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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슬의 가요방정식] 제목, 독특해야 뜬다? ‘ㅇㅇ’부터 ‘ㅎㄷㄷ’까지

기사 등록 2016-07-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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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독창적 별명 짓기 예를 들면 꿍디꿍디 (중략) 정말 난 NU 예삐오”, “슈파두파디바”, “슈비두비 샤라라라 우리 둘이 야야야야”

2010년대, 불과 4~5년 전만해도 유행처럼 번진 외계어 제목과 가사들이 자취를 감췄다. 이후 고개를 든 것은 키워드를 활용한 노래 제목과 가사다. 한번 들으면 귀에 꽂히는 제목과 가사들은 단순한 듯 하지만 이에 따른 의미를 내포, 새로운 현상으로 자리매김하며 과거와 또 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다.

키워드 제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다. PC통신과 인터넷의 보급화로 네티즌들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들이 대중음악에도 번진 것. 대중음악의 주요 소비자가 젊은 세대로 이동했기 때문에 세대에 적합한 제목과 가사들이 나오고 있다.

몰릭의 ‘ㅋㅋㅋ’(2010년), 태사비애의 ‘ㅂㄱㅅㅇ’(2013년) 등도 있지만, PC와 모바일 메신저에서 숱하게 주고받는 함축적인 단어들로 이뤄진 곡들이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먼저 2014년, 케이블채널 Mnet ‘보이스 코리아 시즌1’에서 활약한 강태우는 지난 2014년 싱글앨범 ‘ㅇㅇ’을 발매했다.

‘ㅇㅇ’은 인터넷 채팅용어로 알았다는 뜻으로 쓰인다. 강태우가 직접 작사‧작곡한 ‘ㅇㅇ’은 멀어진 서로의 모습을 확인한 뒤 가슴 아픈 이별을 하는 연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ㅇㅇ’이란 답장 하나에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목에 녹여냈다.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를 제목에 사용, 공감대를 형성한 것.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곡은 또 있다. 지난달 6월 2년 만에 정규 4집 ‘내사노사(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를 들고 컴백한 장기하와 얼굴들이 주인공. 이들은 생활 밀착형 제목과 가사로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이번앨범 타이틀곡인 ‘ㅋ’는 “너는 쿨쿨 자다가 아주 짧게 ㅋ 한 글자만 찍어서 보냈다”, “나는 큰 결심을 하고서 보낸 문잔데 너는 ㅋ 한 글자로 모든 걸 마무리해버렸어” 등의 가사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공감을 받았다. ‘ㅋ’라는 한 단어에 사랑의 의미를 부여한 것.

장기하는 최근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ㅋ’은 모바일체다. 요즘은 문어체, 구어체가 아닌 모바일체가 따로 있는 것 같다. 이 것을 표준어로 등재하려고 주장할 상황은 아니지만 ‘ㅋ’은 모든 사람들이 쓰는 단어다. 그래서 ‘ㅋ’ 하나만으로 곡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라고 ‘ㅋ’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대세 힙합 뮤지션 박재범 역시 대세를 따랐다. 지난 13일 앨범 ‘씬스틸러스(Scene Stealers)’를 공개한 박재범은 더블타이틀곡의 제목을 ‘ㅎㄷㄷ(PUT'EM UP)’이라고 지었다. ‘ㅎㄷㄷ’은 후덜덜의 줄임말로서 매우 놀랍거나 두려울 때를 표현한 말이다.

‘ㅎㄷㄷ’ 가사를 살펴보면, “내 목걸이 시계는 후 ㄷ ㄷ ㄷ ㄷ”, “내 스케줄을 보면man 후 ㄷ ㄷ ㄷ ㄷ” 등 놀라움의 감정을 풀어내고 있다. 박재범이 지닌 특유의 개성과 에너지가 ‘ㅎㄷㄷ’이란 제목과 조화롭게 이루어져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간결한 제목과 가사는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수용자들의 뇌리에 박히는 효과가 있다. 또 일상에서 쉽게 쓰이는 단어들로 제목을 설정했기 때문에 궁금증을 불러오게 한다. 즉, 듣는 이들이 해석을 하도록 만들기에 신선함을 더했다. 이처럼 키워드를 앞세운 제목과 가사는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사진=이슈데일리DB, 두루두루amc, AOMG)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