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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틀텔레비전' 배윤정 욕설 논란, 그들에겐 '친근함 시청자들에겐 '추악함'

기사 등록 2016-02-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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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녹화방송에서 안무가 배윤정이 생방송 도중 손가락으로 특정 욕설을 떠올리게 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또한 게스트로 출연한 가희는 모르모트 PD에게 비속어를 말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했다. ‘마리텔’은 다음팟을 통해 누리꾼들에게 생중계되기 때문에 이들의 안하무인격인 행동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이에 배윤정은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방송 중에 너무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한 부분에 대해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해요. 잘 해 보려고 하다가…. 역시 방송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느꼈어요”라고 전했지만 이미 뿔난 누리꾼들은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그의 윤리 의식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마리텔’은 방송프로그램 중에도 가장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약 세 시간 정도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연예인들이 서로 시청자를 모으기 위해 경쟁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예능프로그램에선 연예인들이 섭외되고 그저 현장의 진행에 맞춰 방송한다면 ‘마리텔’은 직접 방송을 기획하고 게스트 섭외도 도맡아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출연자들에게 책임감을 고무시켜 일종의 주인 의식을 준다는 건 몹시 독려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 책임감을 넘어 ‘상전’이란 착각을 주고 있다면 그게 과연 옳은 것일까?

시청자들과 대면한다는 것이 방송하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과도한 선정성이나 천박한 언어를 동반한다면 과연 그들이 방송인으로 기능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인터넷 방송 BJ들도 훨씬 더 직접적이고 적나라하게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 대신 그들은 공인이 아니라는 핸디캡을 갖는다. 그러나 배윤정은 공인으로 방송에 출연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윤리 의식을 갖지 못한 것이다.

결국 배윤정의 행동은 ‘마리텔’의 인터넷 방송 요소가 출연자들에게 BJ들의 천박함을 그대로 전이시킬 수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인터넷 방송이라는 사적인 방송 방식이 출연자에게 ‘친근함’을 가장한 ‘추악함’을 드러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악의 한 수를 더한 건 사실 가희의 반응이다. 배윤정이야 안무가로서 방송에 대한 감각이 적었다고 변명할 수라도 있다. 그러나 가희는 가수에다가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공인이다. 그런 공인이 옆에서 배윤정의 잘못을 꾸짖기는커녕 같이 폭소를 한 것은 누리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줬다.

물론 배윤정과 가희가 함께 댄서 시절을 보낸 ‘절친’이란 것과 ‘마리텔’ 시청자들이 특유의 채팅언어들로 친근함이 극대화되었음은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그렇게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이유로 비속어와 욕설이 용인된다면 세상에 어느 방송이 도를 지키면서 하겠는가. ‘무한도전’처럼 몇 년간 한 방송이라 해도 시청자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선’인 것이다.

이대로 ‘마리텔’의 몰락한다면 무척 안타까운 실정이다. ‘마리텔’처럼 다양한 장인들이 출연하고 시청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리텔’은 이 사건의 조치를 통해 이전 방송과는 다른 것이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아쉬움을 남긴다. 한 출연자의 실수로 시청자들이 사랑했던 ‘마리텔’만의 맛이 희석된다면 그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것일까.

(사진출처=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쳐)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