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미스터 고' 성동일 "김용화가 하면 무조건 한다"

기사 등록 2013-07-1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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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김용화 감독이 하자면 무조건 하죠”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를 통해 김용화 감독과 인연을 맺은 배우 성동일의 한마디다. 그는 ‘미스터 고’를 통해 김용화 감독에게 세 번째 러브콜을 받았다. 그때마다 아이가 생겼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덤이다.

성동일은 오는 7월 17일 개봉하는 ‘미스터 고’ 홍보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활동해야하기에 그의 일정은 더욱 빠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혀 지친 기색 없이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김용화 감독의 공을 가장 높이 샀으며, 누구보다도 그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라는 사람 중 하나다.


“김용화 감독이 작품을 하자고 하면 무조건 하죠. 저보다 영화나 연기에 대해서 훨씬 많이 알거든요. 저랑 김 감독은 공통분모가 있어요. 김 감독도 살기 위해서 영화를 택했고, 그의 영화에는 재미가 있고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가 있어요. 깊이나 색깔, 예술적 작품을 하는 다른 감독들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요. 관객들을 가르치려 하지 않고 부담을 주려고 하지 않아요. 설렁탕 한 그릇 값으로 즐기러 온 사람들을 고민하게 만들 수 없잖아요.”

성동일과 김용화 감독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믿음이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에 대한. 그 믿음을 따라가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성동일의 생각이다. 그에게 연기적 철학을 묻자 ‘역시’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답을 했다.

“저에게 있어 연기적 철학은 없어요. 그저 연기도 하나의 공동 작업이고 거기에서 재미를 느낄 뿐이에요. 재미로 시작했던 것을 철학을 담아 남에게 가르칠 수는 없잖아요. 촬영장에서도 그저 부담 없고 편한 인생의 선후배 사이가 되고 싶을 뿐이에요. 촬영장에 제 의자가 없어요. 다들 제발 좀 앉아있으라고 하지만 저는 그냥 스태프들과 장난 치고 촬영 후 저녁 자리 만들 궁리를 하는 게 편해요.(웃음)”

성동일은 ‘미스터 고’를 통해 한국 영화 사상 최대의 몸값을 가진 신인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바로 제작에만 약 120억 원이 투입된 아시아 최초의 입체 3D 디지털 캐릭터 링링이다. 하지만 그가 정식으로 링링을 만난 건 시사회를 통해서다.


“상대 배우가 없이 연기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죠. 링링이라는 대배우에게 많이 배웠어요. 내 연기만 하지 않고 링링의 행동을 느껴야 했거든요. 영화는 신마다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그 안에 다 해야 했거든요. 또 10센티미터만 어긋나도 다시 촬영해야하니까 카메라랑 저랑 정말 연습을 많이 했어요. 실제 촬영 할 때는 2~3번 만에 마쳤죠. 경험적인 부분에서 많이 배웠죠. 시사회를 통해 링링의 연기를 보니까 진짜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링링에 대한 칭찬을 하던 성동일은 중국 아역 배우 서교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서교랑은 나이 차이도 있고 말도 잘 통하지 않았지만, 볼때마다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눈치 안보고 최선을 다해서 자기 연기를 해요. 반찬 투정도 안하고요. 아마 제가 중국에서 일 년 가까이 영화를 찍으면...오죽했으면 김용화 감독이 서교를 ‘연기 선생님’으로 부르라고 했을까요. 눈이 예쁜 최고의 배우에요.”

평소 애드리브로 자신만의 코믹한 캐릭터를 구축해왔던 성동일. 하지만 놀랍게도 이번 작품에서 그는 애드리브를 거의 쓰지 않았다. 대본을 숙지하러 강원도 홍천으로 3박 4일 동안 여행을 갔을 정도니, 그 의지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대본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했어요. 생전 그러지 않았었죠. 이번에는 완벽하게 대본을 숙지해서 가자고 생각했죠. 놀 때 놀아야지 굳이 극의 흐름을 깨면서 놀 필요는 없잖아요. ‘미스터 고’의 성충일은 캐릭터 자체가 재미있어요. 김용화 감독도 캐릭터의 본질은 놔두고 진지한데 웃긴 장면으로 가자고 하더군요.”

오죽했으면 성동일이 연기를 하다 눈물을 흘렸는데, 김용화 감독이 “나 망하는 꼴 보고 싶으냐”고 했을까.


“한 장면에서 저절로 눈물이 났는데, 김용화 감독이 끝까지 성충수를 잊지 말라고 했었죠. 시사회 때 화면을 보니까 제 감정을 서교에게 밀어주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역시 맞구나’ 느꼈죠. 그 감정 톤을 이제야 알았어요.”

‘미스터 고’는 최고 몸값 배우 링링과 ‘박리다매’ 배우 성동일이 만났다. 여기에 ‘아시아의 다코타 패닝’이라 불리는 중국 소녀 서교와 미워할 수 없는 불쌍한 사채업자 김희원, 줄곧 내셔널 지오그래피를 찾는 캐스터 마동석, 라이벌 구단장으로 등장한 김강우와 김정태, KBO 총재 김강우 등 감출 수 없는 존재감을 지닌 배우들이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제 뜻에 맡기려고 해요. 김용화 감독이 이 작품이 끝나면 다른 작품이 많이 들어올 거래요. 성동일스러운 성충수와 항상 ‘~ing’로 끝나는 김용화 감독의 작품 ‘미스터 고’ 많이 사랑해주세요.”

거침없는 솔직한 입담만큼이나 꾸밈없고 사람을 좋아하는 배우 성동일. 그의 필모그래피에 기억에 남을 한 줄을 더할 ‘미스터 고’가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보길 바란다.

 

조정원기자 chojw00@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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