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미씽:사라진 여자' 엄지원은 탁월했고 공효진은 신선했다

기사 등록 2016-11-22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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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엄지원의 모성애 연기는 탁월했고 공효진의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얼굴의 그늘은 신선했다.

'미씽:사라진 여자'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베일을 벗었다. 이 작품은 어느날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이름도 나이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면서 시작되는 5일 간의 추적을 그린 감성 미스터리다. 엄지원이 아이를 잃고 5일동안 찾아헤매는 지선, 공효진이 지선의 아이와 함께 사라지는 비밀을 간직한 보모 한매를 연기했다.

'미씽:사라진 여자'는 모성애로 인해 사람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바꿔 말하면 모성애는 어떤 일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걸 역설적으로 의미하고 있다. 드라마 외주 홍보회사에서 일하는 지선은 딸 다은이를 돌봐줄 사람으로 급하게 중국인 한매를 고용한다. 어느날 목요일 지선은 다은과 한매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찾아나서기 시작하는데, 이후로 한매란 사람에 대해 접근할 수록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가짜이고, 그의 숨겨진 무섭고도 애처로운 비밀들을 마주하게 된다.



전 남편이지만 의사와 결혼했고 번듯한 직업까지 있으며 현대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30대 여자의 주소를 엄지원이 보여줬다면, 공효진은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어?'라고 반문할 정도로 소외된 계층의 인물이다. 외모와 환경 모든 것이 두 사람을 대조적으로 그려냈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모성애'라는 한 지점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분명히 현대사회에서 존재하고 있는 여성들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한매가 품고 있는 비밀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많은 언급을 하진 못하지만 영화를 본 후 밀려오는 여운을 쉽게 씻을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 순간마다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절규를 보여주는 엄지원. 앞서 '소원'이란 작품에서도 엄마 역할로 호평을 받은 바 있는 그는, 이번에는 아이를 잃어버린 위태로움, 그 위태로움을 딛고 아이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엄지원 역시 출산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감정신마다 자신이 표현하고 있는 연기가 맞는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안주하지 않고 작품마다 고민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만큼 엄지원의 감정연기는 탁월했다. 엄지원의 절규에 한탄이 서리고, 그의 눈물에 설득이 된다.



'미씽: 사라진 여자'를 통해 연기 변신을 시도한 공효진의 모습도 신선했다. 이 영화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공블리'는 없다. 공효진은 중국인을 연기하기 위해 중국어의 억양까지 치밀하게 계산해 대사로 뱉었고, 외국인이 말할 때의 어눌한 한국말의 포인트도 잘 짚었다. 자칫 잘못하면 실소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지만 공효진의 연기에는 오차가 없었다. 검게 그을린 얼굴, 투박한 속눈썹, 검고 굵은 긴 생머리, 척박한 삶에서 살아온 여자의 전형을 보여준다. 순수한 웃음과 비밀을 감춘 눈빛이 한순간에 오간다.

여성영화가 가뭄인 충무로에서 엄지원과 공효진을 전면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많은 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하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타인과의 관계, 워킹맘의 현실, 외국인 노동자의 냉대와 소외, 여전한 남아선호사상 등 현실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 관객들을 차근차근 설득한다. 오는 30일 개봉. 러닝타임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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