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TV]'결혼계약' 정유경X김진민호의 화려한 출항

기사 등록 2016-03-0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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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주말 안방극장에 짧고 굵은 작품이 돌아온다. MBC 새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결혼계약’은 그동안 대하드라마를 방불케 했던 10시 시간대에 16부작이란 새로운 기획으로 편성됐다. 최근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들이 짧게는 24부작에서 50부작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결혼계약’의 모습은 남다르다.

거기에 출연진으로도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17살 차이가 나는 이서진-유이의 연기 호흡이 어떨지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김용건, 박정수, 이휘향, 김영필, 김광규 등의 믿음직한 조연진들도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결혼계약’에서 가장 화제가 될 만한 부분은 ‘내공’의 존재들이 작보이지 않는 곳에서 받쳐주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극본, 제작과 연출이다.

# 정유경 작가X팬 엔터테인먼트, 장점인 ‘미니시리즈’ 맛을 극대화하다

‘결혼계약’의 극본을 받은 정유경 작가는 최근 작품에서 조금 아쉬운 행보를 보였다. KBS 주말드라마 ‘결혼해주세요’와 ‘최고다 이순신’으로 30% 시청률을 달성하긴 했지만 소재의 민감함이나 촘촘하지 못한 전개로 방송 중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성취는 했지만 과정은 도통 성공적이라고 하기엔 미지근한 부분들이 있었다.

그러나 정유경 작가는 본디 미니시리즈에 독보적인 인기를 얻어왔다. 그는 '인순이는 예쁘다'를 비롯해 '현정아 사랑해' '넌 어느별에서 왔니' ‘비밀’ 등의 작품을 집필해 보편적인 감성을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내 호평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결혼계약’으로 돌아온 건 16부작이란 구성을 가장 탄탄하게 만들어줄 작가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 정유경 작가의 장점을 극대화해주는 건 ‘결혼계약’의 제작사 팬 엔터테인먼트(이하 팬 엔터)다. 팬 엔터는 최근 ‘킬미 힐미’ ‘해를 품은 달’을 통해 20부 안팎의 드라마에 ‘감’을 찾은 모습을 보였다. 특별기획에서 케이블 드라마까지, 폭넓은 드라마 제작으로 쌓인 노하우와 히트작의 감각이 ‘결혼계약’의 디딤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 김진민 PD, 입증 받은 연출력으로 정통멜로 그리다

물론 극본과 제작사가 적합한 것도 드라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드라마 역시 공동작업이기에 키를 잡은 선장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결혼계약’은 김진민 PD라는 훌륭한 선장을 두고 있어 목적지를 향한 힘찬 항해를 기대해볼 만하다.

김진민 PD는 ‘개와 늑대의 시간’과 ‘오만과 편견’으로 쉴 새 없는 플롯을 정확히 전달하며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맛깔스럽게 표현하는 연출력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의 작품은 주인공이 많으면서도 서로의 시너지가 잘 이뤄져 어느 캐릭터 하나 버려지는 경우가 없다는 평을 받아왔다.

또한 그는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을 극대화시켜왔다. ‘개와 늑대의 시간’의 경우 이준기와 남상미가 나란히 그 해 MBC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오만과 편견’ 역시 최민수를 황금연기상 수상자로 만들었다. 이서진은 물론이고 유이 역시 연기력으로 호평 받고 있는 입장에서 김진민의 ‘매직연출’이 두 사람의 연기력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결혼계약’은 마치 잘 설계된 집과 같은 느낌을 준다. 설계도부터 시공하는 기술자들까지, 어디 하나 빼놓을 것 없는 인물들이 딱 알맞은 집을 튼튼하게 지어주고 있는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내 딸 금사월’이라는 히트작 이후 방송되는 작품임에도 ‘결혼계약’은 불안감보다는 기대감을 더 자극한다.

가족드라마를 표방하면서도 언제나 지나친 갈등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모아왔던 주말드라마 시장에 ‘정통 멜로’를 선포한 것도 무척 흥미롭다. 오늘(5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되는 ‘결혼계약’이 봄의 시작에 알맞은 싱그러움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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