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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의 클래식 ‘기생령’, 비주얼쇼크에 권선징악 ‘通할까’

기사 등록 2011-08-0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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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올 여름 국내에 또 하나의 공포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소년잔혹괴담 ‘기생령’(감독 고석진, 이스트스카이필름, 코어콘텐츠미디어)이 그 주인공이다.

당초 ‘기생령’은 지난 4일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데이터를 필름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굉음이 10분 정도 계속돼 작업이 중단, 작업시간이 48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개봉일 을 늦췄다.

‘기생령’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다른이의 몸에 기생하는 귀신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를 간절히 원했던 가희(황지현 분)가 무당의 힘을 빌어 미아가 된 아이를 독 안에 가둬 봉인, 이후 가희는 빈(이형석 분)이라는 아이를 낳았으나 잔혹한 죽음을 맞이한다.

빈의 몸속엔 봉인된 아이의 영혼이 깃들고, 영화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돼 관객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영혼을 받아들여야하는 조카 빈의 이상행동으로 인해 서니(한은정 분)와 장환(박성민 분), 그리고 서니의 동생 유린(효민 분)은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함과 공포를 느낀다.

극의 큰 줄거리는 이렇다. 서서히 이야기를 풀어가며, 조용하게 공포를 엄습해 온다. 민속신앙에서 그 모티브를 얻은 만큼 아이를 얻고 싶은 한 여자가 주술신앙의 힘을 빌린다는 이야기는 국내 관객들에게 크게 생소함을 안기지 않고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기존 공포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한 맺힌 여자 귀신이 아닌, 봉인된 독 안에서 한을 품은 아이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신선하기도 하다. 시종 스토리를 따라가는 ‘기생령’은 그 중간에 충격적인 비주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빈 역의 이형석 군의 소름끼치는 열연과 이른바 ‘호러퀸’이라 불리는 한은정의 절제된 연기, 아울러 스크린 데뷔작인 티아라 효민이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다. 배우들의 열연만큼은 흠잡을 곳이 없다.

‘기생령’은 공포물의 ‘묘미’라 할 수 있는 극적 반전을 지향하는 영화는 아니다. 권선징악, 사연 있는 귀신들의 이야기라는 한국 공포물의 강점을 어필하기 위해 민속 신앙이이라는 소재를 차용했다고 설명한 슈퍼바이저 양윤호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모든 상황을 마무리 지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하지만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한, 한국 공포물 특유의 섬뜩함 등 이 같은 강점이 또 한편으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미 서양 공포영화들의 번뜩이는 구성과 반전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기생령’의 공포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기생령’이 올 여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3D 제작과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들 속에서 한국 정통 호러의 위상을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하진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