호기심이 갔다”면서 “호기심으로 조사를 시작해 조사하면서 더욱 관심이 갔고, 사실에 기반한 리얼한 첩보극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영화를 통해서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남과 북이라는 한반도의 비극이 지금까지도 지속된 원인이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지금 국민들에게 던지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이 영화는 ‘흑금성’이라는 실존 인물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윤종빈 감독은 “이 실화를 영화로 각색할 때 너무 힘들었다”면서 “1991년부터 2005년까지의 일을 두시간의 호흡으로 담아야했다. 어떤 맥락으로 각색을 해야하는지 난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선택했던 하나의 기준점은 외적 논리에 맞게 가자였다. 이 영화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선택하지 않으면 영화가 불가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재밌게 보고, 실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나중에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작’은 남북이 얼어붙었던 때부터 제작이 시작돼 화해무드에 돌입한 지금 개봉한다. 현재의 남북정세와 연결 지을 수밖에 없는 영화다. 이에 조진웅은 “남북한 통일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염원이다. 이 이야기가 남북 문제에 한 번 더 화두를 던지고, 좋은 이유에서 맹점을 찍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영화적인 냄새로 맡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황정민은 “촬영할 때는 지금 같은 관계가 아니었다. 어느 공간을 빌려서 북한 촬영을 하려다 쫓겨나기도 했다”면서 “그 때와 같은 상황에서 개봉했다면 또 다른 색안경을 쓰고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더 좋게 변하려고 하는 염원들이 있는 거니까 이 영화를 편안하고 재밌게 관람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정권에서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는 윤종빈 감독은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정권에 대한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처음 대본을 쓰기 시작할 때, 블랙리스트라는 게 영화계에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처음에 대본을 쓸 때 괜찮겠냐고 주변에서 말을 하더라. 사실 이 영화의 제목을 ‘흑금성’으로 하려고 했다. 가제로 ‘공작’으로 붙여서 ‘공작’이 됐다”면서 “촬영을 한 달 앞뒀을 때 촛불 정국에 탄핵정국이었다. 일단은 영화를 만들고 나서 생각하자고 했다. 만들고 나서는 남북 분위기가 안좋아서 어떡하나 싶었는데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 오는 8일 개봉한다.

김나연기자 nadus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