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누가 잘했나]영화 속 찌질美 -외국배우 열전 feat. 빠른 내한 요망!

기사 등록 2016-07-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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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넘쳐난다.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르는 그들을 하나의 주제에 놓고 선별해 볼 필요가 있었다. <편집자 주>

지난 편에 찌질한 캐릭터를 연기를 할 때 '빛'이 났던 국내 배우 하정우에 이어, 이번에는 외국 배우들의 찌질남들을 조명해봤다. 여성들의 가슴 한 켠의 동정심과 모성애, 동시에 하이킥을 유발하는 찌질남들의 향연은 만국공통이 당연지사 아닌가. 믿고 보는 찌질남 캐릭터, 지금부터 시작한다.




1. '500일의 썸머' 톰

호구일까, 사랑의 피해자일까. 2009년 개봉 이후 아직까지도 갑론을박이다. 일단 현재 재개봉으로 개봉당시 기록을 깨우고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500일의 썸머'는 운명을 믿는 순수청년 톰(조셉 고든 래빗)과 사랑을 믿지 않는 복잡한 여자 썸머(주이 디샤넬)의 500일간의 반짝이는 연애담을 로맨스 영화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고 믿는 톰은, 사장의 새로운 비서 썸머를 만나게 된다. 썸머와 가까워지면서 공통사를 발견하고 이야기가 잘 통하자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어버린다. 이후 썸머의 '그'가 되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지만 썸머는 '사랑'이란 틀 안에서 관계를 정의하고 싶지 않은 냉소적인 여자다. 결말부터 이야기 하자면 톰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 톰은 일방적으로 철저하게 자기 시각에서 사랑을 주고 있다. 함께 영화를 보러갔는데 우는 썸머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화제를 돌려버리는 장면이나, 바에서 썸머에게 작업거는 남성에게 폭력을 쓰는 장면, 그리고 링고스타를 좋아한다는 썸머의 음악적 취향도 공감하지 않고 무시해버린다. '운명'이 아닌, '운명'으로 끼워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모든 여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고있겠지만 이 정도면 훌륭한 이별사유다. 그러니까 썸머가 톰을 찼고,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겠지. 썸머는 말했다 "사실 누군가의 뭔가가 되는 것 자체가 그리 편하지 않아요. 전 제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어요"라고. 그러자 톰은 이렇게 말했지 "누군가의 여자친구가 되는게 싫다더니 지금은 유부녀인가" 한결같이 찌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자꾸 뒤돌아보게 만든다. 그러니까 '500일의 썸머'가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것일테니까.



2. '어거스트:가족의 초상' 찰스 아이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그 섹시한 목소리로 "알람 맞추는 걸 깜빡 했어요"하고 파파보이가 돼 말할 때(심지어 이름도 똑같다) 탄성이 나온다. "아! 상찌질이". 알콜 중독자 시인 아빠가 자살하자 장례를 위해 마약 중독자 엄마 바이올렛(메릴 스트립) 집에 가족들이 모인다. 젊은 여자랑 바람나서 남편과 별거 중인 바바라(줄리아 로버츠), 그리고 의 남편 빌 포트햄(이완 맥그리거), 사촌오빠와 사랑에 빠진 둘째 딸 아이비(줄리안 니콜슨), 그 사촌오빠 찰스(베네딕트 컴버배치)돈 많은 남자와 나타난 셋째 딸 카렌(줄리엣 루이스), 그리고 화목해보이는 이모, 이모부까지 콩가루 집안이 모이면서 가족의 비밀들이 하나 둘 씩 밝혀지는 스토리다. 우리의 '리틀찰스'는 장례식장에 늦자 엄마한테 혼날 것 부터 걱정한다. 그불안해 보이고 백치미가 넘치는 찰스는 사촌여동생과 있을 때면 살짝 달라진다. 아이비에게 피아노를 치며 그 순간의 진심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찰스의 유일한 면죄부가 된다. '리틀 찰스' 자꾸 모성애 유발을 발산하는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팬이라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3. '백설공주 살인사건' 아카호시 유지

'백설공주 살인사건'은 제목만큼이나 섬뜩한 내용이다. '백설공주 살인사건'은 비누 회사에 근무하는 미모의 여직원이 잔인하게 살해 당한 뒤 범인을 추측하는 증언들이 온라인 상에 화제로 떠오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아카호시 유지는 특종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TV 프로그램의 조연출이다. 하지만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실정은 아니다. 우연히 자신의 여사친이 가해자-피해자와 같은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그를 인터뷰 하기 시작한다. 살인사건을 취재해가면서 알게되는 정보를 '열혈 트위터리안'답게 족족 SNS에 업로드 한다. 이로 인해 마녀사냥은 더 불이 타오르고 나중에 진실이 밝혀졌을 때 화살은 다 유지에게로 향한다. 관심을 받자 우위에 선 듯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 '찌질의 정석'이다. 얄밉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하지만 매력은 없고... (유지 캐릭터를 말하는 것이다. 아야노고는 일본에서 지금 가장 바쁜 대세배우!)



4. '전차남'의 전차남!

전차남(야마다 타카유키)은 여신 미모의 에르메스(나카타니 미키 분)를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나 첫 눈에 반하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애라곤 해본 적도 없어 전전긍긍. 말 더듬이에 전형적인 오타쿠인 그는 그만의 방법으로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한다. 이에 네티즌들은 하나 둘 흥미를 나타내며 다양한 조언을 쏟아내기 시작. 데이트 제안부터 어디서 어떻게 만남을 이어갈 지를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코치한다. 외모도 말끔하게 꾸미고 수많은 네티즌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전차남은 에르메스와 극적인 만남을 이어가지만, 너무나 완벽한 그녀 앞에서 점점 초라해지고 만다. 이 영화의 특징은 일본 특유의 이모티콘이 남발하고 네티즌들이 마치 전차남의 연애를 중계상황으로 지켜보는 듯한 데에 있다.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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