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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퍼즐] 재난 영화의 최고봉 ‘아마겟돈’ 한국판 캐스팅은?

기사 등록 2017-02-17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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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영화 '아마겟돈' 스틸 컷
[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하고 도전하는 이슈데일리 기자들. 회의를 통해 탄생한 시리즈가 있었으니, 이름 하여 ‘캐스팅퍼즐’. “내가 감독 또는 작가라면 이렇게 하겠어!”를 바탕으로 한 내 마음대로 캐스팅이다(사심이 담길 수도 있다). 범주는 다양하다. 영화부터 드라마, 웹툰까지 이슈데일리 기자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작품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이번주 ‘캐스팅 퍼즐’의 작품은 재난 SF 스릴러 영화의 최고작 ‘아마겟돈’이다. ‘아마겟돈’은 시추전문가들과 우주 비행사들이 지구로 날아드는 소행성을 파괴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아마겟돈’은 미국 동무 갑작스럽게 운석이 떨어지면서 재난의 시작을 알린다.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를 파괴할만한 소행성이 다가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후 NASA 측은 시추 전문가들을 우주로 보내 소행성 내부에 구멍을 내고 핵폭탄으로 폭파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극중 캐릭터를 들여다보면 색깔이 뚜렷하다. 시추 전문가들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NASA 직원들은 올바른 행동과 냉철함, 정확함을 가지고 모든 일을 수행한다. 판이하게 다른 이들은 ‘지구 멸망’이라는 극한 상황 속 크게 상충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이 같은 영화의 불안 요소들은 흥미를 돋우게 한다. 그렇다면 한국 배우들 중 ‘아마겟돈’ 캐릭터들과 어울리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 사진출처=영화 '아마겟돈' 스틸 컷' 이슈데일리 DB# 해리 스탬퍼(브루스 윌리스) - 황정민

한 평생을 석유 시추 현장에서 살아온 해리 스템퍼. 고집불통에 불같은 성격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또한 딸인 그레이스 스템퍼(리브 타일러 분)에게는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항상 갈등을 빚는다. 하지만 그는 석유 시추 업계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실력자이며 사고뭉치 직원들을 한데 모아 이끌어가는 리더쉽을 가진 사내다. 특히 그는 투박하지만 딸과 직원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각별하다.

거칠지만 섬세함까지 지닌 배우. 한국 배우들 중에서 딱 한 사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달콤한 인생’ ‘아수라’ 등에서 황정민은 소름 돋는 악역연기로 공포감을 선사했다. 그렇지만 그는 ‘히말라야’ ‘신세계’에서 (색깔이 많이 다르지만) 까칠한 성격 안에서도 자신의 편을 끝까지 챙기는 모습을 나타낸다. 또한 거친 모습의 황정민은 브루스 윌리스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 사진출처=영화 '아마겟돈' 스틸 컷' 이슈데일리 DB# A.J 프로스트(벤 에플렉) - 류승범

A.J는 해리 스탬퍼의 아픈 손가락이다. 그는 그레이스 스템퍼와 교제를 하면서 해리 스템퍼에게 밉보인다. 그럼에도 그의 실력은 출중하다. 해리 스템퍼는 소행성을 파괴하기 위해 자신과 묘하게 닮은 듯한 A.J가 꼭 필요했다. 결국 둘은 소행성으로 떠나게 됐고, 이후 극중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A.J역에는 천덕꾸러기이지만 왠지 신뢰가 가는 인물을 생각했다. 류승범은 ‘시체가 돌아왔다’ ‘수상한 고객들’에서 실수하는 장면도 여럿 있었고, 익살스러운 면도 부각돼 조금은 가볍게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허술하다는 이미지와 어울리진 않는다. 오히려 위기를 능청스럽게 기회로 바꾸는 기지를 보이며 어떻게든 목적을 이뤄낸다. 더불어 류승범의 표정은 묘한 장난끼가 돌지 않는가. 이와 함께 해리 스템퍼 역의 황정민과 ‘부당거래’ ‘사생결단’에서 보여줬던 ‘케미’와는 다른 부자 같은 모습을 나타내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상상도 해본다.

▲ 사진출처=영화 '아마겟돈' 스틸 컷' 이슈데일리 DB# 그레이스 스탬퍼(리브 타일러) - 이성경

어머니는 떠나갔고 자신은 아버지에게 남겨졌다. 그레이스 스탬퍼는 자신을 평생 석유 현장에서 보내게 한 해리 스템퍼가 좋지 않다. 특히 A.J 프로스트와 연애를 반대하는 해리 스템퍼의 모습은 꼴불견이다. 이때 지구의 존망이 해리 스템퍼의 손에 맡겨지고, 그레이스 스템퍼는 치기 어렸던 자신의 모습을 씻어내기 시작한다.

리브 타일러라는 배우 자체의 이미지인가 아니면 극중 배역이냐. 두 요소에 대해 고민이 됐던 것 같다. 이 두 가지의 중첩점을 찾은 배우가 이성경이었다. 이성경은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불량 학생을 맡아 대중의 눈도장을 받았다. 비록 이후 그가 공주 같은 배역을 맡아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지만 그레이스 스템퍼라는 역을 소화하기에 가장 무난한 인물인 것 같았다.

▲ 사진출처=영화 '아마겟돈' 스틸 컷' 이슈데일리 DB# 댄 트루만(빌리 밥 손튼) - 정진영

갑작스러운 소행성 출연으로 댄 트루만 NASA 국장은 위기를 타개해야 했다. 이때 그는 천리안을 가지고 해리 스템퍼에게 도움을 청한다. 해리 스템퍼들의 사람들은 막무가내이고 우주 비행 시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지만, 댄 트루만은 그들을 믿으며 계획을 강행한다. 그의 뛰어난 안목은 ‘아마겟돈’을 피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지적이면서 나이가 중년인 배우를 찾고 싶었다. 그 역할로 정진영은 나무랄 데가 없어보였다. ‘판도라’ ‘7번방의 선물’ 등 그는 항상 장(將)의 위치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왔다. 또한 공격성 보다는 부드러운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정진영의 모습은 댄 트루만과 매우 흡사했다.

한동규기자 eor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