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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vs'의뢰인' 법정다룬 영화 '法 대 法'

기사 등록 2011-09-3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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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상준기자]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도가니'와 실제 사례를 조합한 가상의 사건을 스릴러로 재탄생시킨 영화 '의뢰인', 두 영화는 모두 법정을 무대로 하고 있다.

'도가니'가 22일 개봉 이후 충격적인 고발로 강한 사회적 파급력을 가지며 흥행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법정 영화인 '의뢰인'이 29일 개봉했다.

'도가니'는 동명의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지난 2000년부터 5년 동안 광주의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실화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실화가 전하는 진실에 힘입어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의뢰인'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은 아니지만 '아내살해', '시신없는 살인사건' 등 현실에서 유사한 사건의 사례들이 존재하고 있고 새로 도입된 배심원 제도를 영화 소재로 끌어들여 관객들과 같이 호홉하는 법정 스릴러 영화를 완성시켰다는 평이다.

이들 영화는 모두 법정싸움을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하고 있고 각각 '장애아 성폭력'과 '아내살해'라는 충격적인 키워드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 싸움의 양태는 너무도 다르다. '도가니'가 힘없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법의 무례함을 여과없이 보여줬다면 '의뢰인'은 변호사와 검사의 치열한 공방을 다룬 심리스릴러에 가깝다.

'도가니'가 보여준 재판과정은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되기 전, 법이 권력과 인맥에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이며 진실을 덮어버리는 모습을 스크린에 옮겼다. '도가니'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이게 맞는거냐"고 되묻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가 던져준 충격적인 영상에 정서적인 파괴를 당하고 분노한다. 또 이들은 어처구니 없는 판결에 대해 배심원이 돼 '일사부재리'의 원칙의 무덤에 묻힌 사건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

'의뢰인'은 시신과 증거가 없는 살인을 다루고 있다. 피살자의 남편을 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검사 박희순와 변호사는 철저한 논리싸움과 영리한 배심원의 감정 조정을 통해 사건을 풀어나간다.

'도가니'가 '감정의 창'을 가지고 불합리한 법정에 항거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면 '의뢰인'은 논리 대 논리로 맞붙는 '논리의 방패'를 활용한 영리한 법정싸움을 그려낸다.

박상준기자 sj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