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See:夜] '국수의 - 신' 서늘한 광기와 복수에 대한 '치유'.. 의문점 남긴 채 아쉬운 '종영'

기사 등록 2016-06-3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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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이승규기자] KBS2 수목드라마 ‘국수의 신’이 아쉬움과 숙제를 남기며 종영했다. 앞서 국수의 신 측은 “생각하지 못한 충격적인 결말을 그릴 것”이라 밝히며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러나 뚜껑을 연 최종화는 다소 뻔한 결말과 권선징악의 주제의식을 나타내는데 그쳤다.

30일 방송된 ‘국수의 신’은 박태하(이상엽 분)의 독백으로 시작됐다. 그가 무명이(천정명 분)의 곁에서 떠나게 된 장면을 보여주며 친구가 떠난 뒤에 슬픔은 그 이후에 비로 서 알게 된다는 불변의 진리와 함께 떠난 이와 떠난 이를 보내야 하는 자의 아픔이 그려지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극의 초반 명이는 복수심에 눈이 멀어 태하의 만류를 무시했던 자신을 반성하기 시작했다. 설미자(서이숙 분)는 궁락원이 지어지기 전에 문을 닫으라며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생각에 잠기던 명이는 살인자가 만든 국수를 누가 먹겠냐고 되물으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명이는 전반적으로 본인이 몸을 담았던 궁락원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존에 ‘국수의 신’은 복수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최종화에서는 치유에 중점을 두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그러나 마지막화에 이러한 극적 전개를 빠르게 담아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인지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소 이해가 어려웠다는 평이 있었다.

또한 명이는 최종 복수를 위한 다짐을 이어가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리고 김다해(공승연 분)는 태하를 떠올리며 눈물을 지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누구보다 절절하게 연기한 공승연은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 역시 숙연하게 만들었다.

채여경(정유미 분)은 검사로서 자신의 지위에 최대한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용의주도하게 수사물망에서 빠져나가는 김길도(조재현 분)를 용서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오히려 길도는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그는 범인으로 소태섭(김병기 분)을 지목했다. 이에 검사인 여경은 태섭을 수사 하기 시작했고 직접 그를 마주하게 됐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기는커녕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태섭의 태도에 분을 못 이겨 길도에게 복수를 맡겼다. 이후 길도는 권총을 들고 태섭을 사살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는 너무도 안타까운 장면 이였다. 결국 ‘국수의-신’은 극의 초반과 후반에 연이어 피의 복수극 이라는 잔인한 모습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길도가 궁락원에 찾아와 명이와 마주하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그렇다.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던 그는 권총을 들고 자살을 결심하는 순간까지도 명이에게 “시작도 끝도 내가 결정한다”는 말만 남긴 체 비열한 미소를 짓고 방아쇠를 당긴다.

다해에게 아비의 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그려지긴 했지만 결국 길도는 자신의 세계관에 갇혀 죄를 반성할 줄 모르는 인물로 기억됐다. 물론 길도가 가진 내면의 아픔을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 석연찮은 결말을 남긴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작품을 큰 그림에서 바라보면 애초에 제작진이 말했던 생각지도 못했던 충격적인 결말이라 보기엔 다소 아쉬운 점이 많이 남았다. ‘복수’라는 시점으로 시작했던 드라마이기 때문에 굳이 마지막을 피의 복수극으로 남겨야 했나 하는 의문점과 아쉬움이 동시에 남았다.

명이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길도의 딸 다해에게 궁락원에서 아꼈던 노트 한권을 돌려준다. 이것은 ‘국수’라는 매개체로 어떠한 ‘용서’와 ‘희망’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분명 치유에 대한 좋은 설정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명이와 다해 역시도 피해자라는 점에서 장면의 계연성이 떨어져 충분한 이해와 감동을 전달하기는 부족했다.

3년후 궁락원의 면장이 된 다해의 희망찬 모습과 죄를 방관한 죄책감에 자수를 했던 채이경 검사의 출소 이후 명이와 재회를 통해 과거 치면 식당에서 ‘애틋한 추억’을 그리는 장면이 그려지며 방송을 마감했다.

결국 ‘국수의 신’은 국수에 담긴 인간애의 회복을 충분히 그려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 복수의 방법이 꼭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했어야 했는가에 대한 물음을 남긴 체 아쉬운 종영을 하게 됐다.


(사진=KBS2 '국수의 신‘ 방송 캡처)

 

이승규기자 kyucrate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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