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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도지원 "연기하며 느끼는 희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

기사 등록 2015-05-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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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배우 도지원이 또 하나의 작품을 마쳤다.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을 결정해 시작 전부터 기대가 컸다. '기대'는 고스란히 '행복'으로 이어졌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 모여 호흡은 말할 나위 없었고, 좋은 감독님의 지휘 아래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모두 '으쌰 으쌰'하니까 거기에 힘입어 저 역시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도지원은 최근 종영된 KBS2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 한상우)에서 현정 역을 맡아 매회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방송사 앵커인 현정은 겉으로는 배려심 깊고 우아하게 보이지만 속은 예민하고 받은 것은 반드시 갚아주는 성격을 지닌 인물. 극 초반 차갑고 냉철한 모습의 앵커로 등장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철희(이순재 분), 문학(손창민 분) 등과의 관계를 통해 부드럽게 변해갔다.

현정은 순옥(김혜자 분)과 현숙(채시라 분) 등과 더불어 극에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혜자, 이순재, 장미희 선생님들이 모두 출동해서 기대는 했어요. 대가들이 모였으니 '좋은 작품 하나 나오겠다' 싶었죠. 요즘 시청률이 워낙 들쑥날쑥하지만, 그래도 선생님과 선배님들, 후배들을 봤을 때 확신이 들었어요.

실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첫 회부터 순조롭게 출발해 줄곧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현장 분위기 역시 화기애애했고, 도지원은 "행복했다"고 표현했다. 그 역시 베테랑이지만, 더 큰 산을 만나 배운 것들이 많다.

"우리 나라에 한 획을 그은 선생님들과 한 작품을 하게 돼 설레고 기대가 컸어요. 역시나 하면서 느낀 점은 실제 모습에서 보이는 것들 하나하나 배울점들이 많았죠. 앞으로 연기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어요. 배운 것이 참 많아서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김혜자, 이순재, 장미희는 물론 극중 '로맨스'로 호흡을 맞춘 손창민에게도 고마움이 크다. 그에 대한 좋은 점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워낙 섬세하고 예리한 분이에요. 여러 가지를 보는 사람이죠. 굉장히 큰 그릇의 사람이라고 느꼈고, 배려심도 커요. 배울 점이 많은 선배라는 생각을 계속했죠."

극중 현정을, 그리고 실제 도지원을 서서히 변하게 만든 것도 손창민 덕분이다.

"남해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장면 때는 서먹했어요(웃음). 현정이는 1회부터 끝나는 24회까지 계속 변화해요. 다양한 모습으로 연기를 했기 때문에 상대 배우가 그만큼 받아주지 않으면 끄집어 내기 힘들죠.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70까지라면 상대 배우로 인해 100까지 끌어낼 수 있는 게 호흡인데, 손창민 선배가 워낙 잘 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제가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도록 해주셨죠."

현정과 문학의 달달하다 못해 살짝 오글거릴 수도 있는 로맨스 장면이 '달콤'하게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다.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 대본. 김인영 작가다.

"김인영 작가는 다른 작가와는 달리 산을 하나 줘요. 거기에 나무를 심는 것 제 몫이에요. 세세하게 지문으로 설명이 돼 있는 대본이 있는가 하면, 김인영 작가는 던져주기만 하고 그걸 보면서 배우들이 연구를 해야 해요. 전체적인 틀은 만들어놓지만 느낌이나 표정은 배우들의 숙제죠. 김혜자 선생님도 할 때마다 새로운 감정이 나온다고 하시더라고요"

모든 것이 좋았던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배우 도지원에게 새삼 연기에 대한 재미를 준 작품이기도 하다.

"극 중 현정이 변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는 장면이 모두 소중했어요. 커리어 우먼의 도도함, 지기 싫어하는 카리스마가 있는 반면 엄마에 대한 진한 감정, 아버지에 대한 애정, 동생이 안타깝지만 쌀쌀맞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형제애, 그리고 풋풋하고 맑은 로맨스 등. 회를 지나며 현정의 얼굴, 표정 등이 완전히 달라져요. 사랑을 찾아가면서 속에 감춰둔 웃음을 끄집어 내고, 실제 연기로도 그렇게 환하게 웃는 건 처음이었어요. 여러 가지 것들을 돌이켜보면, 소중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힐러'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연이어했고, 두 작품 모두 전혀 다른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기에 도지원의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된다.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자는 것이 저의 바람이에요. 하고 싶은 캐릭터와 실제 주어지는 캐릭터가 있어요. 괴리감이 있어도 받아들이며,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잘 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를 찾아가면서 연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 이어 또 좋은 작품이 있으면 바로 하고 싶어요. 연기를 하면서 느끼는 희열이 있는데,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끝내놓고도 행복했기 때문에 정체돼 있지 않고 더 노력해서 좋은 배우로 남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하진기자 hajin1008@ 사진 고아라 기자 ik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