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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퍼즐]‘2016 고스트버스터즈’ 한국판으로 재구성 해본다면?

기사 등록 2016-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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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하고 도전하는 이슈데일리 기자들. 회의를 통해 탄생한 시리즈가 있었으니, 이름 하여 ‘캐스팅퍼즐’. “내가 감독 또는 작가라면 이렇게 하겠어!”를 바탕으로 한 내 마음대로 캐스팅이다(사심이 담길 수도 있다). 범주는 다양하다. 영화부터 드라마, 웹툰까지 이슈데일리 기자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작품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1984년, 1990년 과학으로 비 과학의 범주인 유령을 잡는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시리즈를 이어오며 유쾌한 SF 판타지를 선사한 ‘고스트버스터즈’. 32년만인 올해 리메이크 작으로 작품명 ‘고스트버스터즈’(감독 폴 페이그)를 유지하며 새롭게 관객들을 찾았다. 여성 캐릭터로 성별은 반전한 뒤 말이다.

성(性)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속 시원하게 꼬집은 미러링이 돋보이는 이번 ‘고스트버스터즈’를 한 번 보고 지나치기에는 그 가치가 아깝다고 판단, 한국 배우들을 대입해보며 여운을 곱씹어보기로 했다. 필자 주관대로 소환된 당찬 40대 배우들은 누구일까.

# 애비 예이츠(멜리사 맥카시 분) - 홍지민

귀신 잡는 해병대를 능가할 유령 잡는 언니들에서 애비는 멤버들의 중축 역할을 하는 만큼 가장 옹골진 몸매에 확고하고 별난 정신세계, 당찬 말투를 자랑한다.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히트’, ‘스파이’ 등으로 코미디 천재임을 입증한 멜리사 맥카시는 친근하면서도 사랑스러움을 겸비한 매력으로 애비를 완성시켰다.

그런 애비를 보고 있자니 푸근한 외모와 함께 생기발랄하며 긍정적인 기운을 전하는 뮤지컬배우 홍지민이 떠오르더라. 리더십 좋게 주변인들을 모아 으쌰으쌰 용기도 주고 바지런하게 목표를 향해 잘 나아갈 것만 같다. 그 웃는 얼굴에 묘한 힘이 있어 어떠한 제안이라도 금세 설득 당할 것 같다. 유령 잡기도 물론.

# 에린 길버트(크리스틴 위그 분) – 유호정

애비의 기상천외함에 손을 내저으면서도 어느 샌가 동참하는 에린. 물리학 박사와 교수라는 직함에 걸맞게 무릎 밑 길이의 체크 정장차림으로 외적으로는 고구마 답답이, 옹고집 같지만 내면에는 들끓는 열정이 잠재한 인물이다. 진지함 가운데 엉뚱함이 곳곳에서 삐져나오는 에린은 ‘SNL’,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마션’으로 유명한 크리스틴 위그가 연기했다.

다소 어색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욕망을 품고 있는 엘리트 미녀 이미지로는 유호정이 가장 잘 부합된다고 판단했다. 갸름한 얼굴형에 선한 눈매, 가녀린 외형이 제법 비슷한 느낌이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의 엘리트 최연희에서 안하무인한 점을 빼면 또 얼추 맞을 것도 같다. 연약해 보이지만 다부진 면이 엿보이는 유호정이 작업복을 입고 광선총을 든 모습도 묘한 쾌감을 줄 것 같다.

# 질리언 홀츠먼(케이트 맥키넌 분) – 이아현

어떻게 보면 가장 까다로운 캐스팅이었다. 남 일에 하등 관심 없는 마이웨이에 과학에 미친 매드사이언티스트, 여기에 보이쉬함까지 갖출만한 배우가 단번에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 후보에는 김지호와 고현정까지 올랐다. 김지호는 외모 면에서는 가장 적합했지만 ‘똘끼’를 표현하기에 부족한 감이 있었고, 고현정은 캐릭터 개성을 잘 표현할 것 같았지만 여성미가 짙었다.

문득 이지적이면서 털털하고 보이쉬한 스타일도 어울리며 4차원 멘탈 표현에도 무리 없는 전체적인 아우라가 이아현을 연상시켰다. 타인이 범접하지 못할 세계를 영위하며 그 속에서 무언가를 떠올리며 미소 짓는 모습, 자신만의 흥으로 어딘가 기운이 업 되어있는 신비로운 이미지가 독보적이다. 실제로도 명확한 논리가 잡혀있는 사람일 것 같다.

# 패티 톨런(레슬리 존스 분) - 라미란

외형이 다르다고 갸우뚱하는가. 입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40대 여배우 중 아니, 현존하는 한국 여배우들 가운데 이렇게 차진 입담과 코미디를 시전 할 인물이 있을까. 그냥 코미디로는 부족하다. 시쳇말로 ‘골 때리는 코미디’여야 한다.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과 함께 ‘SNL’에 화려한 족적을 남긴 레슬리 존스는 ‘고스트버스터즈’에서 유령들 정신 혼미하게 만드는 과격한 액션과 웬만한 래퍼들 싹 다 기죽이는 입담의 신스틸러 노릇을 톡톡히 했다.

매일이 반복되는 지하철 공무원으로 일하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유령이 출몰한 후 의뢰인으로 고스트버스터즈를 찾고선 이들에게 매료돼 이튿날 곧바로 크루로 합류할 정도로 무언가에 잘 꽂히고 즉흥적이다. 그만큼 의롭고 정이 많다고도 할 수 있겠다. 기센 언니들 사이에서 가장 당당한 애티튜드로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하는 패티는 라미란으로 낙점했다.

# 케빈(크리스 헴스워스 분) – 심형탁

섹시한 미모와 순도 100% 백치미 모두를 겸비한 한국 배우로는 심형탁이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바보 전쟁 - 순수의 시대’ 특집에 출연해 상상 초월의 뇌순남임을 입증한 심형탁이다. 그러면서 꾸준하게 다져온 근육질 몸매로는 여심 단번에 홀리는 반전매력을 자랑한다.

케빈은 섹시함으로 ‘버스터즈’의 심장을 폭발시키면서도 용납이 불가한 클린 뇌로는 인내심을 폭발시키는 달콤 살벌한 인물이다. 하지만 파이팅 넘치는 패기와 해맑은 미소로 무슨 일이 생기면 발 벗고 나서는 점은 예뻐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크리스 헴스워스가 그간의 진중한 이미지를 깨고 이미지 변신을 했다면, 심형탁은 본연의 모습 그대로 연기해도 충분히 케빈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사진=‘고스트버스터즈’ 스틸컷, 코엔스타즈, SBS funE ‘서인영의 스타 뷰티쇼 시즌4’ 방송화면 캡처, 제이와이드컴퍼니, 씨제스엔터테인먼트, MBC ‘라디오스타’)

한해선기자 churab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