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섹시한 꽃미남 군주의 첫사랑찾기 '해를 품은 달' 가볍게 역사 드라마 한계 뛰어 넘었다!!

기사 등록 2012-02-14 23:03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해품달a.jpg


[이슈데일리 박혜정기자]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섹시한 꽃미남 임금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해를 품은 달'

'해를 품은 달'은 가상의 역사라기 보다는 단순하게 조선을 무대로 한 왕실 멜러에 가깝습니다. 대왕대비와 그와 결탁한 윤대형 세력의 음모에 의해 세자빈의 자리를 빼앗기고 목숨마저 위태로웠던 허연우는 도무녀 장씨의 도움으로 죽음 직전에 가까스로 목숨을 보전합니다.

그 와중에 그녀는 기억을 잃었지만, 8년이 지난후 무녀라는 직책으로 궁에 들어오게 되면서 국왕으로 등극한 이훤과 조우합니다.

연우는 임금의 액을 씻어내기 위해 액받이 무녀로 국왕의 침실에 투입되지만,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이훤은 그녀에게서 단순히 무녀 이상의 그 무언가를 발견하게되면서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임금과 무녀의 금지된 사랑으로 발전할 기세인데,연우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날수록 드라마에도 긴박감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훤의 잊혀진 사랑 찾기가 진행되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대단한 파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연우는 음모의 희생양이 되어 궁에서 쫓겨나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살아가고 있지만, 만약 연우의 정체가 드러난다면 이훤은 그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아마 왕비로의 복원을시도할 듯 싶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다시 왕실로 복귀한다는 설정은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가 연상될 정도입니다.

'해를 품은 달'의 구도는 매우 단순합니다. 이훤을 중심으로 양명군과 허염으로 이어지는 임금의 측근 세력과 대왕대비를 정점으로 한 외척과 중신 세력이 거의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섹시한 꽃미남 임금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기존의 역사에서 보던 엄숙하고 진중한 군주와 전혀 다르게 자기 감정에 충실한 신세대 군주 같은 이훤의 등장은 그 자체로 상당히 신선하다는 평가입니다.

얼핏 사랑 때문에 왕위를 버린 영국의 에드워드 8세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훤이 과연 왕위와 사랑을 온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이 드라마의 감상 포인트입니다.

또한 '해를 품은 달'은 이채롭게도 왕은 물론 주변 인물들 모두 실제 역사적 인물이 아닌 가공의 인물들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공주의 남자'나 '뿌리 깊은 나무'에서 알수 있듯이 최근 사극들은 기존의 역사적 인물과 사실에 가공의 인물과 허구를 가미하여 극을 꾸미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역사 소설도 그렇지만 원래 사극이란 역사적 사실과 사실 사이의 간극에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지는게 일반적입니다.

다만 최근의 인기 사극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의 역사적 사실에 허구가 더해지거나 가공의 인물을 등장시킬수록 드라마틱한 요소가 배가되기 때문에 드라마에 탄력이 더해집니다.

보통 사극에서 기존의 역사적 사실은 거스를 수 없는 기본적인 사실에 속합니다. 예컨데 세조 시대를 다룬다면 단종의 퇴위와 수양대군의 등극은 필연이고, 세종 시대를 다룬다면 훈민정음 창제 역시 필연적인 사실에 속해서 수정할 수 없습니다.

결국 기존의 엄숙한 역사적 사실은 작가적 상상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해를 품은 달'에선 아예 등장인물 전부를 가공의 인물로 채워넣고 있습니다. 이는 작가적 상상력을 제한하는 요소들을 모두 제거했다는 의미입니다. 그 결과 조선이라는 시대적배경만 남았을 뿐, 정확한 연대도 모호해졌습니다.

결국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역사적 사실이 모두 배제된 가공의 드라마로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드라마는 이제 역사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마음껏 꽃미남 젊은 군주와그가 사모하는 여인 간의 로맨스를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래 유교적 질서가 확고한 조선 왕실에서 왕과 여인간의 순수한 로맨스는 존재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모든사건과 인물을 가공으로 설정한 결과, 이런 비현실적인 왕실 멜러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가공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역사 드라마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었습니다. 하지만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극임을 감안하면 역시 왕실의 기본 법도와 조선의 전통적인 체제가 잘 가미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왕의 존재했었던 역사적 사실을 다루진 않더라도 적어도 존재할 법한 사실을 다루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앞으로 드라마에 설득력을 더하며 섹시한 꽃미남 군주의 첫사랑 찾기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박혜정기자 ent@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