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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X에스팀] 모델 정혁② “늦게 알아야할걸 일찍 배우고, 일찍 배워야할걸 늦게 배운 학창시절”

기사 등록 2017-04-2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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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은비 기자[이슈데일리 변주원기자]모델들의 일상은 어떨까. 그래서 준비했다.

‘이슈데일리’와 모델 매니지먼트 ‘에스팀’의 특급 컬래버레이션!

이슈데일리는 에스팀 소속 모델들을 만나 베일에 가려져 있던 무대 밖 모습을 ‘집.중.조.명’하고자 한다. 일상부터 취미, 솔직한 답변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편집자주>

#정혁_기본정보

이름: 정혁
생년월일: 1991년 9월 20일
성별: 남
활동:
-뮤직비디오: NCT DREAM ‘Chewing Gum’, 정기고’Nocturne’, 엘로 ‘ROSE’
-매거진: 보그걸, 코스모폴리탄, 나일론, 엘르, 데이즈드, 쎄씨, 더블유, 아레나, 로피시엘옴므 등
-룩북: 크레스에딤, 세인폴츠, 메인부스, 팬콧, 에픽소드, 루브루브, 소윙바운더리스, 김서룡 옴므 등

▶모델 정혁① “저를 보는 분들에게 에너지가 전해졌으면 좋겠어요”에 이어

올해로 27살인 정혁은 데뷔한지 2년차, 아직은 풋풋한 신인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비해 수많은 경험이 그의 경력란을 채우고 있다. 실제론 만나본 정혁은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해준다. 과연 그에겐 어떤 원동력이 있는걸까 그의 과거를 살펴보자

“사실 제가 어렸을때부터 워낙 힘들게 자라서 남들보다 철이 일찍 들었어요. 산전수전 다 겪었죠(웃음) 저희집이 워낙 못살아서 집도 작고, 아버지도 바쁘시다보니 절 딱히 챙겨주는 가족은 없었어요. 초등학교때부터 등하교도 혼자하고. 그러면서 성격도 더 어두워지고 소심해졌는데 그러니 또 왕따를 당하더라구요. 그래서 밝은 가면을 쓰기 시작했죠. 하지만 어린 마음에 그런 감정들을 표출하지 못해서 집에서 게임만 하면서 지냈어요. 아마 그런 생활이 고등학교때까지 이어진거같아요.”

▲ 사진=박은비 기자

그런 그에게도 어린 시절 첫사랑이 있었다. 하지만 정혁은 그닥 좋은 기억이 아니라며 말을 이어갔다.

“음.. 제 첫사랑은 아주 슬픈 러브스토리에요. 그때가 아마 초등학교 졸업한지 얼마 안됐을때 일거에요. 중학교 1학년쯤이요. 제 친구가 여자친구 소개 해준다길래 ‘알겠다’고 대답했죠. 그때는 여자친구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냥 친구라고 생각하고 소개받았어요. 같은 학교 친구였는데 연락을 주고받던 어느날 그 친구가 저한테 먼저 ‘사귈래?’라고 물어봤어요. 전 그땐 이미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사귀자’고 했죠. 다음날이 ‘로즈데이’여서 돈이 없지만 꽃을 사주고 싶어서 문방구에 가서 2000원짜리를 사서 줬는데 그 친구가 ‘어? 사귀자고 한 말 장난인데’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다른 친구가 엄청 좋은 꽃다발을 줬는데 그건 받아서 어린 제 마음에 큰 상처가 됐죠”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은 정혁은 그 이후 여자기피증이 생겼지만 군대 다녀 온 뒤 괜찮아졌다고 덧붙이며 그의 개그 본능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늘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하며 그 당시에도 좋은 친구들을 만나 덕에 지금의 정혁이 있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침 제가 고등학교 끝나갈때 쯤 괜찮은 친구들을 사귀었어요. 재미있고 그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까 밝은 모습이 많이 나온거 같아요. 친구들이 ‘너 재미있으니까 개그맨 해봐’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전 진짜 개그맨 하려고 야자도 빼고 연습도 많이 해서 소극장에서 공연도 했었어요. 그렇게 공연도 하고 좋은 주위사람들도 많이 만나면서 조금씩 괜찮아진거 같아요.”

덤덤하게 과거를 읊는 그 눈에서 과거의 정혁과 현재의 긍정적인 정혁 두 모습을 다 느낄 수 있었다. 또 그는 과거 경험덕에 열심히 하는 원동력과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 집에 돈이 없다는 것을 중학교때 쯤 알게 됐어요. 그래서 학창시절 집에서 돈 달라는 말도 잘 안했어요. 그리고 아버지 혼자서 저희 형제를 키우시다보니까 참 많은 일을 하셔서 밤 늦게 들어오시는 모습도 많이 봤고요. 제가 고3때 대학 진학 준비를 하잖아요. 전 그때 개그맨을 꿈 꾸고있었고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담임 선생님께 야간자율학습을 빼달라고 말씀드렸죠. 그 시간에 공연을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선생님께서 대학포기각서에 아버지 싸인을 받아오라고 하시는거에요. 어린 마음에 아버지께 그대로 말씀드리면서 종이를 보여드리니 묵묵히 싸인 해주시고 바로 나가셨어요. 한참뒤에 전 자려고 누워있는데 방 문틈 사이로 아버지가 울음을 참는 소리가 들리는거에요. 속상한 마음에 술을 드시고 들어오셔서 제가 못듣게 흐느끼시는데 그때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아요.”

▲ 사진=박은비 기자

정혁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어떤 이야기도 덤덤히 때론 웃으면서 이어갔다. 하지만 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오자 울먹거렸다. 그날 밤 본인의 행동이 아버지께 큰 상처가 됐을거라며 눈물을 흘리는 정혁은 아버지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만일 당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진심 어린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면..'으로 말 끝을 흐린
정혁이었다.

“지금도 아버지와 사이는 똑같아요. 저희 다 묵묵하고 크게 애정표현을 잘 안해요. 근데 아버지가 나이가 드시면서 여성스러워지셨어요. 예전에 굉장히 커보이던 아버지가 지금은 작아보이시고.. 술을 드시고 오시면 늘 미안하다고 말씀하세요. 후회하신다고. 그런데 전 괜찮거든요. 그건 어쨌든 제 삶이고 제 운명이잖아요. 그러실땐 마음이 저도 아프죠.”

정혁은 마지막으로 ‘남들보다 늦게 알아야 할 것을 일찍 배우고 일찍 배워야 할 것을 늦게 배웠다’며 본인의 어린시절 삶을 한줄로 정리했다.

▶정혁의 세 번째 이야기는 오는 5월 3일 공개됩니다.

변주원기자 e_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