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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사극돋보기]'육룡이 나르샤' 하륜, '인생은 하륜처럼' 왜?

기사 등록 2015-12-17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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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조선의 킹메이커 하륜이 '육룡이 나르샤'에 등장했다.

15일 방송된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21회에서는 '십팔자위왕설'에 대한 노래를 퍼뜨려 이성계(천호진 분)와 정도전(김명민 분)을 위협하는 하륜(조희봉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위화도회군을 통해 고려의 권력자로 급부상한 이성계의 인기는 하늘 높이 치솟았다. 백성들은 무모한 전쟁에서 죽을뻔했던 병사들을 살리는 결단을 내린 이성계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이성계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권문세가의 불안감은 커졌다. 요동정벌을 반대했던 사대부들조차도 이성계의 위세를 우려할 정도였다. 이성계와 함께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린 조민수(최종환 분)도 이성계를 질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십팔자위왕설'이 흘러나온 것이다. 십팔자위왕은 十八子 즉 李씨가 왕이 된다는 말을 파차로 풀어낸 말이다. 이성계가 왕이 될 수 있다는 이 말은 고려 왕실과 조정에게는 위협적이었다.

정도전은 과거 십팔자위왕설에 현혹됐던 고려 무인정권의 일인자 이의방, 이고, 이의민이 처참하게 최후를 맞은 사실을 떠올렸다. 이성계를 경계하는 세력이 이를 빌미로 이성계를 공격할 명분을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이방원과 분이가 수소문 끝에 십팔자위왕설을 노래로 퍼뜨린 인물을 찾아냈다. 그는 바로 하륜이었다. 그는 이성계에게 적대적인 조민수를 위해 이성계를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는 공작을 펼친 것이었다.

드라마에서 이방원과 하륜의 만남은 다양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하륜은 조선의 건국을 반대했고, 오히려 이성계를 적대했던 유생이었다. 그런 그가 이방원의 책사가 돼 그를 조선 3대 왕 태종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다.

하륜은 사대부였지만 끊임없이 권력을 탐했다. 바로 출신 성분 때문이었다. 그는 정몽주, 정도전처럼 이색의 문하생이 아니었다. 요즘으로 치면 명문학교 출신이 아니었던 셈이다. 사대부였지만 이인임 같은 권문세가와 더 가까운 인물이었다.

고려의 마지막 권력자 이인임이 실각한 이후 하륜은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됐다. 그는 조선 건국 반대편에 선 인물이었기에 정도전이 주도하는 조선에서 정치의 중심에는 서지 못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왕위 계승 문제로 정도전과 대립하던 이방원에게 책사가 필요했고, 하륜은 이방원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하륜은 이방원을 도와 2차례 왕자의 난에서 이방원이 승리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하륜은 고려 왕조 시절부터 정도전에게 밀렸다. 또한 이성계와 정도전의 반대편에 섰기 때문에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권력을 쫓아가는 사람치고는 인생이 평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하륜이 정도전 위에 서게 됐다.

과거 드라마 '정도전'에서 "인생은 하륜처럼"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결국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진정으로 웃는 사람이라는 뜻일 것이다.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쳐]

여창용 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