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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누가 잘했나] 혼란의 사춘기 겪고 성숙해진 캐릭터들은?

기사 등록 2017-04-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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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넘쳐난다.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르는 그들을 하나의 주제에 놓고 선별해 볼 필요가 있었다. <편집자 주>

사춘기(思春期). ‘봄을 생각하는 시기’로 풀이되는 사춘기는 성숙한 성인이 되기 위해선 누구나 거쳐 가며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도 한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재미부터 감동까지 선사하는 질풍노도의 캐릭터들을 만나보자.

▲ 사진=영화 '아빠는 딸' 스틸 컷

# ‘아빠는 딸’ 원도연(정소민)

지난 12일 개봉한 ‘아빠는 딸’(감독 김형협)은 아빠 원상태(윤제문)와 원도연(정소민)의 바디 체인지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을 담았다. 세상에서 둘도 없는 부녀지간이었던 원상태와 원도연. 딸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딸바보’ 원상태는 사춘기를 맞은 원도연과 점점 멀어진다. 급기야 원도연은 아빠와 빨래도 섞기 싫어하며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남 같은 관계가 되어버렸다.

원도연은 아빠를 이해할 수 없다. 이해와 공감 혹은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본인은 관심도 없는 공부를 매일 강요하며 잔소리만 늘어놓기 때문. 원도연은 짝사랑하던 선배와 첫 데이트 할 기회를 앞뒀고 아빠 또한 1년 내내 준비한 프로젝트로 승진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서로의 몸이 바뀌게 된 이들은 기다려온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바뀐 몸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도연은 아빠의 회사에 직접 다닌 후에야 비로소 아빠를 이해하게 된다. 아빠가 겪고 있는 사회는 냉혹했으며 아빠의 위치에서 감당해야 할 무게 또한 상당했기 때문. 또한 ‘일주일동안 싸우지 않아야 몸이 돌아온다’는 전제는 멀었던 부녀의 관계를 가깝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며 도연은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게 된다.

▲ 사진=영화 '바다 쪽으로, 한 뼘 더'스틸 컷

#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원우(한예리)

독립 영화 ‘바다 쪽으로, 한 뼘 더’(감독 최지영)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꿈을 꾸는 열여덟 소녀 원우(한예리)와 그 소녀의 달콤한 꿈 때문에 불행한 엄마 연희(박지영)의 성장이야기를 담은 작품. 원우는 성인의 0.1%만이 앓는다는 기면증으로 인해 시험을 보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픽픽 쓰러져 잠 속으로 빠져든다. 남편 없이 원우를 키우는 연희는 그런 딸을 마음 졸이며 지켜본다.

안타까운 시선으로 딸을 바라보는 연희와 그런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원우는 봄바람 같은 사랑과 함께 찾아온 일상의 변화 속에서 갈등을 드러내고 티격태격하며 한 뼘 더 성장한다. 극의 말미, 원우는 기면증으로 인해 도전하지 못 했던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고 자전거가 힘차게 나아가듯 앞으로 펼쳐질 삶을 향해 내딛는다.

▲ 사진=영화 '17 Again' 스틸 컷

# '17 Again' 마이크 오도넬(잭 에프론)

‘17 Again'(감독 버 스티어스)의 마이크 오도넬(잭 에프론)은 인기절정의 고교 농구 스타로 대학 스카우터들로부터 장밋빛 미래를 보장받지만,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여자친구 스칼렛(레슬리 만)과의 사랑을 선택한다. 그러나 20년 이후 마이크의 삶은 불행 그 자체다. 그토록 사랑하던 스칼렛과는 별거상태이며 아빠를 인생 낙오자로 생각하는 딸 매기와 아들 알렉스와는 소원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는 자신의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며 고등학교를 방문하고 의문스러운 청소부와 만난다. 이후 다시 만나게 된 청소부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마이크는 17살로 돌아가게 된다. 그토록 바라던 삶을 다시 살게 된 마이크. 그러나 그는 당시의 모든 경험을 통해 완벽한 삶을 선택해왔으나 깨닫지 못했던 것임을 알게 된다.

앞서 소개했던 캐릭터들과 마이크는 다소 다른 면이 있다. 사춘기 시절,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며 이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스스로 족쇄를 채워 나아가지 못했음을 깨닫고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난다.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