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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어느날', 판타지적 장치로 극대화 된 현실감

기사 등록 2017-04-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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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어느날' 스틸컷
[이슈데일리 황진운기자]판타지적인 장치는 영화에서 흥미로움을 증폭시키는 소재로 사용된다. 영화 '인셉션'의 팽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알약 등이 대표적이다. 이 소재들은 현실과 공상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들을 영화에 깊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판타지적 장치는 현실과 공상의 경계를 허무는 도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실보다는 공상을 부각시킨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5일 개봉한 '어느날'(감독 이윤기)은 이 한계점을 극복한 보기 드문 케이스의 영화다.

'어느날'은 아내의 사망 후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던 보험회사 과장 강수(김남길)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천우희)의 사건을 맡은 뒤 영혼이 돼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미소를 만나며 벌어진 얘기를 담은 작품이다.

▲ 사진=영화 '어느날' 스틸컷
영혼이 된 미소라는 캐릭터는 그 존재 자체가 판타지적 장치로 작용한다. 혼수상태에 빠져 어두운 피부색을 띄며 미동도 없이 누워있는 육체와 언뜻 생기마저 보이며 병원을 돌아다니는 영혼은 비현실적인 모습을 부각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영혼 상태인 미소는 강수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며 오히려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고 강수는 미소라는 인물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으며 현실을 감내하게 된다.

▲ 사진=영화 '어느날' 스틸컷
특히 병원을 벗어난 강수와 미소의 모습은 영혼과 인간이 한 공간에 있는 비현실적인 장면임에도 오히려 아름다운 영상미와 극도의 현실감을 자아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Fantasy라는 단어는 '기분 좋은 공상'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올 봄, '어느날'을 통해 기분 좋은 공상을 해보는 것을 어떨까. 절찬 상영 중.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4분.

황진운기자 tym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