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안내서]재난 블록버스터 ‘부산행’ vs 디즈니 애니메이션 ‘도리를 찾아서’

기사 등록 2016-07-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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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이번 주엔 무슨 영활 볼까? 시간은 없는데 신작은 쏟아지고...’ 영상으로 예고편을 접해도 감이 쉽게 잡히지 않을 때, 글로 기자들의 간략한 작품 평을 참고해보는 것도 나름의 지름길. 이 글은 ‘극장을 여행하는 관객들을 위한 안내서’가 될 수도, 내가 느낀 바를 비교해보는 소규모 뒤풀이장이 될 수도 있겠다. <편집자 주>

[박스오피스 안내서] 세 번째 시간으로는, 2016년 7월 극장가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두 영화 ‘도리를 찾아서’(감독 앤드류 스탠튼)와 ‘부산행’(감독 연상호)을 다뤄보겠다. ‘도리를 찾아서’는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도리가 가족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니모, 말린과 함께 가족을 찾아 모험을 떠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담았다.

두 영화는 디즈니 어드벤처 애니메이션과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분류 아래에서 각기 다른 장르와 특색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서는 작품이다. ‘도리를 찾아서’는 역대 흥행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스코어를 빠르게 뛰어넘으며 이미 북미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에 등극했으며, 20일 개봉을 앞둔 ‘부산행’은 지난 16일, 17일에 걸쳐 진행된 유료 시사회에서 56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정도다. 영화를 먼저 접한 기자들은 역대급 흥행작으로 점쳐지는 두 영화의 재미도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한해선 기자>

# 도리를 찾아서

- 연출력 : 귀엽고 섬세한 감성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슴 속은 따뜻한 감동으로 가득 찬다.
- 장르, 소재의 독창성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물고기의 특성인 ‘단기기억상실증’을, 이야기를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 기발하다. 자극적이지 않은 흥미로운 전개와 교훈을 모두 담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감성 그대로.
- 계절지수 : 물고기다. 바다다. 뭣이 더 필요한디
- 한줄평 :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주인공의 훌륭한 성장과정. 역시 디즈니이며 역대 디즈니이다.

# 부산행

- 연출력 : 애니메이션에서 저력을 자랑했던 연상호 감독은 이제 실사에서도 믿고 보는 감독으로 거듭났다. 장르적 재미와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잘 빠진 작품.
- 장르, 소재의 독창성 : 한국에서 이 정도의 규모로 좀비를 그린 작품은 처음이다. 어쩌면 기시감이 있지 않을까 고민할 수도 있지만, 연상호 감독의 절묘한 장르적 배합법으로 영화의 도입부부터 기우였음을 알 수 있다.
- 계절지수 : 소름끼치는 전개와 충격적 결말에 온 몸이 으스스
- 한줄평 : 진짜 공포는 좀비보다 시험대에 오른 인간일지도


<소준환 기자>

# 도리를 찾아서

-연출력 : 감성을 이끌어내는 섬세함이란
-장르, 소재의 독창성 : 순수함을 구현해 가는 방식이 참신했다.
-계절지수 : 스크린 속으로 빠져들 것 같은 시원함
-한줄평 : 장르적 특성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따듯하고 뭉클한 것만큼은 확실.

# 부산행

-연출력 :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저력이 실사 영화에도 통했다.
-장르, 소재의 독창성 : 한국 영화 '좀비물'의 묵직한 출사표
-계절지수 : 역시 여름에는 스펙터클 혹은 서스펜스.
-한줄평 : 장르적 매력과 메시지를 동시에 품고 있어 더욱더 주목할 작품


<성찬얼 기자>

# 도리를 찾아서

-연출력 : '믿보픽' 앤드류 스탠튼 감독이 본가에 돌아왔으니 말해 무엇 하랴. 웃음에서 감동으로, 다시 웃음으로 섞인 위로.
-장르, 소재의 독창성 : 나쁘게 말하면 동어반복, 좋게 말하면 업그레이드. 전편 '니모를 찾아서'를 떠올리는 장면들이 일품.
-계절지수 : 배경이 바다. 그것도 바다 속. 말해 무엇하랴. 100점 만점.
-한줄평 : 좌절 중이라면 한번 극장가에서 도리를 만나는 것이 최고의 위로가 될 것이다.

# 부산행

-연출력 : 첫 실사 영화 도전임을 무색케 하는 연상호 감독, 싸늘하게 사람을 말하다.
-장르, 소재의 독창성 : 꽤 흔하지만 국내 작품으로 드문 좀비물에, 열차라는 폐쇄적인 공간의 활용. 역대급의 조합.
-계절지수 : 조금은 갑갑할지 몰라도 에어컨 빵빵한 극장이라면 더없이 즐거운 영화.
-한줄평 : 기차는 한 방향으로 가지만 작품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


<양지연 기자>

# 도리를 찾아서

-연출력 : 그렇게 많은 생물(!)을 다루는 데도 각각의 매력과 특징이 살아있다. 캐릭터의 힘을 보여준다.
-장르, 소재의 독창성 :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물고기는 전무후무할 것. 속편이지만 전편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계절지수 : 긴 말이 필요 없다. 시원한 '물'이 배경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수족관은 더위를 잊게 만든다.
-한줄평 : 영화가 끝나면 왠지 괜히 엄마한테 전화가 하고 싶어진다. 앗. 근데 우리 집에 어떻게 가더라?

# 부산행

-연출력 : 배경이 열차 안과 역에 한정돼있는데도 지루하거나 식상하지 않다. 섬세한 액션, 눈물샘 자극하는 부성애, 좀비의 사실적 구현까지 만족스럽다.
-장르, 소재의 독창성 : 한국에서 좀비물이 본격적으로 시도된 것은 거의 처음. 좀비와 개인 간의 싸움뿐만 아니라 여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방식까지 고려했다.
-계절지수 : 보는 내내 서늘했다. 주인공들은 죽을힘으로 뛰느라 땀이 흐르고 나는 무서워서 식은땀이 흐르고.
-한줄평 : 끝없이 치고 들어오는 좀비의 위협은 차라리 이제 그만 죽여 달라 외치고 싶어진다. 인간의 한계까지 몰아가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NEW)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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