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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30년 세월의 2인 1역이 전할 짙은 감성

기사 등록 2016-11-1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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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 기욤 뮈소가 집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그런 인간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오는 12월 극장가를 찾아온다.

16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 제작보고회에는 메인 예고편부터 캐릭터 영상, 모션 포스터까지 공개한 이후 마련된 연출을 맡은 홍지영 감독, 주연배우 김윤석, 변요한, 채서진이 함께 했다.

이날 자리한 멤버들은 각자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김윤석은 “드디어 올 게 왔구나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고 변요한은 “저도 긴장되고 하지만 이제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자리라서 기대와 설레임이 가득하다”고 이어 받았다.

채서진은 전혀 떨리지 않는 것 같다는 말에 “너무너무 긴장돼서 떨리고 설레고 안 믿긴다”라고 답변했고 홍지영 감독은 “3년 만이다. 매년 찾아 뵙고 싶은데 준비를 하다보니 이렇게 걸렸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현재의 수현(김윤석)이 과거의 수현(변요한)을 만나 연아(채서진)와의 일을 변화시키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인 1역이라는 독특한 역할을 맡게 된 김윤석과 변요한은 각자 ‘남남케미’에 대해 털어놨다.

김윤석은 “알다시피 한 번도 실패한적 없다. 이번에도 성공할 듯하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 현장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는 이어 “이번 영화 속에서는 서로 싫어하고 경고, 협박을 하기도 한다. 그런 게 원작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장점인거 같다”고 소개했다.

이에 변요한은 “제가 케미라고 말하기에는 그렇고, 선배님하고 같이 연기하면서 제가 언제 선배님한테 대들어보겠나. 대사가 그렇게 표현돼있어 대사에 충실하게 표현하면 제가 많이 대들고 있더라”라며 “목적 때문에 연기를 주고받았을 때 일어나는 불꽃들이 후배입장에서 너무 감사하다. 그래서 아버지 이후로 오랜만에 뒤풀이 때 편지 써서 드렸다”고 밝혔다. 김윤석은 이 말에 “글씨가 최선을 다해서 볼 수밖에 없는 그런 글씨였다”라고 덧붙에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이 합심하게 되는 연아 역의 채서진은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것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캐스팅된 날 아침에 감독님께 문자가 받았는데 아직도 남아있다. 평생 못 지울 거 같다”며 “그때 내용이 ‘단정해서 말할 순 없지만 같이 잘해보자’였다. 그날 하루는 계속 넋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다”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번 작품은 캄보디아 해외촬영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현재의 수현이 의료진으로 캄보디아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헬기가 나오기도 한다며 김윤석은 “배우는 저랑 김호정씨만 갔다. 헬기를 띄우고 프로펠러를 돌리고 하는 게 생각보다 빠듯했다. 해도 빨리 졌다”라고 설명한 후 “헬기가 내려오면 바람이 밑으로 부니까 오두막에 모든 것이 날아가고, 배우랑 스태프들이 비명소리로 난리였다. 착륙을 하지 않아도 다 쓸어가더라. 예쁘게 분장한 김호정씨 얼굴이 흙투성이가 되기도 했다”고 상황을 묘사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다들 말라리아 약을 먹었다. 그런데 각본 수정 때문에 캄보디아어 선생님이 급하게 오셨다. 그분 약이 없었다. 그래서 제걸 드렸다”며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뭐가 날아다니기만 해도.. 여성분이시고 그 대사 몇마디 때문에 오셨는데 손에 쥐고 있는 걸 숨길 수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털어놔 현장의 유쾌함을 전했다.

홍지영 감독은 “첫 촬영날 해외촬영이었다. 85세 노인분이셨는데 키가 190cm에 눈이 신비로운 회색빛어서 딱이라고 생각해 노인 역으로 캐스팅했다”며 “그런데 리딩을 하는데 전혀 못 외우시더라. 그러면서도 김윤석 선배님의 영화를 봤다고 100번 정도 말하셨다. 반가움에 어필을 하셨던 거다”라고 독특한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 속처럼 30년 후의 나를 만나면 어떨거 같냐는 질문에 변요한은 “이번 작품을 찍어봤기 때문에 나를 만난다면 ‘아무 말 하지마’하고 도망갈 거다”라고 답변했다. 또 채서진은 “과거 바꾸려고 온 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며 “현재에 충실해야겠다 싶다. 안 반가울 거 같다”라고 털어놨다.

반면 홍지영 감독은 “저는 하고 싶은 질문이 두 가지 있다. ‘난 지금보다 현명해졌나요?’ ‘우디 앨런,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생산력이 있는 감독인가요’. 저는 반가울 거 같다”라고 솔직한 답변을 남겼고 김윤석은 “30년 후의 제가 찾아온다면 ‘살아있는거죠? 너무 감사합니다. 송강호는요? 살아있어요?’라고 묻겠다”라는 재치 만점의 연기를 펼쳤다.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 어떤 식으로 다가오냐는 질문에 김윤석은 “양날의 검인 거 같다. 제가 ‘완득이’처럼 소설 원작을 해본 적 있다. 좋은 점은 소설이라는 단단한 구조가 아주 믿음직스럽게 녹아들면서 좋은 느낌이란 거고, 걱정이 되는 건 소설을 능가할 수 있을까, 굳이 소설이란 장르만이 표현하는 걸 훼손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 하지만 시너지가 잘 이뤄진다면 올 겨울 푸짐한 선물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 거의 성공할 거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변요한과의 연인 연기를 펼친 채서진은 “요한 오빠가 노래를 틀고 다니신다. 그래서 분장실에서도 항상 재밌는 노래를 듣고 촬영장에서도 노래를 부르신다”라며 “기차역 촬영 중에 그 장면 찍기 전 타이타닉 O.S.T였나? 그걸 틀어주시더라. 그런게 기억에 남는다. 재밌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배우들의 2인 1역, 연인 연기 등 다양한 케미스트리를 한껏 드러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김윤석과 변요한, ‘믿고 보는 배우’들의 만남이 과연 관객들에게 겨울에 걸맞는 감성을 선사할 수 있을까. 오는 12월 극장가를 주목할 이유이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사진 김혜진 기자 hyejin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