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팜프파탈 '다나에'의 사라진 남자는?
기사 등록 2012-01-19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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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미술컬럼 전문기자] 잔뜩 웅크린 자세인 그녀는 황홀경에 빠진 모습으로 눈을 지긋히 감고 있지만 잠든거 같지는 않고 무엇가에 몰두하고 있는듯 보입니다.
볼그스레한 빰과 탄성이 나오는 듯한 사알짝 벌어진 입술,풍성한 머리카락이 흘러 내려있는 선홍빛 젓가슴,오른손엔 무엇가를 쥐고 있고 왼손은 그녀의 은밀한 그 곳으로 사라져 그림 속에서는 보이지 않고 다만 보는 우리로 하여금 자극적인 상상을 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작품을 보면서 우리가 상상한데로 그녀는 지금 치명적인 팜므파탈의 모습으로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신들의 신인 하늘을 지배하는 제우스는 여성편력이 너무도 심한 바람둥이였습니다. 그는 부인 헤라의 눈을 피하고 여자들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신하는것 조차 서슴치 않았습니다.
먹구름으로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어울리지 않는 백조의 모습으로 심지어는 황소의 모습으로 변해서 수많은 여자들을 탐닉했습니다. 여기서 제우스가 황금의 비로 변신하여 '다나에'를 휴혹하는것으로 이 그림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스의 왕 아크리오스에게는 '다나에'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는데 어느날 그는 끔찍한 신탁을 받게 됩니다. 장차 자신의 다나에가 아들을 낳게 되는데 바로 그 아들인 자신의 손자에게 죽음을 당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고민끝에 다나에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아이를 낳지 못할것이라고 생각, 어쩔수 없이 사랑하는 딸 다나에를 사나운 개들이 지키는 청둥탑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다나에'를 가둔 청둥탑이 아무리 단단하고 견고하다해도 천하의 바람둥이 제우스의 눈길을 막을수는 없었습니다.
티치아노의 '다나에'는 황금소나기로 변한 제우스가 빛나고, 렘브란트의 '다나에'는 남자를 기다리는 애틋한 그리움이 강조되어 있다면, 클림트의 '다나에'는 사랑 속에서 혼연일체가 된 감각적이고 관능적 여인의 모습입니다.
아들을 낳으면 자신의 아버지가 죽게되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청순하고 가련한 여인으로서의 '다나에'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오히려 가슴과 풍만한 허벅지를 드러내고 황금비로 변신해 유혹하는 제우스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탐색하는 도발적인 여인의 모습입니다.
온몸에는 여인의 휘감은 유혹의 물결이 그득하고 몸의 가리는 엷은 비단은 그녀가 온몸으로 느끼는 깊은 사랑의 쾌감의 말해주듯 흔들리고 있습니다.
'다나에'의 온몸은 이미 황금빛으로 휘감은 황금비에 촉촉히 젖어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죽음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깊고 깊은 황홀경에 빠져 있습니다. 이쯤되면 그녀의 모습은 쾌락은 육체적 사랑의 보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성스러운 경험이며 신성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신화적 소재와 클림트의 금색빛이 '다나에'의 도발적인 모습이 자칫하면 퇴페적인 느낌만을 줄 수 있는 이 작품에 성스러움을 부여한 것 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이 속세의 세계에 머무르지 않을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성적 도취에 온몸을 내 맡긴 여자만 묘사되어 있고 남자가 그림속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잘 찾아보면 남자의 흔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황금비 속에 숨겨진 검은 사각형. 그녀의 풍만한 허벅지 사이로 황금비를 받아들이는 부분의 엉덩이가 시작되는 부분에 하얀 테두리로 강조된 사각형은 클림트의 수 많은 다른 그림 속에서 남성 성의 상징으로 남자옷을 장식하던 것 입니다. 보통 동그란 형태로 여성 성 옆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클림트의 작품을 보는 재미중 하나가 사라진 남자찾기 인데 '다나에'에서는 황금빛 황금비로 표현된 정액속의 검은 사각형 무늬로 표현 되어져 있습니다.
신화는 보는 사람들에게 교훈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 이야기가 참으로 많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약에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수많은 가설을 생각하면서 지나간 일을 후회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스의 왕 아크리오스가 '다나에'를 청둥탑에 가두지 않았다면...? 그녀가 제우스와 사랑을 나누지 않았다면...? '다나에'가 낳은 아들을 버리지 않았다면...? 순간적인 상황 판단을 잘해야 하는 지혜로움과 함께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가장 강한 인간본능인 에로티시즘의 강한 힘을 다시한번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박정은기자 pyk73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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