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선의 드라마 원정기]'여자의 비밀' 최란, 신스틸러 '박복자' 통해 페이소스 전달

기사 등록 2016-07-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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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배우 최란이 ‘여자의 비밀’에서 흥미로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KBS2에서 새롭게 시작된 일일드라마 ‘여자의 비밀’이 어느덧 약 한 달간의 방영을 이어오고 있다.

‘여자의 비밀’은 방영 초반부터 그려진 인물들의 치열한 관계와 쉼 없는 폭풍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끊임없는 긴장감과 몰입도를 선사 중이다.

드라마는 강지유(소이현 분), 유강우(오민석 분), 채서린(김윤서 분), 민선호(정헌 분)의 위태로운 관계 설정과 배우들의 한껏 물오른 연기로 확실하게 중심 역할을 이끌어 간다. 이는 평균시청률 15%대 이상의 꽤나 높은 기록으로 입증되기도 한다.

주연 배우들 뿐만 아니라 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배우 이영범, 최란, 송기윤, 김서라, 문희경, 이선구 등은 각자 배역에 충실한 연기를 펼치며 극을 보다 풍성하게 만든다. 이들은 악역, 혹은 주연들의 부모 역할을 맡으며 각자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특히 배우 최란의 연기가 매회 큰 인상을 남긴다.

최란은 극중 채서린(김윤서 분)의 엄마이자, 강지유(소이현 분) 사건의 결정적인 비밀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 박복자로 분해 연기한다. 강지유 아버지와 오랜 고향에서의 인연으로 지유네 집 가사 도우미를 하고 있다.

이 인물은 극 초반 지유가 교통사고를 겪은 내막을 아는 유일한 주변인물이다. 하지만 치매를 앓기 시작하며 온전한 도움을 바로 줄 수는 없는 상황. 운명의 장난인지 딸 서린과 헤어진 후 다시 지유네에서 일을 하며 지유와 만나지만, 의문스러운 행동만을 할 뿐이다.

치매에 걸린 박복자는 연신 어린아이처럼 해맑다. 지유, 그의 엄마 송현숙(김서라 분)과 함께할 때면 가벼운 말투와 행동으로 푼수가 따로 없어 보인다. 이 가운데서도 사건의 단서가 될 만한 단편적인 기억들을 꺼내 자신도 모르게 툭툭 내뱉는 모습이 상당히 흥미롭다. 비록 사건의 전말이 초반에 모두 공개되긴 했지만, 시종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강지유와 함께 이를 추리해가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신스틸러’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장면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와중에 복자는 서린과의 애틋하면서도 어긋난 모녀 관계를 그린다. 극 초반에는 지유의 모든 것을 앗아가려는 서린과 그를 지켜보며 따끔한 충고를 건네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제는 지유의 아픈 과정을 알고 있는 복자를 서린이 찾아내려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짠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서린이 그토록 복자를 찾는 것은 어머니라는 존재가 이유라기보다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 이를 향한 추적이기 때문에 가슴 아프다.

박복자는 해맑은 표정 뒤로 묵직한 페이소스를 지닌 인물이다. 이렇듯 ‘여자의 비밀’에서는 주연의 주변 인물들조차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연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재미도 극의 색깔을 완성시키는 요소로 평가할 수 있겠다.


(사진=KBS2 '여자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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