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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영화] ‘조선마술사’, 관객에게 특별한 공간을 선사하다

기사 등록 2015-12-2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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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속보팀] 12월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조선마술사(감독 김대승)’는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영화다. 조선시대 마술사라는 특이한 소재와 고아라-유승호라는 케미가 돋보이는 주연배우, 그리고 다채로운 조연배우들까지 연말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영화 ‘조선마술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영화 속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감각이다. 그간 사극에선 보기 드문 제3의 공간을 창조해 사극영화 팬들에게도 새로운 충격을 선사한다. 바로 ‘물랑루’라는 극장이다.

물랑루에 대해 김대승 감독은 “기존 질서, 계급 구조조차 없어져버린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그의 의도대로 디자인된 물랑루는 환희(유승호 분)에게 ‘무대’라는 공간을 부여한다. 그간 영화 속 천민들은 바닥이 곧 무대였지만 이 영화는 천민에게 무대를 주고 구경꾼들에게 바닥을 내줘 계급과 높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내민다.

또 물랑루는 마술을 펼치는 곳이다. 보통 남사당패의 공연은 양반과 왕족의 실상을 까발리는 풍자를 바탕으로 하나 ‘조선마술사’는 독특하게도 비밀 뒤 진실이 아닌 ‘비밀’ 자체가 하나의 공연이 된다.

물랑루라는 이름은 ‘물랭루즈’라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의 번화가 클리시거리에 있는 댄스홀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관객석이 층으로 구분되는 건 엘리자베스 시대 극장을 본 딴 것이고 천정이 없고 소나무 등의 자연물과 공존하는 건 그리스 시대 원형극장을 닮았다. 한마디로 서양식 공간의 집대성을 조선시대에 위치시켜 다른 영화에서 접하기 힘든 신선함을 안겨준다.

별 거 아닌 듯 보이는 공간이 사극이란 흐름에서 놓고 보면 이처럼 다채롭게 해석될 수 있다. ‘조선마술사’는 마술이란 소재를 취한 만큼 영화 속에서 흥미로운 장치가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장치들과 물랑루라는 공간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시선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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