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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탐정: 리턴즈’ 이언희 감독 “감독에게 중요한 자질? ‘매력’이라고 생각”

기사 등록 2018-06-1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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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최하은기자] 이언희 감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음에 틀림없다. 한국 예술 종합학교를 졸업해 꾸준히 영화계에 머물렀던 그는 ‘탐정: 리턴즈’를 통해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또 다른 능력을 입증해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영화와 배우들을 향한 애정 어린 마음을 숨기지 않았던 이언희 감독. 영화의 주축인 권상우, 성동일이 1편보다 2편에 더 큰 애정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웨스트 19에서는 ‘탐정: 리턴즈’의 연출을 맡은 이언희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탐정: 리턴즈’는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탐정사무소를 개업,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를 영입해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범죄추리극이다.

이언희 감독은 ‘탐정: 더 비기닝’에 이은 속편 ‘탐정: 리턴즈’의 제작이 확정되며 새롭게 합류했다. 어쩌면 시리즈 물의 시작을 알릴지도 모르는 속편의 시작점에서 그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했다. 1편에서 관객들에게 보여준 ‘탐정’만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웃음 포인트와 캐릭터의 매력을 더해야 했기 때문이다.

“저에게 가장 큰 숙제이기도 했어요. 하나 새로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제가 아닌 다른 분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것을 추리해서 결정해야 하거든요. 감독이란 직업이 결정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건데 부담 가는 일이었죠. 여러 모로 눈치도 보이고요. 그 분들도 익숙한 호흡이 있을 텐데 제가 거기 끼어드는 느낌일 수 있잖아요. 그래도 배우들이 역할을 알아서 소화를 잘 해줘서 부담이 경감됐던 것 같아요.”

이언희 감독은 생애 첫 코미디 영화의 연출을 맡은 셈이다. 특히 전작이 인간의 상처를 담은 ‘미씽: 사라진 여자’였던 만큼 그의 이번 행보는 의아하기도 했다.

“안 그래도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이었어요. 전작 ‘미씽’을 하면서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그렇게 하기 위해 주인공의 아픈 감정을 저조차도 겪어야 하더라고요 ‘미씽’을 통해선 거짓말이 아니라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다음엔 좀 밝은 작품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더 찰나에 너무 운이 좋게도 ‘탐정’을 만나게 된거죠.”

그는 인터뷰 내내 ‘탐정’ 촬영 현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우들끼리의 합도 좋았을 뿐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친목을 쌓는 장을 만들며 알찬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배우들끼리) 너무 잘 치고받아서 신기해요. 그 대화가 사석이라고 다르지 않아요. 편의점을 다 털었어요. 자리가 끝나고 나면 4개에 만원 짜리 맥주를 먹었어요. 다 먹은 캔을 모아서 팔고 싶을 정도였다니까요. (웃음) 제가 이 영화를 하고 싶었던 큰 이유가 제작자님이 너무 자랑하셨어요. 배우들과 같이 현장을 즐기는 게 너무 행복했다고요. 거기 끼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했는데 그 덕분에 10년 치 술은 다 마셨네요. (웃음)”

이번 영화에서는 이광수, 성동일, 권상우 세 명의 트리플 콤비 플레이가 관전 포인트다. 이광수는 탐정이라는 소재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성동일과 권상우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며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 1편에서는 캐릭터를 잡는데 시간을 할애했다면 ‘탐정: 리턴즈’에서는 구축돼있는 캐릭터를 안정화시키고 마음껏 매력을 발산해야 했다. 이언희 감독은 특히 이광수와 권상우에 대해 언급했다.

“이광수 씨는 영화 촬영 전부터 이미 제 마음의 ‘찜’ 돼있었어요. ‘좋은 친구들’에서 정극 연기를 튀지 않게 하시는 걸 보면서 우리가 흔히 갖는 인상과는 달리 많은 걸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죠. 또 ‘마음의 소리’가 웹드라마로 나왔을 때 우연히 보게 됐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어떤 걸 그렇게 반복적으로 본 적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코미디가 주는 위안이 분명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이광수 배우님이 코미디를 하고 싶게끔 만들어주셨다고 볼 수 있어요. (웃음) 권상우 배우님은 현장에서 대본 마스터라고 불렀어요. 센스가 정말 좋아요. 말한마디를 툭 던져도 재밌는 사람이죠.”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 이언희 감독은 ‘가십’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 섬세한 연출력을 발휘하는데 좋은 수단이 된다. 캐릭터의 구체적인 성향, 외모, 관계를 구축하는데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 이언희 감독이 가지고 있는 관찰력과 호기심은 ‘탐정’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됐을 터다.

“저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이 많고 가십을 좋아해요. 한동안 ‘내가 왜 가십을 좋아하지?’ 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는 가십이 표면적인 문제가 궁금한게 아니라 이유가 궁금해요. 누가 사겨도 왜 사귀는지가 궁금하죠. 무척 달라 보이는데 공통점이 있다는 게 재밌잖아요. 결국은 제가 지금 이런 직업을 가지게 될 수 있는 이유는 저의 ‘호기심’ 덕분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 영화에서 제 호기심은 배우들이었어요. 태수가 성동일 배우님, 대만이 권상우 배우님 그대로 였기 때문에 배우들의 대화를 듣고 관찰하는 게 일이었죠.”

‘흥행 감독’. 대한민국의 감독이라면 분명 거머쥐고 싶은 타이틀임에 틀림없다. 이언희 감독도 이에 대한 욕심이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는 흥행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일단 ‘매력’으로 승부를 보고 싶어 하는 감독이었다.

“제가 ‘미씽’을 끝나고 농담처럼 유명해지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주목 받는 걸 싫어 하는데도요. 하지만 제가 뭘 만드는데 있어서 믿음을 얻기 위해 증명해야 하는 에너지 소모가 있어요. 그런데 영화를 만드는데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데 증명하는데 에너지가 소모되니까 너무 아까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영화감독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자질은 결국 ‘매력’이 아닐까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사람들이 많이 보러 오게 될 것 같아요.”

2018년 여름, 이언희 감독은 또 다른 전환점을 맞게 됐다. 그는 영화를 예술보다는 ‘협동 작업’이라고 표현했고 이 신념을 ‘탐정: 리턴즈’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잘 녹여냈다. 그들의 팀 플레이가 돋보였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이언희 감독에게 그랬듯 관객들에게도 동일하게 올 여름 시원하고 유쾌한 ‘힐링’을 선사할 ‘탐정: 리턴즈’를 기대해본다.

‘탐정: 리턴즈’는 13일 개봉한다.

최하은기자 rinon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