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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기존의 코믹사극과는 확연히 다른 ‘임금님의 사건수첩’

기사 등록 2017-04-1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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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그동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코믹 수사 활극이 영화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누적관객 수 478만6259명을 동원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감독 김석윤)을 시작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 누적관객 수 490만 9944명)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 누적관객 수 866만 6208명)등은 기존의 딱딱한 사극 형식에서 벗어난 퓨전 사극으로 한국 영화장르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사극이라는 장르에 첫 도전한 이선균과 안재홍의 ‘남남케미’를 확인할 수 있는 ‘임금님의 사건수첩’이 그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26일 개봉예정인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예리한 추리력을 지닌 막무가내 임금 예종(이선균)과 천재적 기억력을 가진 어리바리 신입사관 이서(안재홍)가 조선판 과학수사를 통해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는 유쾌한 활약을 담았다.

이선균은 중저음의 매력적인 보이스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는 리더십과 과감한 추진력을 가진 예종으로 분했다. 그동안의 사극장르에서 임금의 역할은 그저 가만히 앉아서 신하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많았다. 그러나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이선균이 연기한 예종은 논어보다 해부학, 궁궐보다 사건 현장을 더 관심 있어 하며 민심을 뒤흔든 소문의 실체에 접근해가는 활약을 통해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 사진=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스틸 컷

예종의 옆에서 뛰어남, 그 이상의 기억력을 지닌 윤이서를 맡은 안재홍은 어리 숙한 모습으로 남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윤이서는 장원급제를 통해 예종에 대한 사명감과 원대한 포부를 안고 예문관 검열에 배속됐으나 자신의 생각과 달랐던 예종의 행실들로 잠깐 위기를 맞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깊은 충성심으로 극복하며 초반엔 예종에게 툭하면 구박 당했던 윤이서지만 극의 말미, 성장한 모습으로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허윤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실상 베일을 벗은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웹툰과 상당부분이 달랐으며 이는 문현성 감독이 제작 초기부터 중점을 둔 것이었다. 문 감독은 원작과 기본적인 인물설정만 동일시했으며 나머지 내용들은 차별 점이 있다. 이는 모티브가 존재한 작품이지만 관객들에게 전혀 다른 영화로 다가가려 했던 노력이 엿보인다.

▲ 사진=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스틸 컷

문현성 감독의 센스는 연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화의 세트장은 사극의 틀을 깨는 과감한 시도와 현대적 감각이 더해진 공간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작품의 주 배경이 되는 예종의 비밀공간은 입구부터 서양 고딕 건축의 둥근 아치형을 차용함으로서 공간의 특별함을 더했다. 또한 서양의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높은 천장, 그 위로 쌓아 올린 책, 공간을 가득 채우는 해부학 자료들은 자유분방하고 호기심 많은 예종의 성격을 드러냄과 동시에 젊고 모던한 감각을 보여준다.

또한 작품에서 예종은 백성들의 군주로서 스스로 악을 철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나라의 실세를 움켜쥐려고 하는 남건희(김희원)와 대립관계를 형성한다. 이는 자연스레 최근까지의 시국을 연상케 하지만 문 감독은 “시국을 염두하고 쓴 것은 아니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다음에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도전해 보고싶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사극이 처음이지만 이를 무색할 만큼 잘해낸 이선균과 안재홍의 호흡, 곳곳에 신경 쓴 문재홍 감독의 연출은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코믹 수사 활극의 흥행노선을 함께할 수 있을까. 26일 개봉예정. 러닝타임 114분.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