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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 ‘기억의 밤’, 엇갈린 기억 속 관객들이 맞춰나갈 진실의 퍼즐

기사 등록 2017-11-2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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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메가박스(주)플러스엠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선한 소재의 스릴러가 관객들과 마주할 준비를 마쳤다.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장항준표’ 스릴러에는 빈틈이 없다. ‘기억의 밤’은 모든 이야기와 사건이 물 흐르듯 연결되며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할 것이다.

영화 ‘기억의 밤’(감독 장항준)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강하늘)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2014년 말, 처음 소재를 떠올린 장항준 감독은 시나리오 구성 단계부터 초고를 쓰는 기간까지 꼬박 1년의 공을 들였다. 3권의 시나리오 구상 노트를 빼곡히 채워가며 고민을 거듭한 장항준 감독은 시나리오를 탈고한 이후에도 제작진과 수많은 논의를 거치며 작품의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영화에 함께한 강하늘과 김무열은 “시나리오를 읽고 ‘기억의 밤’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시나리오를 꼽기도 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 될수록 긴장감이 극도로 치닫는 영화의 구조상 마치 퍼즐을 맞춰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관객들이 영화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도록 장르적 재미를 최우선으로 했다”는 장항준 감독의 말처럼 ‘기억의 밤’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사진출처=메가박스(주)플러스엠
만성적인 신경쇠약을 앓고 있는 동생 진석(강하늘)은 새 집으로 이사 온 날 밤 형 유석(김무열)의 납치를 목격하게 되고, 이를 목격한 뒤부터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린다. 납치된 지 19일 만에 유석이 돌아오게 되지만, 진석은 어딘가 낯설게 변해버린 형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강하늘이 연기한 진석은 누구보다 형과 가족을 사랑하는 순수한 동생이지만, 신경쇠약으로 꿈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또한 김무열이 분한 유석은 가족에게 다정다감한 것은 물론 동생의 존경을 받는 엘리트 형이지만, 납치사건으로 기억을 잃고 낯설게 변해버린 인물로 극과 극의 모습을 표현한다.

진석이 신경쇠약을 앓고 있다는 점은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진석이 신경쇠약을 앓음으로써 그의 기억이 실제인지 아니면 망상인지 혹은 꿈을 꾸고 있는 건지에 대해 영화 속의 진석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함께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토리가 반복되면서 관객들은 진석과 유석 중 누구의 기억이 진짜인지에 대해 쉽사리 예상할 수 없다. 진실의 퍼즐을 다 맞췄다 싶은 순간 새로운 사건과 이야기가 등장해 맞춰놓은 퍼즐을 한 순간에 뒤집는다.

‘기억의 밤’은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을 의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인만큼 익숙한 사람이 낯설고 무서운 존재로 변모할 때의 과정에서 오는 공포감은 더욱 심화된다. 또한 굳게 잠긴 방 안에서 청각적으로 주는 공포나 시각적인 공포가 곳곳에 배치되며 스릴러 장르의 면모를 잃지 않고 있다.

▲ 사진출처=메가박스(주)플러스엠
‘기억의 밤’은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강하늘과 김무열의 케미스트리도 극의 재미와 긴장감이 극대화시키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해낸다. 두 배우는 사이좋은 형제의 모습일 때도, 그들의 비밀이 드러난 후의 대립의 상황에서도 입체적인 감정연기를 펼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장항준 감독은 “두 배우가 촬영 전부터 통하는 무언가가 있어서, 따로 디렉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었다”라며 강하늘과 김무열의 케미스트리에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렇듯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영화를 보는 매 순간 관객들은 지루할 틈이 없다. 스토리가 꼬아져있어 조금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또한 이야기 간의 연결과 개연성을 놓치지 않으며 긴장감을 이어간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두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운명의 끈은 이어져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 장항준 감독의 말은 두 남자가 가진 사연과 이야기가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나는 순간 완성된다.

‘기억의 밤’은 나무가 가지를 치듯 복잡하게 갈라지며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그리고 그것은 진실이라는 열매를 맺어가는 과정으로 귀결된다. 감독은 그 과정 속에서 관객에게 퍼즐 조각을 제공하고, 관객들은 그 퍼즐 조각을 완성시켜가는 과정 속에서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는 29일 개봉. 러닝타임은 109분.

김나연기자 nadus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