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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이병헌 표 '바람 바람 바람' 불륜 미화 우려 벗을까

기사 등록 2018-03-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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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연 기자

[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 '바람 바람 바람'은 불륜 미화 시선을 거두고 '스물'에 이은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22일 '바람 바람 바람'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이병헌 감독,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이 참석했다.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봉수,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치명적 매력을 가진 제니가 나타나면서 생기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다.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원제 Men in hope, 2011)을 원작으로 했다.

이병헌 감독은 '바람 바람 바람'을 연출하게 된 이유로 "체코 영화가 원작이다.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다.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원작에서는 감정보다는 상황을 따라가는 이야기였다. 인물들이 이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행동이 없었다. 그런 지점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이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고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각 캐릭터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바람이라는 일탈로 엮인다. '불륜미화 조정'이라는 우려의 시선에 이 감독은 "막장 코미디에서 고치길 원했다면 시작을 안했을 것 같다. 일상에서 작은 일탈에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궁금증으로 시작했다"며 "불륜은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는 가장 큰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코미디다보니 가볍게 느껴지고 미화하거나 옹호하는 해석이 될 법한 여지가 있기에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바람이라는 행동에 외로움이란 핑계를 댄다. 외로움의 당위성을 (바람에서) 찾을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하찮은 쾌감에 대한 허무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배우 이성민은 20년 동안 바람을 펴온 석근 역을 맡았다. 이성민은 촬영 초반부 자신의 연기에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대본과 디렉션에 충실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건 초반 감독님과 작업할 때 버벅거리는게 티가 나는 것 같다. 초반 감독님의 디렉션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걸 느꼈다"며 "이병헌 감도고가 함께 작업하는 자체가 새로운 시도다. 후반에는 이해를 하고 연기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잘돼도 감독님 덕분, 안 돼도 감독님 때문이다. 대사 재미에 특출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분이다. 개인적으로 저는 극찬을 했다"고 전했다.

신하균은 뒤늦게 바람에 빠진 봉수 역으로 등장, 송지효와 8년차 부부를 연기했다. 신하균은 "모든 연기가 어렵지만 코미디는 더 어렵다. 이병헌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코미디의 뉘앙스를 살리려면 템포와 리듬감을 맞춰 했다. 또 캐릭터에 감정을 실어야해 쉽지 않았다"고 코미디 연기를 선사한 소감을 밝혔다.

송지효는 미영 역을 연기하기 위한 주안점을 묻는 질문에 "현실 남매, 현실 부부처럼 보이고 싶었다. 제가 9년 동안 하고 있는 프로그램만 둘러봐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현실적으로 가족 사이에 제니란 사람이 들어왔을 때 느낌도 현실적으로 해야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었다. 저도 영화를 보고 조금만 더 감독님의 디렉션을 이해하고 적응하면 좋지 않았나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에 아쉬움을 전하자 이병헌 감독은 "리액션이나 말투에서 관객들의 예측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배우들은 상황에 맞는 연기를 해주셨다. 저는 그것에서 조금 벗어나 이 인물이 다음에 어떤 행동과 대사를 할까 궁금증을 갖게 하고 싶었다"면서 말을 보탰다.

이어 "캐릭터들의 감정이 어려웠다. 전사도 설명도 없고 정해놓은 것 가지고 표현을 해야 했다. 부정적인 소재고 장르는 코미디라 의도했던 거소가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어 밸런스를 맞춰야 했다. 말투 하나도 정해놓고 가지 못했다. 현장에서 들어보고 결정해야 했다. 제 디렉션이 어려웠다는 건 제가 현장에서 헤맸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탈과 갈등의 원인이 되는 제니 캐릭터과 관련해 "제니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전사를 제가 만들어야 했다. 잘못하면 개연성이 떨어질 수 있어 각색하며 두 달 정도는 키보드에 손을 못올렸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병헌 감독은 불륜이란 소재와 코미디란 장르의 만남이 자칫 다른 해석으로 보여질지 고민이 보였다. 관객들은 그의 뜻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불쾌할지 유쾌할지 해석은 관객들의 몫이다.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