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게 편지를]To. '아가씨' -사기 같은 사랑 편-
기사 등록 2016-07-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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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우리는 편지가 드문 시대에 살고 있다. 메신저와 스마트기기에 발달로 유익한 점이 수없이 많아졌지만 딱 그만큼 정성이 담긴 인사와 안부, 애틋함이 깃든 글귀와 메시지가 적어진 것도 사실. 이같은 상황 속 편지 형식의 영화평을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재미있는 만남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인생과 영화는 자주 비유된다. 그렇다면 영화에게 편지를 보내보자. 진심을 다해 속마음을 적어봤던 오래 전 기억처럼. 호기심이 가득했던 러브레터처럼. 두 번째 편지의 주인공은 ‘아가씨’다. 이 작품은 ‘신선’과 ‘파격’이란 화두로 올 상반기 압도적인 관심을 모은 만큼 더 참신하게 써내려가겠다.
To. 아가씨에게
너는 일단 외모가 참 예쁘더라.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지만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것도 맞으니까, 너에게 많은 사람들이 호감이 생겼을 것이다. 특히 너는 비주얼의 색감이 분위기에 어울렸다. 이같은 느낌은 너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반은 먹고 들어갔다는 소리다. 144분동안 너를 바라봐야하는 데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였다면 곤혹스러웠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엔 너의 속을 들여다보자. 다른 음흉한 뜻은 없으니 여기에서 속이란 너의 마음, 즉 내용이라는 걸 기억해라. 너는 거짓 속의 거짓으로 꽉 차있는 내용이 담겨있었지만 그 거짓들 안에서 역설적으로 진심을 갈구하고 있었다. 히데코-백작-숙희라는 연결고리는 사기와 사랑의 상관관계를 드러냈다. 사기처럼 사랑할 수도 있었고 사랑처럼 사기칠 수도 있었다. 히데코-백작-숙희가 그랬듯이. 그러므로 넌 결국 모호하지 않았지만 모호했던 셈이다.
내가 해석한 너는, 상반된 것들의 조합 혹은 조화를 좋아했다. 아가씨와 하녀도 그랬고 사기와 사랑도 그랬다. 마치 그게 너의 매력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듯 너는 우는데 웃었다. 또 웃는데 울었다. 무엇보다 히데코의 표정과 숙희의 열정과 백작의 설정은 추하지만 아름다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너를 신비롭게 바라봤을 수 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불과 얼음이 만나면 차가운 불꽃이 피어오른다. 신비롭고 매혹적이다. 그렇게 너는 차가운 불꽃같았다.
너가 그려낸 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고통과 외로움이 있다. 마치 그 지점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처럼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을 만큼 ‘무미건조한 애절함’이 있었다. 히데코의 말투 역시 무미건조했지만 자세히 곰씹어보면 애절함이 가득했다. 감정이 표출되지 않는 말 속에도 감정이 있나보다.
숙희는 당돌하고 뜨거웠다. 올 상반기 최고의 귀여운 캐릭터를 뽑으라면 단언컨대 숙희라고 대답했을 만큼.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숙희는 자신의 처연함에 어우러진 밝은 기운으로 미소를 짓게 했다. 신비로운 귀여움이랄까. 백작은 능청스럽지만 아이 같았다. 살아남기 위해 능청을 익혔거나 고도화시켰지만 깊숙한 곳엔 아이의 여림과 순수함이 숨바꼭질처럼 자리 잡은 듯.
너는 히데코와 숙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람 대 사람으로? 구원을 구했던 자와 구원을 해준 자로? 점박이가 있는 공을 떠올리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축구공을 떠올린다. 하지만 축구공이 손과 네트를 만나면 배구공의 역할이 된다. 축구공이라고 부르지만 배구공이 된 셈이다.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는 의미겠다. 히데코와 숙희도 어쨌든 저쨌든 백작을 통해 만나기에 또 다른 무언가가 됐다. 그래서 너의 이름이 아가씨일까. 어떤 관계와 만나고 어우러지느냐에 따라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이름. 너의 신선한 답장을 기다린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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